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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의 주인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7 조회수695 추천수5 반대(0) 신고

 시인 바이런이 옥스퍼드 대학에 다닐 때
 
“물이 포도주로 변한 가나의 기적에 관한 영성적 의미에 대해 논술하라”는 종교
 
학 시험문제가 주어졌다.

바이런은 시험 두 시간 동안 내내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답답해진 시험관이 답안작성을 종용하자

마침내 쓴 한 줄짜리 답안지가 바로 이것이었다.

 

“물이 그 주인을 알아보고 얼굴을 붉혔다.”

 

물동이에 조용히 담겨 있던 물이 갑자기 자기를 쳐다보는 예수님을 보고

“어머, 깜짝이야!” 하고 놀라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두 시간 동안 내내 창밖만 바라보던 바이런도 계속 그 장면만 머리에 떠올랐을 거

같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인을 알아보는 눈이 있음과,

그 주인이 자기를 쳐다봐준 것에 대한 놀라운 기쁨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에 대한 사모하는 마음, 존경심이 없다면 놀라움도 부끄러움도 생겨나지 않았

을 것이다.

 

주인이 자기를 쳐다봐준 것에 대한 놀라움은 기대치 않았던 주인의 방문 때문일 것

이다.

설마하니 자기처럼 초라한 존재를 주인이 찾아와 줄 리가 없을거라는 겸손도 볼 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주실 예수님을 기대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도 “아이고 깜짝이야!”하고 얼굴을 붉히는 겸손한 종이 되어보고 싶다.

 

그런데 오늘 기적은 예수님 혼자 하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할 듯 하다.

잔치의 주인공과 손님 그리고 마리아와 일꾼들.

그분은 기적을 사람들과 함께, 사람들의 협조를 받아 하신다.

 

그런데, 기적이 무엇인가?

불가능한 일인데 일어나는 일이다.

예컨대 남자가 아기를 가진다든지, 개가 벌떡 일어나 두 발로 걷는다든지 등등.

 

누군가를 보고 예쁘다고 말하는 것도 기적일 수 있다.

네가 싫은데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도 기적이다.

 

그래서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는 예수님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대로 하라”는 성모님의 권유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 보여준다.

주인에 대한 굳건한 신뢰에서 기적이 시작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바이런이 쓴 시처럼,

자기 주인을 알아보고 얼굴을 붉히는 물의 자세가 자꾸만 뒤돌아봐진다.

 

과연 내 생애에서 예수님이 얼마만큼이나 주인의 자리에 계시게 했는지...

그러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정말 예수님이 우리 인생의 주인이 되시게 해야 함

을 느낀다.

 

“예수님, 제 생애, 저의 모든 것의 주인이 되어주시고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 주소

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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