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 꽁꽁은 나무 눈 뜨라 비가 내려요 섣달에 갇혀 봄기다리는 주름 좍 좍 펴라고 주룩 주르륵 앞산 설화 시들고 물 맑은 섬진강 산 오리 片氷위 꽃으로 필 테니 이 비 그치면 안개 자욱한 강으로 갈래 누운 억새의 유언 살얼음 속으로 가라앉은 저밀한 가을 앙금의 소곤거림도 놓치지 말아야지 보고픈 얼굴 그리다 멎은 실루엣 이슬 눈썹에 눈도장 발등을 찍더라도 나는 강으로 갈래요 / 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