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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314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3 조회수367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0-18


그때에 10 군중이 요한에게 물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11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 12 세리들도 세례를 받으러 와서 그에게, “스승님,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자, 13 요한은 그들에게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 하고 일렀다. 14 군사들도 그에게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요한은 그들에게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렀다.


15 백성은 기대에 차 있었으므로, 모두 마음속으로 요한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였다. 16 그래서 요한은 모든 사람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오신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17 또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치우시어,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18 요한은 그 밖에도 여러 가지로 권고하면서 백성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민중들이 요한에게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고 있으며, 이런 물음에 대하여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고, 또 왜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하는가를 알려주시는 말씀입니다.

 

저는 '회개'라는 말에 대하여 거부감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민중들이 잘못했으면 뭘 그리 잘못한 것이 많다고 회개하라고 하는지, 또 우리 그리스도교 현실은 진짜 회개해야 할 사람들에게는 회개하라는 말조차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번지수를 잘 찾아서 회개하라는 뜻에서, 그리고 회개를 해야 할 사람들이 특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비난받고 있는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오히려 회개를 얘기하고 있으므로 회개에 대하여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여, 회개는 민중들을 대상으로 하신 말씀이 아니고 유대사회의 지도자에게 하신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민중들을 측은하게 여기시며 그중에서도 특히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세리와 창녀의 친구가 되시어 '죄인들의 친구'라는 별명까지 얻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복음서에는 민중들에게 회개하라는 말씀이 있으므로 혼란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민중들에게는 깨어나라! 고 말씀하셨음에도 회개는 도대체 무슨 말씀일까? 이에 대하여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은 회개의 의미를 잘못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회개는 그리스어로 '메타노에오'이며 '생각을 바꾸다'는 뜻이므로 '깨어나라' 또는 '깨달아라'는 말씀과 동의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존의 잘못된 생각들을 버리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부터는 가뭄에 단비처럼 그동안의 갈증이 해소된 기분이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죄'를 중시하고 있지만 이는 유대교의 잘못된 사고가 그대로 이어져 온 것이고, 예수님은 죄인 또는 종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뜻을 바르게 알고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주셨으므로 '죄인 또는 종'이라는 생각에서 하느님의 자녀라는 생각으로 빨리 변해야 할 것입니다. 현대 사회는 능동적 사고로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우리 교회의 주요 가르침은 피동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천년 전에 이미 능동적 사고를 알려주신 예수님의 가르침에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민중들에게, 세리에게, 군인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민중들에게 하신 말씀은 자선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렇듯 우리들이 회개할 것은 죄를 용서받기 위한 회개가 아니라 그동안 내 혼자만 생각하며 불우한 이웃들을 생각하지 않았던 그간의 잘못된 생각을 빨리 바꾸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이번 판공성사 때에는 금년 한 해도 여전히 사랑이 부족하였던 점 특히 자선이 부족한 잘못을 반성하는 고해를 하려고합니다. 고해를 통한 죄의 보속은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죄를 지었으면 죄의 대가는 기꺼이 받을 생각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정한 자선 주일이므로 자선을 위한 특별헌금이 있는 날입니다. 매년 연말이면 구세군에서는 자선냄비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금년 목표액은 40억을 책정하고 있으며 4천만 온 국민이 일인당 100원씩 협조하면 40억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도 이제는 500백만 교우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오늘 500만 교우가 일인당 1000원씩 자선 헌금을 하여도 50억이 될 것입니다. 교우숫자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구세군보다는 더 많은 자선기금을 마련하여 불우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뜻 깊은 날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어제는 고속도로 빠져나오며 흐믓한 광경을 목격하였습니다. 800원씩 지불하는 정액 구간이므로 대부분 1000원짜리 지폐를 주고 200원 거스름돈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그 앞에 청소년들이 자선함을 들고 모금하고 있었으므로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거스름돈 200원을 모금함에 넣고 있었습니다. 거스름돈을 넣으며 모금함 상자를 보니 구세군이라 쓰여 있었습니다.

 

교우들의 헌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 국민에게 참여를 호소하는 구세군의 자선 냄비는 우리 교회가 배울 점입니다. 자선 냄비 때문에 구세군에 대한 기억은 개신교의 어느 교파보다 늘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구세군은 자신들의 교회를 상징하는 자선냄비가 있지만 우리 교회는 비 그리스도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자선에 관한 상징물이 없으므로 오랜 역사가 무색하기만 합니다. 

 

세리는 지금의 관점에서는 국가 공권력을 행사하는 자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지금 세무공무원들은 법에서 정한 것보다 단 한 푼도 더 걷어드릴 수 없으며 그리고 법으로 정한 기준보다 더 걷어 드린다면 가만히 있을 국민들도 없습니다. 오히려 적게 거둬들여서, 즉 탈세를 눈감아주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으므로 “정해진 것보다 더 요구하지 마라.”하신 말씀은 공권력을 자신들의 집권 야욕에 이용하거나 사리사욕에 이용하는 등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되며, 국민들은 이를 늘 감시하라는 말씀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전두환 군부세력이 헌법을 유린하여 정권을 찬탈한 12,12사태가 발생한지 어언 29년이 된 날이었습니다. 바로 이런 자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고, 너희 봉급으로 만족하여라.”말씀하고 계십니다. '아무도 강탈하거나 갈취하지 말라'고 하였으나 총칼로 나라를 강탈하였으므로 성경 말씀은 영원토록 변치 않는, 우리 인류를 구원하는 영원한 계시의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계시의 말씀을 우리 그리스도교는 바르게 알려줘야 함에도 아직도 연좌제와 같은 원죄에 따른 죄의식과 잘못된 구원관을 심어주고 있으므로 우리 그리스도 교회부터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은 회개를 하여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하신 말씀으로 오늘 말씀의 결어에 해당하는 말씀인  “그분께서는 ..... 손에 키를 드시고 당신의 타작마당을 깨끗이 치우시어, 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서 ‘당신의 곳간' 에 모아들이신다는 말씀은 영원한 생명을 살 수 있다는 말씀이고, ‘불에 태워 버릴 것이다.’하신 말씀은 의미 없는 생을 마감한다는 말씀으로, 더 나아가 역사의 죄인으로 영원히 남는다는 말씀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당시 사람들의 민도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정서를 감안하여 하신 말씀으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므로 이 말씀은 우려되는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우려는 단지 기우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도 일부에서는 잘못 인용하고 있으므로 이런 말씀은 차라리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성경 해석은 우리 교회의 입장에서, 교리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잘못에서 벗어나 온 인류의 등불이 되도록, 비 그리스도인들도 모두가 인정하는 보편적 관점에서 재해석되기를 소망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에 앞서 이 땅에 보내신 세례자 요한은
저희 모두에게 그동안의 잘못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저희는 자선을 실천하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정권 유지와 사리사욕을 위해서 권력을 남용하지 말아야하며, 
군부는 침략과 강탈을 삼가고 직분에 충실 하라며 회개를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제라도 잘못된 생각을 바꿔서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인도해 주시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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