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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한 삶" - 1.1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7 조회수390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7 연중 제2주일
                                                
이사62,1-5 1코린12,4-11 요한2,1-11

    
 
 
                                                        
 
 
"행복한 삶"
 
 


삶은 고해가 아니라 축제입니다.
지금 여기가 하늘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서 행복한 하늘나라의 삶을 사는 건
우리 모두의 의무이자 권리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살 줄 몰라 불행이자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얼마 전 읽은 어느 분의 예언자적 통찰을 길다 싶지만 그대로 인용합니다.
 
“우리는 늘 장래를 위해서 뭔가 준비를 하는 게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단 한 번도 지금 여기서 현재의 삶에 집중해서 살고 있지 않아요.
  늘 준비를 하면서 진짜 삶이란
  언젠가 미래에 올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미래는 절대로 오지 않는 데도 말입니다.”

미래의 환상을 살지 말고
깨어 집중하여 지금 여기의 행복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가 인생이란 기본적으로 지금 당장 행복해져야 한다는 걸
  모른 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늘 10년 후, 20년 후에 어른이 되거나 더 늙어서 은퇴한 뒤에
  행복한 삶이 올 것이라고 막연히 기다리다가 인생을 다 망쳐버려요.
  한 번도 행복을 진정으로 누리지 못하고 인생을 허비해 버립니다.
  일반적으로 현대 문명사회 특히 산업국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개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사람들이 제일 심한 것 같아요.
  참 어려운 문제예요.…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합니다.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무리 어두운 시대라 할지라도 내가 마음먹기에 따라
  우리 각자는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게 가능합니다.”

참 행복을 추구하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누가 갖다 주는 행복이 아니라
지금 눈 만 열리면 발견되는 행복이요 이 행복을 살면 되는 겁니다.
 
오늘 강론 주제는 행복한 삶입니다.


기도하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성모 마리아님이 그 모범입니다.
뭔가 부족할 때, 바라는 소원이 있을 때
성모님처럼 그 아드님이신 주님께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주님이자 성모님이십니다.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지자 성모님은 즉시 아드님께 아룁니다.

“포도주가 없구나.”

바로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아드님께 전구하시는 성모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성모님처럼 우리의 부족을 주님께 아뢸 때
아드님 곁에 계신 성모님께서도 우리를 위해 전구하십니다.
 
찬미기도, 감사기도도 좋지만
부족할 때는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주님께
간절히 청원기도를 바치는 것입니다.
 
주님은 어떤 방법으로든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응답하십니다.
 
기도의 어머니이자 순종의 어머니였든 성모님이십니다.
 
누구보다 아드님의 심중을 헤아리신 성모님은 즉시 일꾼들에게 말합니다.
 
여기 복음의 일꾼들, 바로 순종의 공동체 형제들을 상징합니다.
 
마치 복음의 아름다운 장면이 그대로 미사장면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성모님의 말씀은 얼마나 절제되어 있는지요.
성모님의 믿음이 이 말씀 안에 고스란히 압축되어 있습니다.
 
복음의 일꾼들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주님이 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바라시는지,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깨닫기 위한 기도입니다.
 
원하는 바를 주님께 청하면서
동시에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위한 깊은 기도입니다.
 

점점 피상적이 되어가는 세상입니다.
 
삶이 날로 천박해지는 것은,
얕고 가벼워지는 것은 기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침묵이 깊어야 기도도 깊고,
묵상이 깊어야 강론도 깊고,
성찰이 깊어야 고백성사도 깊고,
기도가 깊어야 삶도 깊습니다.
 
이 모두의 깊이에서 만나는 주님이요 깊이에서 샘솟는 행복입니다.
 
본능 따라 편리하고 쉽고 빠른 것을 추구하는 세태가
우리 영적 삶을 점점 얕고 가볍게 만듭니다.


순종하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창세기의 아담에서 보다시피 죄의 결과는 불순종으로 드러납니다.
 
순종할 때 아름답고 행복한 삶입니다.
 
순종의 길을 통해 하느님께 이릅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을 비롯한 모든 영성대가들 순종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주님이 아무리 좋은 처방도
사람이 순종으로 응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가 기도해도 응답이 없는 것은
주님의 뜻에 따른 순종의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기까지 아버지께 온전히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순종에 하느님은  부활로 응답하셨습니다.
“물독에 물을 채워라.”

성모님의 당부대로 일꾼들이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물독마다 물을 가득 채우자 예수님께서 다시 이들에게 명령하십니다.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또 주님의 명령에 군말 없이 순종하는 일꾼들입니다.
 
이 복음의 일꾼들,
하느님의 일꾼들인 우리 수도자들의 순종을 살펴보게 합니다.
 
주님의 명령에 일꾼들이 즉시 순종했을 때 물은 포도주로 변했습니다.
 
물이 포도주로, 얼마나 신바람 나는 기적입니까?
 
참으로 상징하는바 깊습니다.
 
순종할 때
맹물 같은 무미한 인생은 흥겹고 행복한 삶으로,
고해의 삶은 축제의 삶으로,
허무한 삶은 주님으로 충만한 삶으로 변모합니다.
 

성령에 따른 삶이 행복합니다.

주님께 순종할 때 가장 좋은 선물인 성령을 받아 성령 따라 살게 됩니다.

순종과 성령은 함께 갑니다.
 
순종할 때 성령을 받고 성령을 받을 때 저절로 순종의 삶입니다.
 
참으로 순종과 더불어 성령 충만한
아름답고 거룩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공동체의 평화와 다양성의 일치도 순전히 성령의 은혜입니다.
 
하느님께서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보여 주십니다.
 
하여 사람마다 다 다른 성령의 은사입니다.
 
성령께서는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자에게 그것들을 따로따로 나누어 주십니다.
 
성령께서는 결코 한 사람에게 모든 은사를 주시지 않습니다.
 
그러니 서로가 성령께 받은 은사에 자랑하거나 질투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해야 합니다.
 
또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는 성령의 은사에 대해
하느님을 찬미해야 할 것입니다.
 
성령의 은사들로 가득한 공동체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은
바로 하느님의 아름다움이자 풍요로움이기도 합니다.
 
이런 성령의 은사에 대한 철저한 자각이 참된 겸손에 이르게 합니다.

미사의 절정인 성령을 청원하는 축성 기원문은
언제 들어도 참 감동적입니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거룩함의 샘이시옵니다.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소서.”

오늘 복음에서 물이 포도주가 되게 하신 하느님은
거룩한 미사를 통해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하시며
더불어 우리 또한 또 하나의 그리스도로 축성하십니다.
 
하여 이사야의 예언이 그대로 새 예루살렘이 된 우리를 통해 실현됩니다.
 
그대로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주님과 하나 된 우리 모두를 향한 축복의 말씀입니다.

“너는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화려한 면류관이 되고,
  너의 하느님 손바닥 안에 놓여있는 왕관이 되리라.
  …정녕 총각이 처녀와 결혼 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신랑이 신부로 말미암아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라.”
하여 우리 모두 고해인생에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충만한 축제인생을,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물을 포도주로 바꿔주신 주님은
이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절망은 희망으로, 죽음은 생명으로, 어둠은 빛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불안은 평화로, 불행은 행복으로 바꿔주십니다.
 
이런 우리를 통해 환하게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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