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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9 조회수1,251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9년 12월 29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When the days were completed for their purification
according to the law of Moses,
the parents of Jesus took him up to Jerusalem
to present him to the Lord,
(Lk.2.22)
 
제1독서 요한 1서 2,3-11
복음 루카 2,22-35
 
몇 년 동안 백혈병으로 고생하던 한 소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병실을 정리하던 중에 소녀가 몰래 기록했던 일기장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오늘도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빠, 엄마를 건강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햇살이 환했어요. 감사합니다.’

‘간호사 언니가 활짝 웃었어요.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니 놀라운 일이에요.’

소녀는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망 대신 감사드리는 일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습이 과연 어떠한가요? 아름답지 않습니까?

사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화장을 하고, 예쁘고 멋진 옷으로 자신을 꾸밉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성형을 하면서까지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외적으로 꾸미는 것보다 더 큰 아름다움, 진실한 아름다움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내적인 아름다움입니다. 이러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늘 감사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갑니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내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환자촌을 방문했는데, 마침 한 수녀님께서 나환자의 상처를 씻어주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인상을 찌푸리며 구역질을 참으면서 수녀님께 말했지요.

“저는 수천 금을 준다 해도 수녀님처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자 수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런가요? 저 역시 수천 금이 아니라 수만 금을 준다 해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이 일을 할 수가 있답니다.”

사실 돈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이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욱 더 각박해지고 살기 힘들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오히려 사람을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지고, 더욱 더 열심히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모습이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며, 주님을 따르는 신앙인의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지고 오신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무장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이웃들에게 진정한 사랑으로 다가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역시 갓난아기 예수님을 알아보았던 시메온 예언자처럼, 이 세상 안에서 예수님을 알아보고 찬미를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는 둥글고 종착점으로 보이는 곳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아이비 베이커 프리스트).



늦게 가는 시계(배은경, ‘좋은생각’ 중에서)

아들과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보다 훨씬 작은 아저씨 한 분이 옆을 지나갔다. 그러자 아들이 그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큰 소리로 “엄마, 저 아저씨는 왜 키가 작아요?”하고 물었다. 당황해서 “저분은 우리와 조금 다를 뿐이란다.” 하며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아들은 “아! 그렇구나.”하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계속 걸어갔다.

안 되겠다 싶어 아들을 불러 세우고 말했다.

“장애는 조금 불편한 것일 뿐이야. 절대 불행하거나 불쌍한 것이 아니야. 정말 불쌍한 사람은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이란다. 알았니?”

TV나 책에서 주워들은 말이지만,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어느 날, 아이 학교에 갔다가 같은 반 학생 중 말을 약간 어눌하게 하는 아이를 봤다. 나는 집에 온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그 아이, 좀 이상하지 않니?”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이 이렇게 답하는 게 아닌가.

“뭐가 이상해요? 그 친구는 우리보다 조금 늦게 가는 시계를 마음속에 갖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보다 말도 늦고 공부도 조금 못하는 거예요.”

순간 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장애인, 비장애인 운운하면서 정작 마음속에 벽을 쌓아 둔 사람은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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