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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03 조회수431 추천수1 반대(0) 신고

 

 

 
하느님 보시기에 세상은 너무나 썩어 있었다.
(창세 6,11)

노아의 홍수 이야기에서 하느님께서 세상을 물로 쓸어버리기로 작정하신 이유는
세상이 너무나 썩어 있었고 온통 무법천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후회하실 만큼 세상이 썩어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참으로 궁금하다.

성서는 당시 세상이 어떻게 썩어 있었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는다.
카인의 재물이 왜 하느님께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그의 죄를 적고 있지 않는 것과 같다.
성서의 원역사는 이것을 빈자리로 남겨두었다.
이 빈자리는 이후 야훼 하느님의 모습과 뜻이 분명히 드러나면서
그분의 가르침에서 벗어나는 우리의 온갖 더러움을 담을 그릇으로 남는다.

물론 창세기를 읽으면서 오늘날 우리가 느끼는 것과 같은
정치·사회·경제적 부패상을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지만,
성서 문맥상 근본적으로 생명에 관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동생을 죽인 카인에게 보복할 수 없도록 표를 해주시고,
죄의 역사가운데서도 태초에 하느님께서 강복하신 대로
아담의 후손이 몇백 년 수명을 누리면서 자손을 번성시켜 나갔다는
5장의 족보는 하느님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공동번역에서 '무법천지'라고 번역된 말을 히브리어로 직역하면
'세상이 폭력으로 가득차 있다'라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여 보호하시려는 생명에 대한 폭력이
 바로 대홍수의 이유가 된 것이다.

길거리에서 사람보다 차가 우선하고,
한 아이의 가치를 대학 입시 결과로 평가하며,
바로 옆 사람의 장점이나 나를 위해 보내주신 주님의 은총이 아니라
나를 불안케 하는 요소가 되는가 하면, 내 뜻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은
공동체를 깨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사회적·자연적 환경 파괴에 눈감고 제 몸 돌보기에 급급한 모습은
생명에 대한 폭력에서 그리 멀지 않다.
생명의 본질은 자유에 있고, 한 사람의 자유로운
몸부림을 넉넉히 품어줄 수 있을 때
우리는 생명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성서묵상 모세오경 「내가 네 힘이 되어주겠다」에서
김종수 신부 지음 / 바오로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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