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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 12.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2 조회수452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2.22 대림 제4주간 화요일
                                                
사무 상1,24-28 루카1,46-58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이십니다.
가난한 이들을 각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가난한 이들의 그리스도교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의 집 수도원입니다.
 
하여 몸과 마음이 지친 가난한 이들이 끊임없이 여기 수도원을 찾습니다.
 
하느님 없는 가난은 파멸이지만,
하느님 안에서의 가난은 축복입니다.
 
가난의 길을 통해 하느님을 만납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의 찬미노래를 통해서도
약하고 가난한, 겸손한 이들의 하느님이심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혁명가적인 가난한 이들의 하느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사실 이 마리아의 찬가는
초기 예루살렘 교회의 가난한 신도들이 바쳤던 노래였습니다.
 
이 은총의 대림시기,
가난한 마음으로 이런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말씀의 주인공들인 한나와 마리아 역시 가난한 어머니들입니다.
 
하느님 믿음으로, 사랑으로, 희망으로 충만했던 이 어머니들
가난하나 실상 마음 부자의 어머니들이었습니다.

가난해도 부자로 살기 위해 텅 빈 가난을 하느님으로 가득 채워야 합니다.
 
텅 빈 충만의 가난에서 샘솟는 하느님 찬미와 감사입니다.
 
가난에 좌절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끊임없이 찬미와 감사를 드릴 때 축복입니다.
 
바로 이게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이래야 가난으로 몸과 마음 무너지지 않습니다.
 
찬미와 감사의 하느님 끈 놓쳐버리면
속절없이 몸과 마음 무너뜨리는 가난입니다.
기도의 어머니들이 참 위대한 어머니들입니다.
이런 어머니가 있는 한 가정은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자녀들 역시 절대로 하느님의 울안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누구보다도 가난한 믿음의 어머니들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한나는 사무엘 아들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사제 엘리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합니다.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드린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기도해선 얻는,
자기 분신과도 같은 자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들 사무엘을 하느님께 바치는 한나의 모습은 가난의 절정입니다.
 
이런 한나의 텅 빈 가난에서 솟아나는 하느님께 바치는 기쁨의 찬미노래입니다.
 
오늘 화답송의 말씀이 바로 오늘 독서에 이어지는 한나의 찬미가입니다.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사무2,1).
이어 계속되는 한나의 하느님 찬양입니다.
 
엘리사벳을 통해 주님을 만난 가난한 마리아가 바쳤던 마니피캇과 똑같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원 체험에서 솟아나는 샘솟는 기쁨이요,
이런 마음으로 매일의 시편성무일도를 바치고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이 바치는 시편기도요 미사입니다.
 
이런 면에서 수도자들은 물론이고
믿는 이들은 성경의 가난한 이들인 아나뵘(anawim)의 후예입니다.
 
하느님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우리 수도자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미사 중 양팔을 펴들고 주의 기도를 바칠 때,
빈손으로 성체를 바칠 때 실감하는 가난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가난입니다.
 
위장이 다 벗겨질 때 적나라하게 들어나는 가난입니다.
 
무엇보다 가난의 절정은 죽음일 것입니다.
가난해서 하느님을 만나지만,
하느님을 만날 때 가난한 존재임을 실감합니다.
 
하느님 앞에서 가난한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바로 겸손이자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가난한 우리 안에 오시어
당신의 생명과 사랑, 믿음과 희망, 기쁨과 평화로 가득 채워주시오
오늘 하루도 부자 되어 살게 하십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리라.
  전능하신 분이 나에게 큰일을 하셨네.”(루카1,46.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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