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보슬보슬 정감어린 손끝에 밤새운 나무가 운다. 눈에서 먼 저기쯤 도살당한 지심의 넋두리에 하얗게 사그라지는 운무 까마귀 한 쌍 숨 거두는 섣달 배웅하는지 찢긴 노래는 강산으로 퍼지고 얼굴 만지는 바람이 신음하는 매화가지로 간다. 변화가 싫어 숨어든 골방에서 창밖으로 모으는 촉각 혹여 네가 온다면 들려주고픈 정리되지 않은 인사말만 방안을 채운다. / 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