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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귀를 막아야 들린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12 조회수939 추천수18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5주간 금요일 - 귀를 막아야 들린다.

 


 

제가 아는 한 신부님은 태어날 때부터 왼쪽 귀가 안 들립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한 쪽 귀가 안 들린다는 사실을 중학교 때나 돼서야 알았다는 것입니다.

중학생 때 처음으로 이어폰을 샀는데 한 쪽이 계속 안 들려서 다른 것을 샀다고 합니다. 역시 왼쪽 것이 작동이 안 되었습니다. 그런데 호기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을 바꾸어 끼워보았더니 왼쪽 것이 작동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이어폰이 고장 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왼쪽 귀로는 아무 것도 들을 수 없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저도 왼쪽 귀가 갑자기 잘 안 들리게 되어 불편함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전에 잘 들리던 것에 비해서 확연하게 안 들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안 들렸던 신부님처럼 아주 처음부터 이렇게 안 들렸더라면 저도 안 들리는 것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들리던 것들이 안 들리니 불편함이 없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들도 잘 못 듣고 있으면서도 그 잘 안 들리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반 대학교를 다니다가 신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친한 대학 친구들도 몇몇이 있습니다. 지금은 모두 결혼하여 직장들을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신학교를 가겠다고 하니까 다들 매우 놀랐었습니다.

대학 다닐 때는 항상 몰려다니며 술도 마시고 재밌게 놀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신학교 들어간 이후에 만났을 때는 서로 이야기하는 소재들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하느님에 대해 말하고 싶었지만 그들은 결혼과 주식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겨우 공통 소재거리를 찾으려면 옛날 대학 다닐 때의 이야기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서로 각자 접하며 사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에 할 이야기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제가 가정생활이나 주식에 관해 할 이야기가 없는 것처럼 그들도 신앙이 없으니 하느님에 대해 할 이야기가 없는 것입니다.

벙어리가 되는 것은 귀가 안 들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들어야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들은 것만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대학 친구들이 하느님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것은 하느님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주식이나 가정생활에 대해 그런 것처럼 그들도 그 분이 하시는 말씀에 대해서는 귀머거리들입니다. 그래서 서로 이야기 할 공통 주제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귀머거리-벙어리를 고쳐주십니다.

예수님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당신 침을 바른 손가락을 벙어리 혀에 대십니다. 이 행위는 벙어리가 혀가 풀려 말을 할 수 있도록 당신의 성령님을 혀에 넣어주시는 상징적인 행위입니다. 예수님의 몸에서 나오는 물은 항상 생명수, 즉 성령님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벙어리를 고쳐주실 때 혀부터 풀어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혀를 풀어주시기 위해 먼저 그 사람을 사람들로부터 떨어뜨려놓고 두 손가락으로 귀를 막는 일이었습니다.

언젠가 ‘왜 귀와 입을 열어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그 사람의 귀를 막는 행동을 하셨을까?’를 차를 타고 가며 묵상하다가 제 손으로 저의 귀를 막아보았습니다.

갑자기 차 소리도 사람 소리도 안 들리며 고요해졌고 더 크게 들리는 것은 내 자신의 목소리였습니다. 내 귀를 막고 이야기하면 아주 작게 이야기해도 다른 사람에겐 안 들려도 자신에겐 크게 들립니다.

예수님께서 혀를 풀어주시기 이전에 하신 일은 바깥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들을 먼저 막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자신의 소리는 물론 내면에서 오는 하느님의 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밖에서 오는 온갖 소음 때문에 사실은 하느님의 소리와 내 양심의 소리까지도 듣지 못하고 있었고 그래서 영적인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우리가 들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루 종일 하는 이야기 중에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는 몇 퍼센트나 됩니까? 혹시 아주 작지는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만큼 듣는 것이 적어서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세상 소음에 귀를 막고 그리스도의 손가락 이어폰을 끼워야 하는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귀와 눈을 계속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혹은 사람들과의 우스갯소리들로만 채운다면 입에서 나오는 말들도 결국 그것들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하루에 다만 몇 분이라도 세상 것에 귀를 막고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그러면 저절로 혀가 풀려 힘 있고 가치 있고 그래서 영원히 남을 말들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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