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2.16 연중 제6주간 화요일
야고1,12-18 마르8,14-21
"참 믿음"
오늘 말씀 묵상 중 생각난 다음 시편 구절들입니다.
“주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주님은 너그러우시고 자비하시다.”
“주님은 좋으시다. 그 이름을 찬양하라.”
어떤 환경 속에서도 이런 주님을 믿는 것이 참 믿음입니다.
좋을 때, 잘 나갈 때 주님을 믿기는 쉽습니다.
저절로 주님께 찬미와 감사가 흘러나올 것입니다.
그러나 역경에 처할 때,
불행이 닥칠 때
우리의 믿음은 극심한 유혹과 시련을 겪습니다.
주님을 신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깨닫습니다.
바로 욥의 고통이 이를 말해 줍니다.
“지옥을 걸으면서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자가 참 신앙인이다.”
어느 유대 랍비의 말도 생각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련이나 역경에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주님을 찬미하는 자가 참 신앙인입니다.
순경이든 역경이든 한결 같은 신앙이 참 신앙입니다.
밤의 어둠 중에 빛나는 별들처럼,
역경의 어둠 속에 빛나는 참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내 믿음에서 거품이 다 빠졌을 때
참 믿음의 상태는 어느 정도나 되겠는지요.
다음은 미사경문 3양식 감사기도문 중 마침 영광송 전의 기도문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온갖 좋은 것을 다 베풀어 주시나이다.”
사도 야고보의 다음 말씀도 같은 맥락입니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께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진정 이런 좋으신 하느님을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좌절할 수 없습니다.
하여 사도 바오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라 당부하십니다.
순경이든 역경이든,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사람이 참 믿음의 사람입니다.
이런 한결같은 믿음으로 시련을 견뎌낼 때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그러니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좋으신 분입니다.
결코 우리를 유혹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유혹을 받는 것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 잡혀 꼬임에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이 욕망이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
결국 하느님의 유혹이, 심판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따른 결과
스스로 자초한 유혹이요 심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의 책임이 아니라 본인의 책임이라는 말입니다.
주님의 현존을 의식하여 늘 깨어 살 때 절제되는 욕망입니다.
얼마나 잘 잊어버리는 망각의 사람들인 우리들인지요.
믿음은 부단히 깨어 하느님을 상기하는 것이요
하느님의 진리를 이해하고 깨닫는 것입니다.
하여 이를 위해 매일 평생 끊임없이 바치는
우리의 성무일도 시편기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다음 믿음 부족한 제자들을 향한 말씀
믿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됩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믿음과 함께 가는 이해력이요 깨달음입니다.
믿음이 죽어 있을 때,
완고한 마음에 이해력도 깨달음도 없습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보지 못하니 참 큰 불행입니다.
이래서 매일의 끊임없는 공동전례의 영성훈련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당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새롭게 나시고 믿음을 더해 주시어
열린 눈으로 주님을 뵙게 하시고
열린 귀로 당신의 말씀을 듣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이 깨우쳐 주시는 사람은 행복하옵니다.”(시편12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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