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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혼(魂)과 얼" - 11.19,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19 조회수50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1.19 연중 제33주간 목요일
                                                
마카 상2,15-19 루카19,41-44

  
 
                                                  
 
 
 
"우리의 혼(魂)과 얼"
 
 


우리의 혼(魂)이자 얼은 하느님이자 그리스도이십니다.

정신, 넋, 혼, 얼 다 같은 말입니다.
 
얼빠진, 혼 빠진 사람, 살아있으나 실상 죽어있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배교를 두려워했던 것도 이런 까닭이었습니다.
다민족화 되어가는 시대,
하느님이, 그리스도가 그의 혼이, 얼이 될 때
세계인이면서도 민족  혼을 지닌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바로 믿는 이들의 소명입니다.
 
진정한 종교인은 애국자일 수뿐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의 이스라엘의 역사가 우리의 역사와 흡사합니다.
 
오랫동안 중국의 속국이었다가 일본의 속국인 식민지로 전락되었고
지금은 명목상 독립국이라 하지만 미국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입니다.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된 한반도가 무수한 침략을 당하면서도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는 사실은 기적 중의 기적이요 불가사의입니다.
오늘 제1독서 마카베오 상권의 내용은
이스라엘이 그리스 제국의 치하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반면 복음의 상황은
예루살렘이 로마 제국에의 멸망을 예견하며 우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아씨리아, 바빌론, 페르샤, 그리스, 로마 제국들의 침탈에
유린되었던 이스라엘 역시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이 제국들 다 사라졌어도 이스라엘 민족은 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하느님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 역시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애국가 구절처럼 하느님의 승리를 상징합니다.

복음 중 예수님이 우셨다는 대목은 오늘 복음이 유일합니다.
 
로마 제국에의 멸망을 예견하면서
하도 답답해, 억장이 무너져 흐르는 예수님의 눈물,
그대로 예언자의 눈물, 하느님의 눈물입니다.
 
주목할 것은 나라의 흥망성쇠입니다.
 
작은 나라일지라도 위정자들이 민심과 하나 되어 있고,
분열되어 있지 않고, 타락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강대국도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베트남이 초강대국 미국에 승리한 것도
걸출한 지도자 호지명의 지도하에 일치단결한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멸망은 부정부패와 타락으로 인한 민심 이반과
내부 분열로 외부의 침입을 자초함으로 시작됩니다.
예루살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종교 공해가 도를 넘어
타락의 절정에 있던 예루살렘이었습니다.
 
다음 이어지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성전 정화 활동이 이를 입증합니다.
 
주님은 예루살렘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십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
  …하느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래서 오늘 복음 환호송 말씀이 절실히 마음에 와 닿습니다.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마라.”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님의
구원에의 초대를 거부함으로 자초한 예루살렘의 멸망입니다.
 
바로 이게 예루살렘의 한계, 예수님의 한계입니다.
 
예수님은 결코 정치가도 전략가도 아니었고
다만 하느님의 성소에 충실했던,
진인사대천명의 삶을 살았던 하느님의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1독서의 마타티아스 역시 예수님과 흡사합니다.
성읍의 지도자일 뿐 아니라 존경을 받는 큰사람인 마타티아스,
온갖 배교 공작의 회유를 물리치고 큰 소리로 고백합니다.
“저마다 자기 조상들의 종교를 버리고
  그의 명령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하더라도,
  나와 내 아들들과 형제들은 우리 조상들의 계약을 따를 것이오.
  우리가 율법과 계명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소.
  …우리의 종교에서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지 않겠소.”
마타티아스에게 배교는 영혼의 죽음과도 같았을 것입니다.
 
이어 마타티아스는 율법에 대한 타오르는 열정에
 제단에서 희생제물을 바치는 배교자를 쳐 죽인 후
추종자들과 함께 산으로 달아났다 합니다.
 
역시 예수님처럼 전략가가 아닌
하느님의 성소에 따라 행동한 열정과 순결의 하느님의 사람,
마타티아스는 많은 이들의 신앙을 환기시키고 분발케 했을 것입니다.
 
두 분 다 당대에 다 이루려 하지 않고
다만 제 몫의 삶에 충실했고 나머지는 하느님께 맡겼습니다.
 
실패로 끝난 듯 보이는 그 자리에서 시작되는 하느님의 활동입니다.
 
실패로 끝난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 그 자리에서
하느님은 부활의 승리로 응답하셨고
마침내 로마제국을 정복하게 하셨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 시간,
우리 혼이자 얼인 주님을 모심으로
새롭게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입니다.

“올바른 길은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시편50,23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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