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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29 조회수894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1월 29일 연중 제3주간 금요일
 
 
 
 
 To what shall we compare the Kingdom of God,
or what parable can we use for it?
It is like a mustard seed that, when it is sown in the ground,
is the smallest of all the seeds on the earth.
But once it is sown, it springs up and becomes the largest of plants
and puts forth large branches,
so that the birds of the sky can dwell in its shade.
(Mk.4.30-32)
 
 
 
제1독서 사무엘 하권 11,1-4ㄱㄷ.5-10ㄱ.13-17
복음 마르코 4,26-34
 
 
이른 아침, 사장이 집을 나오면서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회사에 나온 사장은 상무를 불러 신경질을 부렸습니다. 집에서 못한 화풀이를 하면서 사장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당하고 있을 상무가 아니겠지요. 자기 방으로 돌아온 상무는 부장을 불러들여 별 것도 아닌 것을 사장에게 당한 식으로 분풀이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부장이 과장한테 호통을 쳤습니다. 그리고 과장은 대리에게 화를 냈습니다. 대리는 맨 끝자리에 앉은 직원을 향해 왜 오늘 청소가 이 모양이냐고 삿대질을 합니다.

말단 직원이라고 해서 기분이 좋겠습니까? 그렇다고 화를 풀 대상도 없고, 결국 퇴근해서 아내에게 트집을 잡습니다. 집 안에 있으면서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무엇을 했느냐고 대리에게 당한 그대로 앙갚음을 했습니다. 아내 역시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기르고 있던 고양이를 발로 차버렸습니다. 집을 나온 고양이는 담과 담을 넘어가며 처량하게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 때 잠자리에 든 사장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고양이의 소리에 신경질이 났습니다.

‘웬 고양이가 저렇게 쳐 울어!'

그렇다면 사장의 잠을 못 재우게 했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아랫사람에 쏟아내지 않고, 오히려 사랑으로써 대해주었다면 아마 편안한 잠을 잘 수가 있었겠지요. 그러나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결국 돌아서 자기에게 더 큰 피해로 다가온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있는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모두 다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어떤 것도 소홀히 할 것이 없으며, 나에게 있어서 모두 의미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은 것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십니다. 이 겨자씨를 지난 성지순례에 가서 실제로 본 적이 있는데, 정말로 자그마한 씨더군요. 코딱지보다도 조그마한 씨가 커다란 나무로 성장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믿기지 않는 일들이 이 세상 안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씨가 커다란 나무를 일구듯이, 아주 조그마한 것도 소중히 여기면서 최선을 다해 생활할 때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상에서 커다란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이미 왔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나라인 하느님 나라는 바로 우리의 곁에서 열매를 맺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따라서 작은 것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필요합니다. 그래야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수 있으니까요.




사소한 잘못을 용서할 수 없다면 우정은 결코 깊어질 수 없다.(파스칼)



 

만족은 마음으로(이윤기, ‘잎만 아름다워도 꽃 대접을 받는다’ 중에서)

‘하우스 오브 덴마크’는 미국에서 꽤 인기를 끄는 가구점이다. 우리는 이 가게에서 조립식 소파를 주문했는데, 바로 귀국하는 바람에 소파는 이삿짐이 되고 말았다.

한국에 들어오고 두 달 뒤에야 도착한 이삿짐을 푸는 날, 우리 가족은 몹시 실망했다. 짝이 전혀 맞지 않는 엉터리 부품이 잔뜩 들어 있는 데다, 조립에 필요한 철재 부품은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쌓인 전폭적인 신뢰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하지만 한국으로 부품을 보내라고 요구할 수도 없었다. 딸아이가 부품을 확인하고 인수증에 서명까지 했기 때문이다. 나는 부품 사진과 함께 가게 매장 지배인에게 항의 편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1년 뒤 미국에 간 나는, 그동안 미국에 있던 아들 앞으로 온 편지를 점검하다가 가볍게 놀랐다. ‘무성의와 불성실’을 정중하게 사과하는 매장 지배인의 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편지를 들고 문제의 가구점을 찾아갔다. 지배인이 그날 했던 말을 옮겨 보면 이렇다.

“... 당신 편지를 받은 직후, 우리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소파를 완벽하게 조립할 수 있는 부품을 한국으로 보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당신 아들에게 두 차례나 한국 주소를 묻는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 11월 당신 편지를 받고 재주문한 부품을 창고에 보관해 두었다. 인수증에 따님이 한 서명을 빌미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서명은 손으로 하는 것이지만 만족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당신이 만족하는 순간에야 우리 책임이 끝나는 것이다.”

 
 
 
  
Ernesto Cortazar -  Eternal Love Af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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