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 |||
---|---|---|---|---|
작성자김중애 | 작성일2010-01-31 | 조회수429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하느님께서 아담과 하와가 지은 죄를 물으신 뒤 여기에는 해학적인 면이 있다. 앞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따먹은 뒤 부끄러워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서 앞을 가렸다. 그런데 그것으로 몸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자 하느님께서 "얘들아, 기왕 가리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하면서 이것은 자신의 단점을 이런저런 모양으로 옆 사람이 더 잘 안다. 어쩌면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단점보다 훨씬 자신은 가리고 있으나 이 옷은 잘 알고 있는 단점, 자신과 이웃 모두에게 비밀처럼 남아 있는 죄의 속성…. 이 모든 것이 우리 자신의 일부다. 만일 우리 중의 한 사람을 앞에 세워놓고 몇몇이 모여 이웃의 단점을 거론하며 즐기는 것은 하느님께서 해 입히신 가죽옷을 벗기려는 시도이며, 하느님께서 이 세상을 운영하시는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다. 그것은 마치 남의 집에 초대받은 사람이 잘 정돈된 거실과 어리석은 일이다. 사람이 죄를 짓는 일은 그리 신기할 것이 없다. 오히려 땅에서 태어나 유한하고 경쟁적인 환경에서 자란 인간이 그 안에서 영원한 것을 보고 좇는 일이 참으로 신기하고 경탄할 만하다. 바라는 만큼 다 이루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바로 모두 우리의 귀한 형제다. 설령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른 방식으로 그 사람에게 내가 또 그렇지 아니한가.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김종수 신부 지음 / 바오로딸 펴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