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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2월12일 야곱의 우물-마태 17,10-13 묵상/ 우리 가운데 엘리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2 조회수391 추천수5 반대(0) 신고
우리 가운데 엘리야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율법학자들은 어찌하여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 ?”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을 깨달았다.
 
 
 
 
◆사제로 살면서 내 삶에 실망과 아쉬움을 가질 때마다 새기는 말이 있다. ‘사제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하느님은 오늘도 당신의 전능하신 손으로 네가 참 사제가 되도록 서품 때 시작하신 일을 지금도 하고 계시다.’ 결과에만 집중하고 결과로만 자신의 삶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일들에 대해 큰 의미와 가치를 체험하지 못한다(do not recognize). 그래서 뜻밖의 힘겨운 일을 겪거나 계획한 일이 실패하면 즉시 불행과 원망에 휩싸일 뿐 그것을 통한 더 깊은 배움과 성숙의 섭리는 깨닫지 못한다.

나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첫 본당주임을 나가서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미사 · 강의 · 교육 · 면담 · 방문 등을 했지만 당장 아무런 열매도 얻지 못했다는 생각에 또 예전보다 더 악화되었다는 생각에 교우들과 자신에게 실망과 아픔을 느껴야 했다. 오로지 내 생각과 능력으로 모든 것을 준비하고 즉시 완성을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안 되면 결국에는 ‘안 돼 ! 안 돼는 거야. 다 쓸모없는 거야.’ 하며 그 일을 통한 하느님의 섭리와 활동을 알아보지 못하고 낙담에 빠지곤 했다.

그런데 사실 바로 그때 하느님께서는 나를 더 성숙한 사제가 되도록 모든 일을 준비하고 계셨다. 앞으로 성경 말씀을 묵상하는 데, 교우들의 마음을 읽고 돌보는 데, 고해성사를 집전하고 본당 사목하는 데 더 따뜻한 마음으로, 더 하느님께 의탁하며 행하도록 나를 준비시키신 것이다. 앞으로 있을 모든 순간에도 더욱 신실하게 주님을 섬기도록 엘리야의 존재와 역할을 그때 그 자리인 첫 본당 임기 중에 마련해 주신 것이다.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매곡성안토니오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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