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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를 환대하시는 하느님" - 1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2 조회수380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2.2 대림 제1주간 수요일
                                                
이사25,6-10ㄱ 마태15,29-37

                                                
 
 
 
 
"우리를 환대하시는 하느님"
 
 

환대란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계간 분도지 겨울 호에
환대에 대한 글을 쓰면서 새삼 환대의 가치를 깊이 깨달았습니다.
 
주어진 주제는 성규 53장 1절에 나오는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자’ 구절이었습니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맞이하기에 앞서
먼저 필히 생각해야 할 것은 하느님의 환대, 그리스도의 환대입니다.
 
우리를 환대하시는, 환대의 하느님이십니다.
 
언제나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 수도원 정문이나 성당은
그대로 하느님의 환대를 상징합니다.
 
수도원의 주인은 하느님이요 수도원을 찾아오는 손님들만 아니라
여기 하느님의 집인 수도원에 살고 있는 수도자들 역시
잠시 지상에 살다 떠날 하느님의 손님들입니다.

하느님의 집에서 하느님의 환대를 받으며 사는 우리 수도공동체 형제들입니다.
 
하느님의 환대를 받는 공동체는 얼마나 은혜로운 공동체인지요.
 
비단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믿는 이들의 모든 공동체가
하느님의 환대를 받는 공동체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참 풍부합니다.
 
언젠가 성취될 하느님의 환대를 받고 있는 유토피아 공동체의 비전입니다.

“만군의 주님께서는 이 산위에서…잔치를 베푸시리라.
  그분께서는 이 산위에서 모든 겨레들에게 씌워진 너울과,
  모든 민족들에게 덮인 덮개를 없애시리라.”
 
그대로 이런 종말론적 유토피아 공동체를 앞당겨 맛보게 하는 미사잔치입니다.
 
미사잔치가 아니면 이런 말씀 참 실감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 생명의 미사잔치를 통해
말씀과 성체로 우리의 영육을 충만케 하시고
우리에게 씌워진 두려움과 불안의 너울을,
또 탐욕과 무지의 덮개를 없애시어 자유롭게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이어 전개되는 말씀 역시 참 은혜롭습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을 영원히 없애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내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치워주시리라. 정녕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를 눈물을 닦아주시고 위로하시며 치유하시는 하느님이시며
죽음을 없애시고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그대로 앞당겨 실현되는 은혜입니다.
 
환대하시는 하느님을 닮아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하며, 격려하고 치유해주는 공동체가
참 좋은 환대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로 이 유토피아 종말론적 공동체의 모습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산 위에 모인 모든 사람들
다 치유 받고 배불리 먹으니 영육의 완전한 회복입니다.
 
하느님의 환대 속에 본래의 건강한 제 모습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다음 말씀이 이를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산에 자리를 잡고 앉으시자,
  많은 군중이 다리 저는 이들과 눈먼 이들과
  다른 불구자들과 말 못하는 이들, 
  그리고 많은 이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다가왔다.
  그들을 그분 발치에 데려다 놓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이 또한 미사의 치유 은총을 상징합니다.
 
병자들의 치유와 더불어
굶주린 백성들을 빵으로 배부르게 먹이시는 주님이십니다.
 
광야에서 이루어진 기적이요,
매일 광야세상 한 복판에서
미사잔치에 우리를 불러주셔서 우리를 환대하시며 치유해주시고
당신의 말씀과 성체로 우리의 영육의 굶주림을 해결해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치유의 기적을 목격한 군중은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하느님의 환대 체험에서 저절로 솟아나는 찬미와 감사의 미사요
성무일도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은혜로운 환대를 체험하면 할수록
우리 또한 주님을, 이웃을 더 잘 환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매일공동미사와 성무일도시간,
우리 모두 하느님의 환대를 받는 시간이자
우리 또한 마음 활짝 열고 하느님을 환대하는 시간입니다.
 
하느님의 환대와 우리의 환대가 서로 만나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하여 우리도 환대의 하느님을 닮아
환대의 공동체, 환대의 사람들이 되고,
…사실 이보다 더 좋은 선교도 없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환대를 찾아 수도원을 방문합니다.
 
함께 공동전례기도에 참여하여
하느님의 환대를 받고 또 하느님을 환대합니다.
 
그리고 환대의 사람들이 되어 각자 삶의 자리로 파견됩니다.
 
바로 하느님의, 그리스도의 환대체험이
손님 환대에 마르지 않는 샘임을 깨닫습니다.
 
이사야서의 하느님의 환대 체험에 감격한 다음의 고백은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의 고백입니다.

“보라, 이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이분께 희망을 걸었고, 이분께서는 우리를 구원해 주셨다.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희망을 걸었던 주님이시다.
  이분의 구원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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