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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19일 야곱의 우물-루카 1,5-25 묵상/ 믿지 않으면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19 조회수885 추천수2 반대(0) 신고
믿지 않으면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믿지 않으면 믿게 하는 하느님이시다. 의탁하지 않으면 의탁하게 하는 하느님이시다. 순종하지 않으면 순종하게 하는 하느님이시다. 고집이 세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람한테는 그 고집을 꺾어 결국에는 받아들이게 하는 하느님이시다. 살아보니 그렇다. 아무리 독단적이고 완고한 사람이라도 하느님께서 그 사람한테서 이루고자 하신 바는 반드시 이루시고야 만다. 하느님께서 요나에게 그러하셨듯이 피해도 소용없고 눈을 감고 모른 척해도 사람은 그분의 생각과 뜻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의 생각이 그분의 생각을 가로막으면 그의 생각을 멈추게 하시고, 사람의 말이 당신의 말씀을 삼키려 하면 그의 말을 멈추게 하신다. 또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 모든 좋은 일을 이루시려는 하느님의 때는 사람의 때와 다르고, 하느님의 방법과 사람의 방법이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늙고 병든 몸과 마음에도 젊은이의 생기를 돋워주시고, 절망과 포기의 자리에서도 희망의 빛을 내려주시며, 내가 스스로 ‘끝이다’ 하여도 ‘아직도’ 라는 용기를 심어주시는 하느님이시다.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부부는 생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남 몰래 일생 동안 숨겨온 허무한 간절함을 하느님께서는 일찍이 보고 계셨다. 생각할 수도 없는 일, 그러나 평생을 두고 마음의 간절함으로 간직했던 일이 때가 되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온갖 한계와 의혹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 안에서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는 큰 신비인 성탄을 앞둔 지금은 우리가 자신의 생각과 말을 멈추고 모든 것을 예비하시는 주님 앞에서 고요히 머물며 그분을 고대하는 시간이어야 한다.(시편 37, 7)
강희재 신부(수원교구 매곡성안토니오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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