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펌 - (121) 너무 좋은걸 주셔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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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10-01-24 | 조회수446 | 추천수0 | 반대(0) 신고 |
작성자 이순의 (leejeano) 번 호 7257 작성일 2004-06-15 오후 3:04:13
2004년6월15일 연중 제 11주간 화요일ㅡ열왕기상21,17-29;마태오5,43-48ㅡ
(121) 너무 좋은걸 주셔서! 이순의
"야! 팔 넣어. 야! 너! 말이야. 팔 집어 넣!"
버스가 멈춰 섰고, 마부는 렌즈거울을 들여다보며 객석을 향해 소리친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객석은 미동이 없다. 그런데 바로 두 번째 앞좌석의 남학생이 저렇게 큰 기사님의 고함소리가 들리지도 않 는 듯이 팔을 창가에 걸쳐 놓고 한가롭다.
"저기요. 팔을 좀 넣으시라는데요."
꾀꼬리 같은 나의 미성은 어찌 들렸는지 나갔던 팔은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마부의 고삐에 힘이 들어가고 마차는 힘차게 달리는데 소란은 그치지 않았다. 바로 앞의 그 남학생이 발악에 가까운 부정을 한다.
"나 아니야. 나 아닌데 누가 나라고해? 나 아니여. 내가 아니라니까...."
아무래도 자식 키워본 직감이 섰다. 평소에도 내 음성은 늙지를 않아서 아직도 전화기에서는 "엄마 바꿔라."라는 요구를 받는다. 목소리 고운 여학생(?)이 뒤에서 지적을 했으니 남학생 체면이 말이 아닌 것이다. 자존심도 상하고, 꼬래 기는 펄펄 날아가지고 쏟을 만 한데가 없나보다. 아이구 저 녀석 저대로 두었다간 체면이 말이 아니 되겠구나 싶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육중한 중년의 비곗살을 이동시키고 말았다. "저 죄송한데요. 학생! 제가 잘 몰랐네요. 실수로 한 말이니 용서해주실래요?" 목소리는 그대로인데 면상은 워째 얄캉얄캉한 이상형이 아니었는지 학생은 고개를 숙이고 다시는 머리를 들지 않았다. 속으로 얼매나 예쁘던지! "이놈아. 나두 너만 한 아들이 있다. 이놈아! 그러면서 크는 거야!"
그런데 나! 팔십 살 묵어서도 미성이면 우짜노?! 잉? 이놈의 불상사를 우째 막노? 성형외과에 가서 목구멍에 주름살 만드는 성형수술을 혀 야 허남????? 주님께서 너무 좋은걸 주셔도 고민이라니깐요. 기왕이면 면상도 이상형이었으면 얼매나??? ㅎㅎㅎ ㅡ아버지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 주신다. 마태오5,45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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