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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04 조회수1,074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2월 4일 대림 제1주간 금요일
 
 
 
“Do you believe that I can do this?”
“Yes, Lord,” they said to him.
Then he touched their eyes and said,
“Let it be done for you according to your faith.”
And their eyes were opened.
(Mt.9.28-30)
 
 
제1독서 이사야 29,17-24
복음 마태오 9,27-31
 
어느 성당 바로 옆에 술집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술집은 조용한 곳이 아니라 아주 시끌법적한 곳이었지요. 그래서 낮에는 상관없지만 저녁 미사 시간 때마다 술집에서 떠드는 소리, 음악 소리, 술 취한 사람들의 소리가 성당까지 넘쳐 들어와 성당의 분위기가 아주 엉망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성당에 다니는 신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그들은 함께 모여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그 술집이 성당 옆에서 나가도록 기도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주셨는지 술집이 망해서 결국 문을 닫게 된 것입니다.

이에 술집 주인은 성당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신자들이 기도를 해서 자신의 술집이 망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교회 대표로 나온 평신도 회장은 이렇게 펄쩍 뛰며 말했습니다.

“판사님, 우리가 기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설마 꼭 그것 때문에 술집이 망했겠습니까? 우리의 기도 때문이 아닙니다.”

드디어 판사가 이렇게 판결했다고 합니다.

“술집주인: 믿음 있음, 교회신자: 믿음 없음.”

술집주인은 기도 때문에 자신이 망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교회신자는 기도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술집주인은 기도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믿음이 있는 것이고, 반대로 교회신자는 기도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믿음이 없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주님을 믿고 있다는 신앙인들이 오히려 부족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은 물론, 주님의 말씀을 따르기 보다는 세상의 법칙을 따르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오히려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주님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살아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예수님께 눈먼 사람 둘이 따라오면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청합니다. 즉, 자신들이 눈을 떠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지요. 이에 예수님께서는 믿음을 물어봅니다.

“내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고 너희는 믿느냐?”

그들은 자신 있게 “예, 주님!”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믿는 대로 되어라.”라고 말씀하시자 그들의 눈이 열리게 됩니다.

우리가 믿는 대로 될 것입니다. 문제는 믿지 못하는 우리들의 나약한 모습인 것입니다. 따라서 의심과 불신을 모두 벗어 던지고, 주님께 철저히 의지하는 굳은 믿음의 신앙인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때 분명히 우리가 믿는 대로 됩니다.




남들보다 더 잘하려고 고민하지 마라. 지금의 나보다 더 잘하려고 애쓰는 게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윌리엄 포크너)




꼭꼭 닫아두고 살아가는 세상(‘좋은 글’ 중에서)

직장 동료 중 한 명이 얼마 전 가방을 잃어 버렸다며 저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책상 서랍 속에 가방을 넣어둔 채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돈만 꺼내간 게 아니라 가방을 통째로 가져가 버렸다고. 돈을 잃어버린 건 그렇다 치더라도 아무런 돈도 안 되지만 가족사진과 일기장 같은 자신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것들을 잃어 버려 화가 난다는 말을 했습니다.

‘돈만 가져가면 되지, 인정머리 없이 그런 것들을 가져가냐?'고 말한 동료는 한 마디 덧붙이더군요. 책상에 커다란 자물쇠 하나를 채워놓았기 때문에 이제는 절대 물건을 잃어버릴 일이 없다고.

이제 잠시 어디를 나가도 그 자물쇠를 꼭꼭 채워둘 것이라고…….

글쎄, 뭐랄까요?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그날 하루 종일 왠지 기분이 착잡했습니다. 사람보다 자물쇠가 더 믿음직스러운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무엇이든 꼭꼭 닫아두고 살아야 안심이 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

그것이 문이든, 사람의 마음이든…….
 

 
 Lagrima - Francisco Tarr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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