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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1 조회수1,137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2월 11일 대림 제2주간 금요일
 
 
 
 To what shall I compare this generation?
It is like children who sit in marketplaces and call to one another,
‘We played the flute for you, but you did not dance,
we sang a dirge but you did not mourn.’
(Mt.11.16-17)
 
 
제1독서 이사야 48,17-19
복음 마태오 11,16=19
 
 
어제 판공성사를 보고서 나오는데 신부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판공성사 빨리 끝났는데? 얼른 집에 가면 아이리스 볼 수 있겠다.”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알고 보니 요즘 방영하는 인기 드라마 제목이더군요. 꽤 많은 신부님들이 그 드라마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 대화의 자리에서 잠시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선덕여왕, 천사의 유혹,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올까요?’ 등의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신부님께서는 사람들의 요즘 경향을 알려면 드라마도 좀 봐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아무튼 요즘 많은 사람들이 그 시간이 되면 드라마를 봐야 한다면서 일찍 집에 들어가는 열성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가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실화일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이야기이지요) 드라마 한 편을 보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구원의 길을 보여주는 주님의 말씀은 얼마나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주님의 말씀보다는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점점 더 주님께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가장 중요한 것을 쫓지 못하는 것은 우리들 마음 안에 금 긋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에 드는 것과 들지 않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심지어 같은 고향, 같은 학교, 같은 동호회 등등으로 우리들은 끼리끼리 울타리를 만들어서 금을 긋고 있습니다. 나한테 있어서 편하고 쉬운 것들만을 금 안에 그리고 울타리 안에 넣어서 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님의 길은 어려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금을 긋고 울타리를 만들다보면, 주님을 만나기는 더욱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금을 긋고 울타리를 만들었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을 꾸짖는 것입니다. 그들은 광야에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는 세례자 요한을 향해서는 그 옛날 예언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마귀가 들렸다고 비판을 합니다. 그리고 아무하고나 사귀며 생의 기쁨을 전했던 예수님을 향해서는 먹보요 술꾼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자기 안에 금을 긋고 울타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 어떤 행동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들도 이렇게 편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슬퍼해야 할 때 슬퍼하고, 기뻐해야 할 때 기뻐해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자기 틀 안에 갇혀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곳곳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시는 주님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의 틀에서 점차 벗어날 때 비로소 우리들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함께 하시는 주님을 사랑 안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행복에 집착하지 않을 때 찾아오는 것이다.(세네카)




코끼리와 나뭇가지(코끼리와 나뭇가지/ 재프 톰슨)

코끼리와 나뭇가지에 얽힌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인도에서는 코끼리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커다란 나무에 묶어 놓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커다란 나무' 에 묶인 새끼코끼리는 꼼짝도 하지 못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코끼리는 이른바 후천적인 무력감을 '습득'하게 된다. 달아나려고 무던히 애를 써 보지만 매번 실패하면서 결국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몸무게가 수 톤에 달하는 어른이 된 뒤에도 코끼리는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작은 나무에 묶여 있더라도 나뭇가지 하나 움직여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평범하게 살 팔자라거나 넌 어쩔 수 없다거나 현재와 같은 상황을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다 보면 고정관념으로 머리가 굳어져 코끼리처럼 무력하게 된다. 시각이 좁아지면서 생각 역시 점점 작아진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었다. 이곳은 내 세상, 다른 사람들 핑계를 대느라 잠시 모습을 감췄던 의지를 되찾고 여행을 떠나자. 게다가 내 몸뚱이는 얼마나 든든한 친구인가!

깨달음을 얻은 며칠 뒤, 나는 7년 동안 다니던 '탄탄한' 회사를 그만뒀다.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오직 기회와 자극만이 가득한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곳은 멋지고 신나는 일이 많았으며, 해야 할 일과 들러야 할 장소가 수도 없이 많았다. 나는 이제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나는 나뭇가지를 부러뜨린 것이다.
 
 
 
Mystic Heart - A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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