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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한상봉
작성자송영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3 조회수868 추천수1 반대(0) 신고
 
AIDS, 편견없는 세상 질병없는 세상
-가톨릭레드리본 사단법인 출범식 및 미사 봉헌
-에이즈 감염자 문제는 인권문제
 
2009년 11월 30일 (월) 22:41:12 한상봉 isihan@nahnews.net
 

 

   
 

"제 울부짖음을 귀여겨 들으소서. 저는 너무나 허약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시편의 호소에 대한 한국 가톨릭교회의 응답이 곧 HIV감염인과  AIDS환자들의 자립과 재활, 사회복귀를 촉진하는 단체인 '한국가톨릭레드리본' 설립으로 나타났다.    

   
▲김운회 주교, 레드리본 출범 축하
'세계 에이즈의 날'을 하루 앞둔 11월 30일 오후 5시에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한국가톨릭레드리본(이하 레드리본, 이사장 류덕희 ) 사단법인 설립 감사미사와 출범식이 열렸다. 이 마사에서 주례를 맡은 김운회 주교는 "가난하고 늙고 보잘 것 없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이 세상에서, 어쩔 수 없는 질병으로 사회적 편견과 소외 속에서 갈 곳이 없는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 한국가톨릭레드리본이 새롭게 노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드리본'이란 1991년 폴 자바라가 세운 '비주얼 에이즈(Visual AIDS)'에 의해 창안되었는데,  HIV/AIDS가 피의 교환을 통해서만 전염됨을 알리는 동시에 사랑과 정열을 뜻한다고 한다. 따라서 레드리본은 감염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지하며,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하는 표식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에이즈 감염인은 6천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복음정신으로 HIV감염인과 AIDS환자들을 돕기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의료기관, 사회복지 전문기관 및 개인들과 연대해서 지난 10월에 보건복지가족부에 법인설립 승인을 받아 레드리본이 설립된 것이다. 

   
▲레드리본에서는 <어울림>이라는 회보를 발간해 HIV/AIDS 감염인들의 상황을 전하고 이해를 구하고 있다.

레드리본 운영위원회 회장을 맡게 된 권오숙 수녀(마리아의 작은자매회)는 "우리 수녀들은 주로 암환자들을 돌보는 호스피스에 전념해 왔는데, 그 과정에서 에이즈 환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느끼던 차에 1995년에 한국가톨릭에이즈협의회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이 협회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소속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가톨릭사회복지회에 루까라는 에이즈 환자가 찾아왔다. 그는 HIV시기에 적절히 약을 복용하지 못해 에이즈에 2차감염되고 결핵까지 앓고 있었다. 피부에 발진까지 생겨 멀쩡한 컴퓨터 디자이너였던 루까는 가정과 직장과 병원에서마저 받아주지 않아서 마지막으로 사회복지회를 찾아온 것이다. 이에 담당신부가 여성쉼터를 운영하던 성골롬반수녀회의 아일랜드인 고명운 수녀를 주선해 주었고, 고 수녀는 김수환 추기경이 500만원을 지원해주고 회원들이 생활비를 보태줘서 만들어진 게 1997년에 개소한 가톨릭 최초의  HIV/AIDS 감염인 쉼터인 '작은빛공동체'다.  

이 공동체는 나중에 성령선교수녀회가 위탁운영하게 되고, 고명운 수녀는 여성감염자들을 위한 쉼터로 2000년에 '새빛공동체'를 새로 개원했다. 그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익명검사를 실시하고, 스즈끼감염으로 아이를 출산한 산모와 아이를 돕고, 동남아 출신의 여성에이즈 환자들을 돌보았다. 

쉼터가 활성화되고, 정부지원으로 약품을 공급받으며 치료를 받으면서 감염자들의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감염자들의 자활과 재활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노틀담수녀원에서 운영하던 나프공동체 등 자활공동체들이 생겨났다. 그 결과 쉼터라는 주거공간에서 센터라는 이용시설로 전환되고, 좀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 

현재 쉼터 3곳과 센터 3곳, 병의원 3곳 등 10여 개의 시설이 마련되면서 2007년에는 한국가톨릭에이즈협의회가 한국가톨릭레드리본으로 개칭하고 김운회 주교 등의 도움으로 5층 빌딩을 얻어 사무국을 열게 되었다. 여기서 감염자들은 미용, 재단, 운전, 디자인 등을 배우며 창업을 하거나 다른 감염인들의 간병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레드리본 관련 봉사자들이 함께 축송을 부르고 있다. 

권오숙 수녀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감염인들은 대개 우울증을 앓고 있는데, 이용시설을 통해 함게 모여 미사도 봉헌하고, 문화산책도 하고, 기술도 배우고, 공부도 하고 야유회도 가면서 점차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권 수녀는 "이제 그 사람들이 갈곳이 생기고 이야기를 나눌 곳이 생겼다는 게 우울증을 벗어나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그들은 교리를 받으면서 자신이 복음서의 '잃어버린 양 한마리'이며, 도움을 받으면서 "그동안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제는 신앙이 삶의 기둥이 되어 주었다"고 고백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들 중에는 재활센터에서 묵주 만드는 법을 배워서, 다른 감염인들에게 로사리오 기도를 가르쳐주면서 묵주 만드는 법을 전수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쉼터에서 음식을 남겨 노숙인들에게 가져다 주는 사례도 생긴다고 한다.

권오순 수녀는 "그런데도 남아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감염인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가장 약한 바이러스로 사람의 몸속에 들어갈 때만 감염을 일으킬뿐 공기 중에는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도 과도한 공포심으로 이들을 사회가 밀어낸다"고 비판했다. 즉, 에이즈는 감염인의 혈액, 성접촉, 모유 등의 체액을 통해서만 감염된다. 식사를 같이 하거나 수영장, 목욕탕 사용, 포옹 같은 일상적 접촉으로는 감염의 위험이 없다. 그래서 1998년 2월에는 정부에서 인권보호 차원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에 실려 있는 격리보호조항을 삭제했다. 

HIV/AIDS 감염인들은 약을 잘 복용하고 건강관리만 잘하면  큰 어려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일종의 만성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회적 편견이 심해서 에이즈에 걸리면 무슨 천벌을 받은 것처럼 취급한다. 결국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에이즈 문제를 주로 인권문제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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