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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3 조회수973 추천수17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대림 제 3 주일 -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오늘 어떤 수녀님께 메일을 받았는데, 또 하나를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구유가 바로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 손바닥이란 것입니다. 정말 죄만 짓는 나의 손바닥 위에 놓여 지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니 손도 더 깨끗하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 어떠한 손이 가장 깨끗한 손일까요? 연예인들의 아기 피부와 같은 가늘고 긴 예쁜 손일까요, 아니면 평생 가난한 이들의 더러운 것들을 깨끗이 닦아준 쪼글쪼글해졌던 마더 데레사의 손일까요?

그러고 보니 오늘 복음도 우리에게 두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만족하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누어 주라는 것입니다. 사실 자신의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부족함이 없이 은총을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하고, 또 사랑으로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 안에 태어나실 그리스도를 위해 가장 좋은 구유를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는 모처럼 정말 내면적으로 그리스도의 오심을 잘 준비하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들은 모두 세례자 요한에게 몰려와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라고 물어봅니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나누라는 말입니다. 내가 비워지지 않으면 주님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또 세리와 군사들에게는,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또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라고 하시며 자신에게 주어지는 것에 만족하라고 일러줍니다.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어느 것 하나도 주님의 허락 없이 가지게 된 것이 없습니다. 자꾸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가지려고 해서 문제인 것입니다.

몇 백억을 손쉽게 벌고 또 예쁜 아내와 아이들까지 둔 부러울 것이 없는 타이거 우즈가 왜 힘들어하게 되었습니까? 바로 아내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여자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믿음으로가 아니면 세상 모든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자기 통제의 한계를 넘어선 상태입니다. 그 다음 날 후회가 없기 위해서는 수시로 지금 더 마실 수 있는지, 그만 마셔야하는지를 수없이 자신에게 물어보며 마셔야 합니다. 따라서 ‘지금 이래도 되나?’를 물어보는 것 자체가 이미 커다란 회개입니다. 왜냐하면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물어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라고 했던 질문을 우리는 매 순간 던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한 번은 저녁을 먹다가 티모르 신부님이 재밌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람들의 위선적인 행동에 대해서 말을 주고받는데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교도 이야기가 재미있었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코란이 구약성경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티모르에서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이슬람교 신자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가면 돼지고기를 시켜 슬쩍 이슬람교도들에게 준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교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시켰으면서도 굳이 이슬람교도 사람들에게 그것이 돼지고기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슬람교도 신도들도 그것이 돼지고기인 것을 눈치 챘으면서도 굳이 그것이 돼지고기가 아니냐고 물어보지 않고 그냥 맛있게 먹는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이런 일들은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매우 자주 일어납니다. 물어보아서 귀찮아지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알면서도 물어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물어보는 것 자체가 이미 커다란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 신도가 진정한 이슬람교도였다면 반드시 이렇게 물어보았을 것입니다. “이거 돼지고기 아니지?”, “내가 이거 먹어도 되는 고기야?”

마찬가지로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교 신자라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혹은 “이럴 땐 어떻게 행동해야 합니까?”라고 수시로 하느님께 혹은 사제나 수녀님께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매 순간 이렇게 물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죄를 짓지 않으려는 ‘의지’가 투철한 사람입니다.

사실 사랑은 ‘의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의지는 결단이고 그 결단은 자신과 하느님 안에서 내린 것이기 때문에 외적인 환경에 흔들림이 없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완전한 의지를 지니고 계심을 뜻합니다. 그러나 그 분도 의지의 한계를 느끼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의지적으로 끝까지 가보려 했지만 힘이 드셨습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결국 의지가 승리하셨습니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 뜻대로 하소서.” 이 의지가 인간을 구원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예수님도 “그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겟세마니에서도 아버지께 던지고 계셨던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뜻을 버리기 위해서 이렇게 끝없이 하느님의 뜻을 묻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성탄 때 태어나시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자리가 마련되면 그 안에 언제든 태어나십니다. 따라서 매 순간이 선택이고 종말이고 심판입니다.

예수님이 우리 안에 태어나시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심판을 받았음을 의미합니다. 지옥은 하느님이 계시지 않은 곳입니다.

 

오빠가 아빠가 되기도 하는데, 오빠 동생 하며 지내던 사람 중에 한 명이 “사랑해요!”라고 고백하면 다른 한 명은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결단을 내리도록 강요받습니다.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정리를 하든지 결단을 내려야합니다. 이런 면에서 애매한 사이일 때는 사랑고백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영 어정쩡한 사이로 지낼 수는 없기에 하느님께서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사랑고백을 하신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시간은 너무 이른 시간도 아닌 너무 늦은 시간도 아닌 가장 완전한 시간의 충만한 때에 태어나신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을 고백 받은 우리들이 적당히 죄를 지으면서 신앙생활 한다는 식의 어정쩡한 자세는 더 이상 사랑을 고백하신 하느님께 용납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신 세례자 요한이 과격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예전에 몰래 카메라에서 한 유명한 가수가 공연을 하는데 관객들이 하나 둘 일어나 모두 나가버리게 했습니다. 노래는 끝까지 불렀으나 목소리는 물론이고 몸이 흔들릴 정도로 가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가수가 관객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데 관객이 나가버린다는 것은 가수에 대한 커다란 폭력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에게 말대꾸하는 것보다 부모가 하는 말들을 못들은 척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커다란 공격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매 순간 우리 마음 안에 태어나시기 위해 준비하시고 계십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그 분은 태어나시기도 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도 합니다. 내가 산다면 그 분이 죽고 내가 죽는다면 그 분이 태어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매순간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하셨던 것처럼 “예수님, 지금 저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 라며 내 뜻이 아니라 그 분의 뜻을 물어야합니다. 그 분의 뜻이 내 안에서 실현될 때 내 안에 그 분이 태어납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됩니다. 그 분의 뜻을 행함으로써 그 분과 한 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라고 우리도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매 순간 실현될 수 있는 성탄의 의미일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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