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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1.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6 조회수374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5 금요일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기념일 
                                                                                  
사무 상8,4-7.10-22ㄱ 마르2,1-12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오늘 복음을 묵상 하면서 불현듯 떠오른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라는 구호였습니다.
 
예전 초등학교 시절 자유당 이 승만 대통령 후보의 말이었던 듯합니다.
 
약간 과장된 표현 같지만 사실입니다.
 
이래서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한 두 사람 약한 이들은 치기 쉬워도
아무리 강한 이들도 여럿이 하나로 뭉친 약한 이들을 치기는 불가능합니다.
 
이래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노조들입니다.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일 수록 공동체는 필수입니다.
하여 부자들은 이웃이 필요 없어 큰 저택에 떨어져 홀로 살 수 있어도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산동네 가난한 이들은
함께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갑니다.
 
모두가 가난했던 50-60년대 농촌 마을은
거의가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가난한 이들의 촌락공동체였습니다.

약하고 가난하기에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사람들입니다.
 
약하고 가난할수록 동병상현(同病相憐)의 이웃의 도움은 절대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중풍병자를 들것에 들고 온 네 명의 인정 많은 이웃들,
그대로 가난한 이들의 믿음의 소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군중 때문에 예수님께 도저히 접근할 가망이 없자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예수님 계신 자리에 중풍 병자가 누워있는 들 것을 내려 보냅니다.
 
‘믿음의 눈’ 있어 기상천외한 방법을 찾아냈던 믿음의 동료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십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중풍병자가 아닌 동료들의 믿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동료들의 좋은 믿음 덕분에 치유 받은 중풍병자입니다.
동료들의 믿음에 감동하신 예수님의 치유선언입니다.
 
모든 병은 죄의 결과라는 유대인들의 사고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주님은 우선 죄의 용서로 영혼을 치유하신 후 곧 이어 육신을 치유하십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라.”

어찌 보면 우리들 모두는 영적 중풍병자일 수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 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참으로 영육이 치유되어 자유로워진 모습입니다.
 
마치 좌절과 절망에 주저앉았던 영적 중풍 병자가
교회공동체의 믿음 덕분으로, 미사은총으로 치유되어
일어나 스스로 삶의 자리로 파견되어 걸어가는 자유인의 모습 같습니다.
이런 주님을 중심으로 한 약하고 가난한 이들의 이상적 공동체와 달리
1독서의 왕정체제의 중앙집권적 공동체는
약하고 가난한 이들을 노예로 하는 비인간적 공동체입니다.
“우리를 통치할 임금을 정해 주시오.
  우리에게는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다른 민족들처럼,
  임금이 우리를 통치하고
  우리 앞에 나서서 전쟁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크고 강한 국가 공동체에 대한 욕구,
자연스런 본능이지만 잘못된 선택임이 분명합니다.
 
사무엘은 주님 대신에 사람 임금을 모셨을 경우,
노예 된 삶의 온갖 참상의 예를 들어 주었지만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막무가내로 왕정체제를 택해
그 중심의 자리에 주님이 아닌 독재자 임금을 모심으로
노예의 삶을 자초했습니다.

“백성이 너에게 하는 말을 다 들어 주어라.
  그들은 너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나를 배척하여,
  더 이상 나를 자기네 임금으로 삼지 않으려는 것이다.”
당신을 배척하고
사람 임금을 세우려는 당신 백성들에 대한
주님의 서운한 감정이 그대로 배어있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러나 믿는 이들에 꼭 이에 전제되어야 할 말이 있으니,
‘주님 안에서, 주님을 향하여’ 입니다.
 
‘주님 안에서, 주님을 향하여’ 살 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의 영적 중풍 병을 치유해 주시고,
당신을 중심으로 한 약하고 가난한 우리들을 모아
자유롭고 평화로운 화이부동(和而不同),
믿음의 수도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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