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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28일 야곱의 우물- 마태 2,13-18 묵상/ 위로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8 조회수412 추천수4 반대(0) 신고
위로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버리려고 한다.”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지난 5월에 중국을 강타한 대형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져 수많은 아이들이 사망했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의 숫자도 엄청나다고 했다. 그럴 때 우리는 ‘애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 하며 탄식한다.

사회범죄도 아이들이 그 피해자일 때는 몇 배의 분노를 느끼게 한다. 아이들을 직접 상대로 상상도 못할 못쓸 짓을 하는 사람들이나,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아이들이 사용하는 장난감과 문구류에 시쳇말로 장난을 치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는 예외없이 경멸하고 분노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아동학대의 주가해자 중에는 친부모가 가장 많다고 한다. 물론 부모의 불우했던 성장기의 영향이나 정신적 질환, 심리적 문제로 인한 학대도 포함된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 피해자가 어린 천사들이라는 사실이다.

일식집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어린 형제가 있었다. 그 아버지는 매일 술에 절어 살면서도 생선회를 뜨는 기술이 남다르다고 했다. 두 형제는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면서 나쁜 일을 저질러 우리 센터에 오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입소한 지 얼마 안 되어 젊은 여성이 찾아왔다. 한눈에도 두 형제의 어머니임을 알았다. 그런데 눈물을 흘리며 겨우 말문을 열었을 때 나는 그 어머니의 치아를 보고 매우 놀랐다. 그 예쁜 얼굴에 어떻게 그렇게 망가진 치아를 가질 수 있을까 ? 그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버지의 회칼에 난도질당하다시피 했고, 결국은 회칼에 살이 도려져 피를 흘리다 기절했던 날 아이들의 외삼촌에게 발견되어 집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 당시에는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이 없던 때였고, 무엇보다 후환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도 못한 것이다. 그렇게 자녀들을 만나지도 못한 채 가슴 졸이며 살다가 집도 아닌 곳에 있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살았던 아이들이 나쁜 짓을 했다 하여 아이들에게 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

오늘은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 축일이다. 그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하는 죄 없는 어린 생명들을 보호해 주시고 자식을 떠날 수밖에 없는 사연에 가슴을 치고 우는 많은 어머니들의 통곡에도 위로를 주시리라 믿는다.
김혜림 수녀(샬트로성바오로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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