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얼마나 나약한가"를 아는것
작성자이근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0 조회수1,391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간 겨울답지 않게 날씨가 포근하더니 비가 내린 후, 기온이 괘 많이 내려가 영하 5도, 더우기 바람까지 가세하니 체감온도는 훨씬 더 춥게 느껴진다. 어느 재매님이 "날씨가 몹시 춥다고 하는데, 오늘 영등포역 노숙인 봉사하는데 고생좀 하시겠네요" 한다. 그럴 때 나는 더욱 봉사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고, 더 깊게 주님의 사랑을 그들 피부에 닿게할 수 있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한다.

 자정인데도 유동인구가 많아 역대합실 문이 자주 닫쳤다 열렸다를 한다. 그 틈새로 밖의 세찬 찬바람이 휘몰아 쳐 들어온다. 날씨가 워낙 추우니 부르스타 가스의 불꽃이 아주 약해진다. 주전자의 물이 빨리 끓토록 안간힘을 쓴다. 추워 잠자기가 힘드니 따뜻한 커피를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줄을 선다. 연실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커피 맛이 끝내 준다고 칭찬을 한다. 내가 한마디 거들며 주님의 사랑이 그 커피에 담북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야 커피를 휘저을 때마다 속으로 예수님 사랑, 성모님의 사랑이 녹아들어 그 마시는 사람안에서 사랑이 싹트고 자라나서 생명의 존엄성을, 생의 희망을 얻기를  얼마나 기도를 하는가! 

 이곳에서 봉사를 하면서 자주 나의 내면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다. 봉사를 한다고 할때의 순수한 마음이 늘 변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처음 봉사 하던 때는 좋은 몫을 택했다는 마음,두려운 마음, 불안감에서 어떻게 지나간 지도 모르고 그날 그날 무사히 지나가면 "주님 감사합니다"하고 안도 하곤하였는데, 어느 순간  이곳을 찾는 술 취한 노숙인들이 빨리 다른곳으로 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들은 우리를 피곤하게 하고 귀찮케도 하지만 이것은 분명 주님이 바라는 모습이 아님을 안다.

 입으로 주님의 사랑을 전한다고 하면서, 또 주님께 온전히 의탁한다고 하면서 그러한 나의 모습에 과연 주님의 사랑이 그형제(술취한 노숙인들)에게 느껴졌을까? 이렇게 어둠은 나를 일순간에 나락으로 떨어 뜨린다.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1베드5,8)

 다시 마음을 다그잡고 술취한 노숙인 형제를 대하니 마음이 한결 편하고 부드러워진다. "예수님의 제자 발을 씻기시는 모습"을 마음에 깊이 새기면서.

 

"나에게 '주님, 주님!'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마태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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