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의 이스라엘 요르단 성지순례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1-29 조회수776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9년 11월18일 수요일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운전하는 아저씨의 나이가 글쎄 42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저는 아무리 젊게 봐도 50대 중반 이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저와 비슷한 연배라는 사실에 충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빨리 노화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유대인은 22세 정도 되면 다 결혼을 하고, 아랍은 16-18세 정도면 결혼을 다 한다고 하네요. 만약 제가 아랍 지역에서 태어났다면, 벌써 손자를 봤겠지요? 후휴~~ 내가 한국에 있다는 사실에 다시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오전의 주요 프로그램은 사해체험입니다. 가는 길에 최후의 유대항쟁이 있었던 마사다를 지났습니다. 원래는 헤로데의 별장이 있었던 곳으로, 기원후 66년 유대독립봉기가 있었던 곳입니다. 유대인 지도자 벤 야일은 960명의 유대인 열성당원을 모아놓고 마지막 연설을 했답니다. 그 연설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나의 고결한 동포들이여! 우리는 오래전부터 결코 로마인들의 노예는 되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 했습니다. 우리는 참되시며 공의로우신 만인의 하느님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기로 거듭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그 같은 각오를 실천에 옮길 때가 다가 왔습니다. 결코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한 우리가 목숨이 아깝다는 이유로 로마인의 노예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나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스스로 용감하게 죽을 수 있다는 능력이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다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로마군에게 함락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하루를 넘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아내들이 능욕당하고 더럽혀 지기 전에 죽게 하고, 우리의 자녀들이 노예가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나게 합시다. 우리가 먼저 처자식을 죽인 다음 우리도 서로 영광스러운 죽음을 죽게 합시다. 이렇게 자유를 누리면서 세상을 떠나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스러운 기념비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식량에는 손대지 말고 그냥 남겨 둡시다. 우리가 자결한 것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초지일관하여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자유의 열망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만방에 과시하도록 합시다. 우리 모두 서둘러 용감하게 죽도록 합시다.”

 

이 연설을 듣고 처음에는 당황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했지만 모든 사람이 공감하게 되어 다 같이 죽음의 길을 택하기로 결심했답니다. 그들은 자결하기 전에 식량 외에 모든 소유물을 한곳에 모아 불살랐습니다. 그리고 남자들에게 가족 중 여자와 어린아이들의 목숨을 전부 끊게 했습니다.

 

생존한 가운데 남자들 모두를 죽일 사람 10명을 제비로 뽑았습니다. 그 후 그들은 각자 처자식의 시체 옆에 누워 그 시신들을 팔로 껴안고 비통해 하면서도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모두가 목을 내밀고 있을 때 제비 뽑힌 10명이 전부를 죽였습니다. 그 다음에 남은 10명 가운데 한명이 제비 뽑혀 아홉 명을 죽이고 마지막 한명도 스스로 자결했습니다.

 

다음날 새벽 마사다 정상에 다시 침투한 로마군사는 아무 저항 없이 정적이 감도는 가운데 무혈점령을 하게 되었지요. 그때 상황은 3년간 완강하게 저항하던 열심당원들이 모두 자결한 후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로마군대가 마사다를 함락시켰을 때 지하동굴에 숨어있던 2명의 여자(노인)와 5명의 어린아이들은 대학살을 모면하여 후세에 증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목숨을 끊은 때가 AD 73년 4월 15일 저녁이었습니다.

 

오늘의 마사다는 유대인들이 힘이 약해서 죽음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스라엘 민족의 굳은 결의를 다짐하는 곳이다.

 

이들의 판단이 무조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과 나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은 우리가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 위가 마사다 유적. 맞나? 사진을 하노 많이 찍어서... 지나가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엔게디에 도착했습니다. 광야의 오아시스, 들염소들의 샘이라 불리는 곳으로, 다윗이 사울왕을 피해 숨어있었던 곳입니다. 성경을 보면 사울과 다윗이 서로 대화를 했다고 하는데, 그 대화가 가능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나의 계곡을 사이에 끼고서 반대쪽에 있으면 쫓아갈 수는 없고 이야기만 나눌 수 있는 구조였거든요.

 

사해체험을 했습니다. 저절로 둥둥 떠다닐 수 있을 정도로 염도가 높은 곳입니다. 특히 피부 미용에 좋다는 말에, 약간의 아토피가 있는 저는 필사적으로 사해 속에 몸을 담그고 또 사해 머드팩을 하면서 미용(?)에 힘썼습니다. 그러나 다 씻고 나왔을 때 오히려 따끔따끔한 것이 별로 좋지 않았다는……. 사해 물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한국 사람은 한국 물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엔게디 스파

 

 

 


저 멀리가 사해바다입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해서.. 멀리서 아쉽지만.,,, 

 

 

이렇게 오전을 보낸 뒤에 쿰란으로 이동했습니다. 사해 북서쪽에 있는 쿰란은 사해사본을 기록한 에쎄느파 사람들의 주거지역이었습니다. 이 지역의 발견, 발굴된 때는 1951-1956년으로, 베두인이 염소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하지요. 폐허속의 주 건물은 폭 90피트, 길이 120피트로서 석고가 거칠게 칠해져 있는 큰 돌로 건축된 것입니다. 북쪽에는 수비탑이 있으며 부엌과 붙어있는 식당에서는 천여 점의 토기 그릇이 발견되었습니다. 주 건물 주변에서는 염색집, 옹기장이집, 방앗간과 7개의 저수탱크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의자, 책상과 함께 말라버린 잉크가 담겨진 잉크스탠드가 있는 기록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쿰란 주변 11개의 동굴들에서 발견된 사해사본들 가운데 두루마리 형태로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은 불과 10개뿐이며 나머지는 수천 개의 조각들로 발굴되었습니다. 이들 중 약 1/4은 구약 사본이며 나머지는 구약주석, 신학서, 쿰란 공동체의 규율집 등으로써, 대부분 양피 가죽이나 파피루스 위에 고대 히브리어로 적어 놓은 것들입니다. ‘사해구약 사본’은 현존하는 구약 사본들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며 에스텔 서만을 제외하고는 구약의 모든 책들이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쿰란 공동체는 마사다를 정복하러 가던 로마에 의해서 멸망하고 말았답니다. 마사다 로 가는 통로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마사다를 치러 가던 로마인이 발견하여 멸망을 시켰던 것입니다.

 

 

 


쿰란 유적지

 

 


쿰란 유적지

 

 


쿰란 문서가 발견된 동굴. 이춘택 신부가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제 기원전 10,000~8,000년에 세워졌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해저 -280m에 위치하고 있어서 가장 낮은 도시라고 불리는 예리코에 도착했습니다. 예리코는 우선 교통의 도시이며 구약과 신약의 이야기가 모두 등장하는 장소입니다. 우선 구약에서는 여호수아가 창녀 라합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한 열왕기 하권 2장에 나오는 엘리사의 샘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신약에서는 예수님께서 3번 정도 통과한 도시이며, 헤로데 왕의 겨울 별장이 있으며, 헤로데 왕이 죽은 곳이기도 합니다.

 

먼저 돌무화과나무가 있는 곳에 하차했습니다. 성경 안에서 자캐오가 올라갔다는 돌무화과나무입니다. 그런데 참고로 돌무화과나무의 수명이 600년에 불과한 것을 생각할 때, 지금의 나무는 가짜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성경 속의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이니만큼, 자캐오의 열성을 가슴에 담아봅니다.

 

 


자캐오 나무라는 돌무화과나무. 그러나 수명이... ㅠㅠ

 

이제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았다는 유혹산입니다. 지금은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었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마태오 복음 4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유혹산을 바라보며, 저 역시 당신과 같이 악의 유혹을 거뜬히 물리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청합니다. 지금 이곳에는 그리스정교회의 봉쇄수도원이 있습니다.

 

 


함께 소심한 브이를 외치며.. 한컷...

 

 


유혹산. 여기도 케이블카를 설치하다니.... ㅠㅠ 그냥 놔두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예리코의 옛 성벽입니다. 여호수아서가 기억나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엘리사의 샘입니다. 너무나 맑아서 다슬기도 살고 있는 엘리사의 샘입니다. 이 샘 덕분에 유다 사막 한가운데 직경 5Km 정도의 푸른 초원이 생겨난 것이라고 하네요.

 

 


엘리사의 샘.

 

 

 


엘리사의 샘. 이곳이 오리지널이라고... 다슬기도 살 정도로 깨끗한 물이었습니다.

 

예리코는 팔레스타인 난민 지역입니다. 그러다보니 생활수준이 요르단보다도 더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5년 전에도 이곳을 들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가이드는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교육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교육. 중요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좋은 대학을 보내려는 우리 부모님들의 뜨거운 열성. 그러다보니 엄청난 사교육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으며, 여기서 또 하나의 차별이 나오게 되지요.

 

이러한 교육은 주입식의 교육으로, 순간에 머무는 교육입니다. 지금 이 땅에 필요한 교육은 이러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우리의 혼을 살릴 수 있는 참된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 인해, 지도부가 그렇게 온갖 비리를 저질러도 모르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우둔함. 또한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교육이 아닌, 내 아들만 내가 아는 사람들만 잘 되는 이기적인 교육을 지향하는 우리나라. 답답함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팔레스타인 자치기구는 예리코, 아자리아, 베틀레헴, 가자지구 등에 흩어져 있으며, 지금 그곳의 대부분은 장벽이 세워져 있어서 감옥살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바라보면서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요.

 

장벽이 없었을 때, 워낙 테러가 많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장벽이 세워져 테러는 없어졌지만, 문제는 아무 죄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렇게 감옥 아닌 감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참, 어제 아침에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국경을 넘어올 때에도 아랍 사람들의 짐은 종이 한 장까지도 세밀하게 검사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차별이 아닌지? 평화가 필요합니다. 차별 없이 모든 이가 누려야 하는 평화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던 중에 베타니아에 도착했습니다. 가난한 자의 집이라는 뜻으로, 아랍인들은 ‘나자로의 고향’이라는 뜻으로 ‘엘아자리에’라고 합니다. 예루살렘에서 3Km 정도의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로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라자로와 마리아, 마르타의 집이 있던 곳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오시는 길에 자주 머무시던 집이었을 것으로 자주 이곳 베타니아에 찾아와서 마르타에게 삶의 진리를 이야기 하시곤 하였습니다. 또한 안식일에 멀리 산보할 수 없는 유대인 안식일 법에 저촉이 안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먼저 우리들은 나자로의 무덤에 들어가 순례를 한 뒤에 나자로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오늘의 미사는 신학교의 이성만 신부가 주례를 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다시금 가슴에 담는 소중한 미사였습니다.

 

 


나자로의 무덤 입구. "나자로야 나오너라."는 목소리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들의 무덤을 열고 주님 앞으로 나오라고 말입니다.

 

 


나자로 무덤

 

 


신학교 사무처장으로 있는 이성만 신부의 주례로 미사 봉헌했습니다.

 

 


베타니아 성당

 

 

 


베타니아 성당

 

드디어 예루살렘에 입성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도시, 시온의 성, 평화의 도시라 불리는 예루살렘입니다. 현재 인구는 90만 명 정도가 살고 있으며, 심각한 영토분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곳입니다. 또한 유다, 크리스천, 이슬람교도들의 성지이기에 전 세계의 중심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도시. 예루살렘에 우리가 드디어 입성했습니다. 주님의 숨결을 더욱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이 도시에…….

 

LESIEM- JUSTITA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