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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8 조회수1,071 추천수1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월 8일 주님 공현 후 금요일
 
 
 Lord, if you wish, you can make me clean.
(Lk.5.12)
 
 
제1독서 요한 1서 5,5-13
복음 루카 5,12-16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작품인 다비드 상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2년에 걸친 작업 끝에 다비드 상이 드디어 피렌체의 시민에게 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후원자였던 피렌체의 귀족이 다비드 상을 바라보면서 미켈란젤로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아무리 봐도 코가 좀 두툼한 것 같지 않소?”

그러자 미켈란젤로는 연장을 집어 들고 곧바로 조각상 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코를 깎아내는 척 하면서 가지고 갔던 대리석 부스러기를 조금씩 아래로 흘려보냈지요. 결국 다비드 상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코를 깎는 흉내만 낸 것입니다. 하지만 다시 아래로 내려온 미켈란젤로에게 귀족은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주 좋소! 이제 완벽하오.”

인간의 눈이란 이렇게 불완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것도 완벽하게 옳다 그르다 판정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이 인간의 눈만을 믿고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기준만을 따르고 판단하려 합니다. 불완전하게 보이는 것을 따르다보니 당연히 잘못된 판단과 함께 잘못된 길로 들어설 때가 얼마나 많은지요.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남기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기준은 인간의 눈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신 하느님의 눈, 즉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판단에 철저히 따르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나병환자는 예수님을 보자마자 땅에 엎드려 말합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주님, 저 좀 살려주십시오. 제가 이렇게 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제발 저의 병을 고쳐주십시오. 이 병만 낫게 해주신다면 제가 당신을 열심히 따르겠습니다.”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병환자는 주님의 눈으로 바라보고 말을 하지요. 그래서 주님의 뜻에 맡기는 말인 ‘주님께서 하고자 하시면’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주님의 뜻에 맡기는 이 나병환자를 예수님께서는 기쁘게 받아들이십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라면서, 당신의 뜻을 나병환자의 소원에 맞추어 치유의 기적을 행하시는 것입니다.

지금 나의 기준은 어디에 맞추어져 있는가를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을 철저히 따르는 주님의 눈에 기준을 따를 때에만,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음을 잊지 않는 오늘이 되셨으면 합니다.




한 가족이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폭풍우 뒤에는(오경아, ‘소박한 정원’중에서)

1987년 10월 15일, 폭풍우가 영국 남서쪽을 관통했다. 최대 시속 195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폭풍우로 무려 1억 5천만여 그루의 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영국에서도 오래된 정원이 많기로 유명한 지역을 폭풍우가 훑고 간 뒤 가장 분주해진 사람은 정원사들이었다. 그들은 정원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리고 2007년 10월, 정원 관련 잡지들은 20년 전 처참한 현장과 오늘날 모습을 비교하며 자연재해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앞 다퉈 다뤘다.

재미있는 것은 이 폭풍우가 과연 재앙일 뿐인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었다. 식물학자들과 정원사들은 부러진 나무를 치우며 뿌리의 깊이가 어느 정도여야 강풍에 견딜 수 있는지를 배웠고, 야생에서 자란 나무가 온실에서 자란 뒤 옮겨진 나무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편 다른 나무가 다 쓰러져도 끄떡없는 목련나무를 조사해 생존 비밀을 풀었고, 해안가 방풍림의 유연성이 얼마나 대단한지도 증명했다.

더불어 폭풍우로 인해 토양의 성분이 비옥해지면서 정원과 농경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한 손익을 자연, 생태, 경제적으로 종합해 따져 보니 놀랍게도 손실보다 이익이 더 많았다.

대자연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베풀지만 때로는 엄청난 시련으로 우리를 겁주고 절망에 빠지게 한다. 우리 삶에도 이런 절망은 종종 일어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면 신기하게도 그때의 시련이 참 좋은 약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jeg ser deg sote lam - susanne lund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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