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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6 조회수1,386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9년 11월 14일 토요일

호텔에서 컴퓨터 작업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 모습을 동창신부가 찍어주었습니다. 힘들어 보이죠? 힘들게 작업하고 있다는 것. 기억하시면서 저를 위해 화살기도 한판 부탁합니다. 그럼 오늘의 일정 시작합니다.

 

 

열심히 여행기 작성을 하는 빠다킹 신부

 

어제 저녁부터 안식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거리가 아주 한산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유대인 정통 종교주의자라고 불리는 울트라 오소독스들은 군대를 가지 않는데, 그 이유가 스스로를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그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며, 또 한 가지는 이스라엘 정부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리아에 편지를 보내서 이스라엘이 망하도록 이스라엘에 폭탄을 떨어트려 달라는 웃지못할 헤프닝도 있었다고 하네요. 이상한 사람들입니다.

 

안식일에는 그 어떤 스위치를 켤 수 없다고 해서, 아침 식사 메뉴를 보니 불을 피워서 하는 음식은 하나도 없습니다. 불을 피울려면 스위치를 켜야 하니까요. 그래서 모든 음식이 차가운 음식뿐이네요. 아무튼 식사를 한 뒤에 우리들은 이스라엘을 떠나 요르단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요르단 국경을 넘어 입국심사를 하는데 여권을 주지 않습니다. 순간적으로 긴장되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으니 그냥 가라고 손짓만 합니다. 혹시 요르단에 억류되는 것이 아닐까? 다행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동창들도 다 뺐겼네요. 물론 나중에 다시 주기는 했지만, ‘혹시’라는 생각으로 서로들 긴장한 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저희는 순례객들은 거의 오지 않는다는 요르단에 입국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어정쩡한 표정으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다른 동창도 이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군인이 다가와서 국경이 나왔다는 이유로 사진을 삭제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찍은 줄은 모르나 봅니다. 저한테는 카메라를 달라고 하지 않네요.

 

아무튼 관광객들만이 아주 짧게 찾는다는 요르단에 자그마치 3박 4일 동안 묵을 것입니다. 특별히 가톨릭 5대 성지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나라를 접하고자 합니다. 특히 북쪽 지역은 가톨릭에게 있어서 중요 유적지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개발이 되어있지 않아서 인지 사람들의 방문이 없다고 합니다. 그곳을 우리가 방문하고 있다고 하니 매우 뿌듯했습니다.

 

 


요르단 국경을 넘어와서 입국심사 받기 바로 직전.

 

 

입국심사를 마치고 요르단으로 넘어가는 우리.

 

우선 요르단의 풍경은 매우 멋있습니다. 그러나 살 곳은 못되는 것 같습니다. 물이 없는 곳, 세계적인 물 부족 국가랍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우리나라의 7-80년대의 풍경을 보는 것 같네요.

 

 


차 안에서 바라본 요르단 정경.

 

 


요르단 시내. 7~80년대를 연상하게 하지요?

 

창세기 33장17절 야곱이 집을 짓고 가축떼가 쉴 우리를 세운 수콧(요르단 지역의 수콧)에 도착했습니다. 지금 텔디에(Tall Dier)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며, 하느님께 제물을 봉헌했다는 곳입니다. 상당히 중요한 유적지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유가 이슬람 국가에서 가톨릭 유적지에 관심이 없다는 것 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돈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보다 1/10 정도의 수준이며, 자원도 없고(유일하게 중동에 위치하면서 산유국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힘이 있는 나라도 아닙니다. 조금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스라엘에서는 순례객으로 가득차서 정신이 없었는데, 여기는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묵상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을 수 있어 좋은 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얼굴 들이대는 이성만 신부. ㅋㅋ

 

 


방치된 문화재. 안타깝네요.

 

 


뒷배경이 멋져요. 정광웅 신부님.

 

요르단에서의 첫 번째 순례지에서 우리는 사진을 찍고 다음 장소 펠라으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식사를 했는데, 글쎄 도시락입니다. 그런데 우리 신부들이 모두 감동했습니다. 도시락은 한국식 도시락이었거든요.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김치가 그리웠는지 모릅니다. 이 도시락 안에 김치가 들어있었습니다. 정신없이 먹다보니... 중요한 사진 촬영을 하지 못했네요. 에구 아쉬워라. 제일 맛있었는데…….

 

이곳 역시 가톨릭 유적지입니다. 마태오 복음을 보면 그 산으로 가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 산이 과연 어디일까 라고 학자들이 추정하는데, 아마도 이곳 펠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는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곳일테니까요. 이곳에 가톨릭 신자들이 모여서 살았던 곳이랍니다. 현재 유적지 발굴중.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알면 좋을 것 하나. 아랍에서는 커피를 마시지 마십시오. 우리가 마시는 커피와 너무나 다릅니다. 사진 속에서는 맛있게 커피를 마시는 것 같지만, 사실은 폼입니다.

 

 


뒷 배경의 유적지가 펠라입니다. 제가 마시는 커피는 너무나도 맛없는 아랍커피. 다 마시지도 못했습니다.

 

이동 중에 가이드가 어느 시냇가를 가리킵니다. 이곳이 예전에 엘리야가 까마귀로부터 먹을 것을 얻어먹었던 그릿 시냇가라고 합니다. 까마귀는 먹을 것을 절대로 나누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까마귀가 그랬다는 것은 하느님의 힘이 얼마나 큰 지를 가리키는 반증이라 할 수 있겠지요. 아무 표시도 또 볼 것도 없었기에 그리고 결정적으로 주차할 곳이 없어서 그냥 통과했습니다.

 

 


그릿 시내가. 이정표는 보이죠? 문화재 관리의 소홀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이스라엘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요?

 

 

한참을 이동해서 엘리야 기념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엘리야의 고향이 보입니다. 지금은 베두인들이 살고 있지만.... 이곳 역시 완전히 폐허의 모습. 성당의 터만 남아 있습니다. 5-6세기 비잔틴 형식의 거대한 교회가 이곳에 세워졌지만, 문제는 커다란 지진으로 다 무너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남은 것은 교회 터와 모자이크 장식만이.... 당시의 화려함과 지금의 초라함이 오버랩 됩니다.

 

 


예전의 성전터. 비잔틴 형식의 모자이크를 볼 수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베두인 마을이 옛 엘리야의 고향이라고...

 

아즐론으로 이동했습니다. 이 마을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 그리고 예수님께서 통과하셨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많은 기적이 이루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아서. 순례객으로는 우리가 처음으로 이곳에서 미사를 봉헌한다고 하네요. 특별히 이곳의 성모상이 4시간 동안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기적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요, 어디 다녀오셨을까요?

 

참고로 예수님께서 한 손으로는 성모님을 그리고 또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는 것은 성모님을 통해서만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뜻이랍니다. 열심히 묵주기도 합시다.

 

 


성당 안의 모습

 

 


모자상. 예수님의 손을 잘 보세요.

 

 

아즐론 성모성지에서 우리는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 미사의 주례는 정광웅 신부님. 현재 교구청 가정사목부에서 일하십니다. 특별한 느낌의 미사였습니다. 그리고 미사 후 그곳 신부님께서 우리를 초대해주셔서 차를 함께 마셨습니다. 솔직히 약간 겁났습니다. 왜냐하면 가이드가 이곳에서 초대받으면 기본이 4시간이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차는 끝까지 마시면 계속 따라주니까 조금 남겨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우리는 어떻게 하나 눈치만 보다가 어색하지 않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만 해서 그런지 신부님 성함도 물어보지 못하고 사진도 못찍어서 아쉽네요. 아무튼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신 현재 고아들을 돌보고 계시는 신부님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미사 주례를 하는 정광웅 신부 

 

 


성당을 나오는데 양떼를 발견. 얼른 찍었지요. 신기해서...

 

이제 암만으로 향합니다. 요르단의 수도입니다. 가는 길에 한군데를 들렸는데 야뽁강입니다. 이것이 강이라니요. 이것이 강이면 자그마한 연못을 바다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이라기보다는 시냇가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 곳, 그만큼 이 나라에 물이 없다는 증거겠지요. 이 야뽁강은 야곱이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받게 되고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곳이지요.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싸우신다''또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시기를'' 이라는 뜻입니다.

 

 


아뽁강. 우리나라로 치면 다 개천도 다 강이겠어요. ㅋㅋ

 

암만에 도착했습니다. 멋진 호텔. 멋진 식사입니다. 그러면서 하루를 마감합니다. 동창들은 모여서 시내에 나갔는데... 저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잠들고 말았습니다. 아쉬워라....

 

 


식사 전,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윤하용 신부

 

 


멋진 식사 데코레이션. 너무나 맛있었어요. 이스라엘보다 음식이 더 좋았다는 평가.



 한태주 -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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