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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14일 야곱의 우물- 루카 14,25-33 묵상/ 삶의 연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4 조회수415 추천수2 반대(0) 신고
삶의 연혁

예수님께서 성전에 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소 ?”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묻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 그들은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하늘에서 왔다.’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 ?’ 하고 우리에게 말할 것이오. 그렇다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자니 군중이 두렵소. 그들이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께 “모르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신부님들이나 주교님들의 장례미사에 참례하다 보면 그분들의 생애 연혁이 소개된다. ‘보좌신부 · 주임신부 · 지구장 · 위원장 · 석사 박사 학위 취득 · 교수 · 지도신부’ 등 사제 생활 40년 가까이 되신 신부님들의 연혁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그렇게 장례미사를 마치고 홀로 성당에 오면서 ‘훗날 나의 발자취는 어떻게 표현될까 ?’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살아온 발자취가 있게 마련이다. 내가 사제로서 평생 힘써온 일만이 아니라 내가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었던 실수와 부족함, 내가 사제로 살면서 지었던 부끄러운 죄, 수없이 겪었던 실패와 성공, 자만과 게으름에 빠질 때마다 내 영혼에 고통을 심어준 보이지 않는 가시, 부당함에도 사제이기에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무상으로 받아 누려온 모든 것이 나의 발자취가 되리라. 그렇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주신 크신 사랑에 오롯이 응답하는 것이야말로 사제의 참된 발자취요, 그가 사제직 수행에 필요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될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사제한테나 교우들한테나 사랑이 없으면 그가 말하고 가르치는 언어와 예언과 지식과 믿음은 아무것도 아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듯이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하는 참된 힘이다. 그리스도인이 받은 ‘권위’ 는 능력과 재물의 많음과 외적인 고급스러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천상으로부터 우리 모두에게 내려주신 크신 사랑에서 오고, 내 이웃과 형제들의 생명과 행복을 위하여 하느님께 받은 그 사랑으로 봉사하는 데서 완전히 드러난다. 그 봉사의 발자취가 마지막 죽음 앞에서 사람들과 하느님께 영원히 남을 우리의 귀하고 숭고한 연혁이 될 것이다.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매곡성안토니오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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