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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물 - 새 사제에게....[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10 조회수533 추천수7 반대(0) 신고

                                            

 

 

             매괴 성모님 순례지 김웅열 신부님

 

 

 새 사제들과 함께-photo by 소피아

 

 

여러분, 좋으시죠?

청주교구에 열 한분의 새 사제가 탄생하셨습니다.

원래 열 두 분이신데 한 분은 꽃동네 수사신부님이라 같이 하지 못했습니다.

열 한 분의 사제가 며칠 후면 자신의 임지로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신부님들을 뒤에서 지켜보면서 24년 전 제가 신부였던 때를 생각해 봅니다.

이 신부님들이 은경축일 때 저는 금경축을 하게 되겠지요!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

안살아 있을지~~


24년 동안 사제로 살면서 새 신부님들에게 자랑할 것도 별로 없지만

선배 입장으로서 임지로 나가는 새신부들을 보면서 한편 걱정도 되고~~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영성 있는 사제가 되시기 바랍니다.

거룩하고 비싼 존재일수록 썩을 때 냄새가 많이 납니다.

생선 한 마리 썩는 냄새보다 송장 썩는 냄새가 더 역겹지요?

다시 말하면 사제가 잘못 살아 풍기는 냄새는 일반 평신도가

잘못 살아 풍기는 냄새보다 훨씬 역하고 더럽습니다.


로만칼라 했다고 마귀가 무섭다고 도망가지 않습니다.

사제를 보고 마귀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달려 들지요!


귀하고 비싼 존재일수록 잘못 살면 아주 추한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사제에게 영성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25년 가까이 사제로 살면서 늘 묵상하는 것은

사제가 직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사제는 직업이 아니지요?

사제에게 영성이 없어지면 직업인이 됩니다.

미사 드리는 기계~~

면담하는 기계~~

기술만 늘어납니다...테크닉만 남고 정신이 사라지면 직업인이 되지요!

 

늘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며 영성 있는 사제가 되십시오!

 

지도신부로서 여기가 모 본당이기 때문에~~

모본당인 것만 알면 안 됩니다.

청주교구의 영성인 동시에 모본당의 영성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성체신심이 있어야 합니다.

성체신심의 울타리는 성모신심이며 모본당의 영성입니다.

미사를 드릴 때마다 새 신부가 되어 처음 드리는 미사처럼~~

내 생애 마지막 미사를 드리는 것처럼~~

그렇게 거룩하게 드려야 합니다.


저는 미사를 드릴 때 제의를 입을 때부터 떨기 시작합니다.

이제 사제생활 25년이 되었으니 떨리지 않을 때도 되었건만

해가 갈수록 떨립니다.

내가 무엇이기에.....

내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로 주님의 살과 피가 만들어진다!

고 생각하면 온 몸의 혈관이 다 오그라드는 것처럼 떨립니다.

사제는 미사를 열심히, 거룩하게 드려야 합니다.


사제가 본당에 아무리 사업을 많이 벌여 놓았다 하더라도

미사를 막 드리고~~

지가 한 강론이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러면 안 됩니다.

사제의 미사는 거룩해야 합니다.


성모님께서 유일하게 무릎을 꿇으실 때가 어느 때입니까?

사제가 성체를 축성할 때 성모님께서도 무릎을 꿇으십니다.

성모님은 사제의 어머니이시지만....

성체를 축성할 때는 성모님께서도 무릎을 꿇으십니다.


사제에게서 성스러움이 빠지면 썩을 수밖에 없습니다.

손에 늘 묵주를 들고, 틈이 날 때마다 어머니에게 지켜달라고 기도하세요!

새 신부님들, 살아가면서 성모님을 힘써 섬기세요!

세상에는 유혹이 너무 많아요!

나의 의지로는 못 지킵니다.

성모님이 나를 지켜주시기를....간절히 기도하세요!

건성으로 하지 마시고~~

성모 엄마~~ 부르면서

이론적인 관계가 아니라 엄마~~~ 나의 엄마입니다.


오늘 저 위에 계신 성모님, 얼마나 흐뭇하게 웃고 계실까요!

가서 잘 살아야 할 텐데~~

거기 가서 안 썩어야 할 텐데~~

누님이나 여동생 생기면 어쩌나~~

수녀님들이랑 잘 살아야 할 텐데~~

본당 신부님하고도 잘 살아야 할 텐데~~

친정 왔다 가는 딸 보내듯....안쓰러운 마음일 겁니다.


오늘 새 사제들과 미사를 봉헌하면서~~

새 사제들을 매괴의 성모님께서 지켜주실 것을 믿습니다.

성체신심과 성모님을 붙들고 사는 영성 있는 사제로 불러 주실 것을 믿습니다.


사람 중심으로 살지 말고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라!

사람 중심으로 살면, 미운 사람 피하면 또 미운 사람 나타나고....

또 나타나고....

한평생 사람한테 들볶여서 제대로 사제생활을 하지 못합니다.


임지에 가면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겁니다.

중요한건 신자들 가운데 속 썩히는 신자도 있을 것이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신자도 있을 것이고~~

그러나 하느님 중심으로 살면 어느 사람을 만나더라도~~

모든 이의 모든 이가 될 수 있습니다.


사제는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면 안 됩니다.

때론 술에 취해 전화하는 사람 달래 주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쌍욕을 들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예수님 중심으로 살아가세요!


세 번째, 겸손한 사제가 되어야 합니다.

사제가 되면 말투부터 달라지고 함부로 얘기하기 쉽습니다.

사제는 이 세상에 출세하려고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종중의 종으로 항상 거듭나야 됩니다.

예수님께서 항상 말째 자리에 앉으라고 하셨으니 겸손하십시오!

그러면 신자들이 우리 신부님, 들어 올려 주실 것입니다.


본당에서 나 알아 달라!

교만하게 굴면 사제를 존경하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제가 잘못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말씀드리는지 모릅니다.


제가 새 사제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첫째, 영성이 있는 사제가 되라!

둘째, 사람 중심으로 살지 말고 하느님을 내 중심에 모시고  살아라!

셋째, 겸손한 사제가 되라!


새 신부들에게 선배사제로서 드리는 선물이니

오늘 밥 한 끼 해 드리는 것으로 알고 받으세요!


이런 말 할 자격은 없지만 오늘 제 말을 참고로 삼으셔서

열심히 잘 사시길 바랍니다.

새 신부님들을 위해서 박수 한 번 쳐 주세요.

 

♧느티나무신부님ㅡ2007. 2. 01   새 사제 미사집전 강론말씀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 카페에서

 

 감곡성당-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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