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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정진!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2 조회수1,025 추천수18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대림 4 주간 월요일 - 정진!

 


 

 

어렸을 때부터 행복하기를 바랐고 그래서 늦게나마 신학교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행복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불만만 늘어가고 전혀 기쁘지 않았습니다. 감옥에 갇혀 있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전에도 말했지만, 며칠 굶어보기로 했습니다. 남들은 일주일씩도 단식하던데 저는 이틀 안 먹으니 뱃가죽이 등에 붙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날 성체를 영하면서 제가 얼마나 교만해있었나 반성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내가 주님을 위해서 무언가 하는데 마땅한 행복을 주시겠지!’라고 생각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나를 불러준 것은 내가 아니라 주님이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불러주셨는데 뭐 대단한 일이나 해드리는 것처럼 잔뜩 교만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아침을 먹는데 밥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식사는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밥알 하나하나를 헤아리며 그 하나하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겸손함으로 살면 신학교 삶도 행복하리라 느꼈습니다.

 

오늘 성모님은 이렇게 노래하십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을 찬송합니다. 찬미는 감사드린다는 말과 같습니다. 주님께 기뻐 뛰며 감사하는 이유는 바로 성모님께서 자신 스스로를 ‘비천하게’ 여기셨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모님의 겸손이 바로 하느님께 감사하게 하고 기뻐 뛰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불평하고 우울해지는 것은 반대로 교만 때문이겠지요.

저는 겸손이 바로 행복의 비밀임을 깨닫고 이제 낮추고 사랑하기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사정은 달랐습니다. 그런 감격은 며칠 내로 사라졌습니다. 다시 기쁘지 않았고 다시 미사와 기도가 찬미가 아니라 의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겸손해지기 위해서 성인들의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많은 유명한 영성서적을 읽었지만 겸손 하라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영성의 두 대가인 십자가의 성 요한과 아빌라의 데레사가 쓴 책을 모조리 읽기로 하고 제 기억엔 거의 다 읽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배운 것이 있습니다. 영성에 왕도는 없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끊임없이 자신의 육체를 죽여 나가면 영성이 증가한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굶으니 겸손해진 저의 경우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계속 육체를 죽이다시피 하며 사는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아빌라의 데레사도 끊임없이 겸손과 사랑을 강조하지만 결론은 십자가의 성 요한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마지막에 “노력하라.”라고 합니다.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 중에 뼈를 깎는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이 비록 태어날 때부터 천재였더라도 그 천재성을 노력으로 승화시키지 않았다면 그 재능은 자신 안에 묻혀버리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고 행복의 경지야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겠습니까?

 

아오스딩 성인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습관이 덕이 된다는 것입니다. 반복된 노력이 결국은 몸에 베이고 그것이 덕이 되는 것이지 한 순간의 결심에 의해 겸손이나 사랑, 인내, 친절 등의 덕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1년에 자신의 단점 하나씩만 고쳐도 모두 성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노력하지 않으면 살면서 자신의 단점 하나도 고치기 어렵습니다. 영성은 다름 아닌 ‘노력’에 있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당부합니다.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1데살 5,16-18)

즉, 하느님의 뜻은 기뻐했다가 슬퍼했다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기뻐하는 것이고,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이며,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일시적인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하며 나의 일부로 만들어가야겠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살라고 우리에게 내일이라는 시간을 주시는 것입니다.

자전거의 페달을 밟기를 멈추면 균형을 잡기 어려워져 넘어지고 맙니다. 어떠한 성인도 한 순간에 성인이 되신 분들이 없습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온 영혼으로 주님을 찬미하는 그날까지 정진, 또 정진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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