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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월] 10월 묵주기도 성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1999-03-14 조회수8,806 추천수0

묵주기도(로사리오) 성월을 맞아

 

 

1. 로사리오 성월의 기원과 의미

 

로사리오 성월은 다른 성월과 마찬가지로 그달의 중요한 축일과 연관하에 제정되었다. 전례력에 의하면 10월 7일은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이다. 10월 7일이 로사리오의 성모 축일로 정해진 계기는 약 400년 전의 사건에 의해서이다.  즉 1571년 그리스도교 연합 함대가 로사리오의 성모님의 도움으로 레반트 해전(1571. 10. 7)에서 터키 함대를 격퇴할 수 있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교황 비오 5세는 성모님의 원조를 부탁하고 자기 자신도 매일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권해서 바치게 하고 또 병사들에게도 로사리오를 주어 기도하게 하였다. 결국 승리는 그리스도교 연합 함대에게로 돌아갔고, 이에 베네치아의 원로원은 연합제국에 다음과 같은 보고를 하였다. "우리들에게 이러한 대승리를 안겨준 것은 장병도 아니고 무기도 아닌 순전히 로사리오의 성모님이다." 이를 계기로 다음번 교황인 그레고리오 13세가 성모님의 원조를 오래도록 기념하기 위해 로사리오의 축일을 10월의 첫째 주일로 정했다. 그 후 19세기에 교황 비오 9세 및 레오 13세 교황은 로사리오에 대한 회칙을 내고, 특히 10월을 로사리오의 달로 정하여 신심을 격려했다.

 

따라서 로사리오 성월은 우리로 하여금 로사리오를 통하여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고 그 신비를 살도록 하느님께 전구해 주시는 성모님을 기념하고 감사드리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즉 그리스도의 육화 사건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전적인 순명과 희생으로 동참하신 성모 마리아의 믿음의 삶을 묵상하고, 이를 통해 구원의 신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도록 우리의 신앙생활을 쇄신하기 위해 로사리오 성월이 제정된 것이다.

 

 

2. 마리아 공경의 의미

 

한국 가톨릭 신자들의 마리아 공경열은 보통 수준을 뛰어넘는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구미 교회에서 마리아 신심이 감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에서는 더욱 활발해 지고 있다. 그래서 마리아 신심은 순교자 신심과 함께 한국 신자들의 신앙생활 안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로인해 개신교 신자나 비신자들로부터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는 말을 듣기도 하나, 이는 마리아 공경의 올바른 의미를 오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리아 신심에 대한 일체의 부정이나 과장된 신심은 모두 피해야 할 것이다. 올바른 마리아 신심을 위해서도 마리아 공경(신심)의 근거와 목표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교회는 늘 하느님의 은총을 힘입어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들 위에 들어 높임을 받은 마리아가 천주의 모친으로서 교회의 특별한 예식으로써 공경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즉 마리아께 대한 각별한 공경을 통해, 그분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올바로 이해되고 그분의 복음이 제대로 생활화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입장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마리아에 대한 가르침(교회헌장, 8장, 52-69항), 교황 바오로 6세의 사도적 권고 "마리아 공경"(Marialis Cultus, 1974)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Redemptoris Mater, 1987) 등에서 한결같이 견지되고 있다.

 

마리아 신심의 근거는 성서에 기초하고 있다. 즉 예수 탄생의 예고와 그에 대한 전인적 응답에 기초한다(루가 1,26-38; 마태 1,18-25). 하느님께서는 때가 찼을 때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셔서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셨다. 이를 위해 인간의 협조와 동참을 요구하셨고, 이에 마리아는 순결한 처녀로서 이러한 하느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였다. 결국 하느님의 결정적 구원역사가 마리아를 통해 실현되기에 이르렀다.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친으로서 단순히 예수님과 생물학적이고 혈연적인 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격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다. 이는 우리의 경험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 여인이 아이를 갖고 출산하여 모자관계를 맺었다고 했을 때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 자신을 전적으로 바치는 사랑의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랜 교회 전통에서는 마리아께서 육신으로 예수를 잉태하기 전에 이미 마음 안에서, 정확히 말하면 믿음 안에서 잉태했다고 증언한다. 즉 천사의 수태고지에 "예"(Fiat)라는 응답을 통해 믿음으로 구세주를 잉태하고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또한 마리아는 단순히 한 개인으로서 하느님의 구원역사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류를 대표해서 공동체적으로 하느님과 일치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아담과 에와, 노아에 의한 구원, 아브라함의 계약 등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마리아의 신앙행위는 하느님이 새롭게 이룩하시는 구원사건의 공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마리아 신심(공경)의 근거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므로 마리아 신심은 마리아 찬미를 궁극적 목표로 하지 않고, 성령을 통하여 성자 안에서 드러난 성부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을 찬미하는데로 이어져야 한다. 즉 마리아 신심의 정당성 여부는 이 신심이 마리아를 거쳐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지향되어 있는가에서 판별된다.

 

마리아 신심은 신자들이 마리아 개인을 찬미하고 그분께 기도하는 데에서 목표에 이르지 않고, 공의로우신 하느님께 자신의 전존재를 의탁하는 마리아의 신앙적 삶을 세계 현실 속에서 생활화하는 데에서 충만에 이를 것이다. 왜냐하면 마리아의 신약의 신앙적 인간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예수님과 일차적인 관계를 맺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평생을 예수님과 함께 한 신앙인이셨다. 당신 아들의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걸으시며 십자가의 절망과 고통 그리고 부활의 기쁨 모두를 체험하고 동참하셨다. 그래서 십자가상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우리 모두의 어머니로 새롭게 관계지워 주신 것이다.

 

따라서 마리아 공경(신심)의 목표는 단순히 마리아를 공경하는데서 끝나서는 안된다. 마리아께 대한 합당한 공경을 통해 마리아의 신앙의 삶을 본받고 이를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재현할 때 그 본연의 목표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역사상 그릇된(과장된) 마리아 신심의 예를 들어 보겠다.  그리스도의 인성이 무시된 채 신성만이 강조되던 상황에서는 구원에 이르는 길은 더욱 어렵게 이해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구원자보다는 심판자로서만 이해되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이 생겼다. "세계 심판자이신 그리스도가 엄격하면 바로 마리아에게로 갈지어다. 마리아가 곧 도와주리라." 그리고 17세기의 저명한 마리아론 신학자는 "예수님은 저주를 내리려 하고, 마리아는 구원하시려 한다. 예수에게는 정의가 있고 마리아에게는 온유함이 있다."  이러한 것은 모두 구세사 안에서 마리아의 위치에 대한 오해와 과장된 신심에 기초한 것으로, 올바른 마리아 신심의 형태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3. 마리아와 관계된 축일들

 

1) 천주의 모친 성마리아 대축일 (1월 1일)

 

'천주의 모친'이란 칭호가 성모님께 부여된 것은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였다. 당시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반대하는 이단에 대항하여 그리스도의 신성을 변호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이단자들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반대하여 성모님을 '천주의 모친'이 아닌 '그리스도의 모친'일뿐이라고 한데 대해 에페소 공의회는 마리아가 '천주의 모친'임을 믿을 교리로 선포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신성을 강조하였다. 이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긴밀한 연관하에 교회에 수용되었다. 그래서 동방교회에서는 이미 4-5세기 경부터 예수 성탄 대축일 다음날인 12월 26일에 천주의 모친 마리아의 축일을 지내왔다. 서방교회는 7세기경 이 축일을 받아들여 8세기경부터 성탄 8부 축일인 1월 1일을 '성모의 축일'로 기념해 왔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천주의 모친 성마리아 대축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 주의 봉헌 축일 (2월 2일)

 

성서의 증언대로, 유대인의 전통에 따라 태어난 지 40일째에 성전에서 정결예식을 갖고 아기를 봉헌하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에서는 오래전부터 2월 2일을 '주의 봉헌 축일'로 지내왔다. 모세의 율법에 의하면 산모는 아이를 낳고 7일간은 부정한 자로 간주되고, 그후 33일간은 축성된 것을 건드리는 것과 성전에 들어가는 것이 금지되었다. 그래서 40일째가 되는 날 성전에 가서 정결례를 받아야 했다. 단 여자 아이를 낳으면 산모는 80일째 되는 날에 정결례를 받아야 했다. 따라서 따라서 이날은 예수님의 축일이며 동시에 성모님의 축일이기도 하다. 동방교회는 5세기 경부터 이 축일을 지내왔고, 서방교회는 7세기경에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10세기경에는 구약의 율법(레위 12,2-4)에 근거하여 '성모 취결례'로 불러왔다. 그러나 1960년 전례쇄신 규정에 의해 초대 교회의 전통대로 '주의 봉헌 축일'로 환원되었다.

 

3) 주의 탄생 예고 대축일 (성모영보 대축일; 3월 25일)

 

이 축일 역시 예수님의 탄생과 밀접히 연관된 축일이다. 즉 성탄 대축일로부터 역산하여 2월 25일을 성모 영보 대축일로 기념하게 되었다. 이날은 바로 마리아가 하느님의 구원역사에 전인적 응답으로 동참한 것을 기념하며, 마리아를 통해 이룩하신 하느님의 구원역사에 깊은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4)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 (5월 31일)

 

마리아는 가브리엘 대천사로부터 수태 고지를 받은 후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갔다. 천사에 의하면 그 때 이미 엘리사벳은 석녀임에도 불구하고 세례자 요한을 잉태한지 6개월째가 되었다. 엘리사벳의 집은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6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아인 카림에 있었다. 나자렛에서는 약 4일정도의 거리였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의 집에 도착해 엘리사벳의 문안을 받고, 유명한 마니피캇을 노래해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5) 성모승천 대축일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은 현재 한국교회의 4대 의무 대축일의 하나로 다른 성인들의 축일과 같이 성모님의 사망일에 근거한 축일이다. 전승에 의하면 성모님께서는 성신강림 후 15년간 이 세상에 계셨다고 한다. 예수님의 분부대로 성 요한의 보호를 받으며 소아시아의 에페소에서 여생을 보내셨다. 성모님께서는 하늘로 가실 때가 되자 슬퍼하는 사도들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로 올라가도 결코 당신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살아있을 때보다도 당신들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중재를 하겠습니다." 그후 성모님의 장례를 치른 후 사흘째 되던 날 성 토마가 무덤 문을 열어 보니 성모님의 시신은 없고 시신을 쌌던 천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6세기 경에는 이 축일이 '성모님의 귀향 축일'로 불려졌고, 날짜도 8월 15일로 정해진 듯 하다. 그후 7세기에 서방교회에 전해져 8세기에 이 축일이 확립되었고, 명치도 '마리아의 승천 축일'로 바뀌었다. 1950년 11월 1일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을 맞아 교황 비오 12세는 사도 헌장 'Munificentissimus Deus'를 통해 마리아의 육신과 영혼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으셨다는 것을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6) 여왕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8월 22일)

 

이 날은 성모 승천 대축일로부터 8일째 되는 날로 하늘로 올려지신 성모 마리아께서 당신 아드님과 함께 지내시며, 하늘의 모후로서 하느님의 백성을 위해 기도하시고 또 희망과 위로의 표시가 되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7)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 (9월 8일)

 

성모 마리아의 탄생은 우리들의 구원을 싹트게 하고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풍요로운 은총을 내려 주기 때문에 전세계에 커다란 기쁨과 평화를 가져다 준다. 그래서 교회는 구세사적 측면에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출현이 가까워졌음을 기뻐하며 성모님의 탄생 축일을 기념했다. 전승에 의하면 성모님은 베짜다에서 성 요아킴과 성 안나 사이에서 태어나셨다고 한다. 그리고 이 날은 5세기 말 예루살렘에서 있었던 마리아 성당 축성일에 지내고 있다.

 

8) 통고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9월 15일)

 

성모님께서는 "당신 외아드님과 함께 심한 고통을 당하셨고 아드님의 제사를 모성애로써 함께 바치셨으며 당신이 낳으신 희생자의 봉헌을 사랑으로 동의하셨다"(교회헌장 58항). 사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잉태하신 순간부터 일생을 고통 속에서 사셨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므온의 예언에서부터, 이집트 피난, 12세의 아들 예수를 잃고 3일을 근심 속에서 찾아 헤매던 일,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숨진 아들을 안고 통곡하는 등 일생을 예수님의 길을 뒤따르며 어머니로서 아드님의 고통에 함께 동참하셨다. 그래서 성 베르나르도는 성모님의 이러한 삶을 "정신적 순교"의 삶이라고 하였다. 교회는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받으시고 오늘도 우리의 죄로 인해 고통받으시는 어머니의 고통의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이 축일을 제정하였다.

 

9)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10월 7일)

 

이 날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성모님의 도움으로 레반트 해전에서 승리한 후 기념하게 된 날로 특히 로사리오 기도를 성모님께 바침으로써 우리의 구원을 준비하도록 한다. 성모님께서는 오늘날에도 세계 여러곳에서 발현하셔서 세계평화와 구원을 위해 끊임없이 로사리오 기도를 바칠 것을 촉구하고 계신다.

 

10)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11월 21일)

 

교회의 전승에 기초한 이 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세 살 때 예루살렘의 성전을 찾아가 자신을 봉헌하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성모님의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한 표시로 성전에 자신을 봉헌하고 양친으로부터 떨어져서 성 요셉과 약혼하게 될 때까지 성전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즉 성모님께서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11) 한국 교회의 수호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 (12월 8일)

 

교회는 오래전부터 구세주의 어머니로서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자신을 온전히 바친 성모 마리아가 원죄에 물듦이 없이 순결한 영혼을 지녔다고 기념해 왔다. 이 날은 마리아의 선탄 축일(9월 8일)에서 역산하여 9개월 전인 12월 8일에 지내고 있다. 이미 8세기 경부터 동방교회에서 지켜졌으며, 9세기에 서방교회에서도 지냈다. 그러던 중 1854년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성모 마리아의 무염시태가 믿을 교리로 반포되었다. 한국 교회는 수호성인으로 원죄없으신 성모 마리아를 두고 있다.

 

12) 예수 성탄 대축일 (12월 25일)

 

이날은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리아의 순결한 몸을 통해 이 세상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이 날은 인류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한없는 자비가 밝히 드러난 날이며, 이에 동참한 성모 마리아의 신앙이 빛나는 날이기도 하다.

 

13) 성가정 축일 (성탄 팔일축제 내 주일 또는 12월 30일)

 

성모님은 요셉 성인과 예수님과 함께 나자렛에서 성가정을 이루며 사셨다. 예수님께서도 공생활에 들어가시기 전까지 30년간을 나자렛에서 효성어린 아들로서 지내셨다. 교회는 가정의 중요성과 그 모범으로서 나자렛 성가정을 제시하며 성탄 팔일축제 내 주일에 성가정 축일을 지내고 있다.

 

 

4. 로사리오 기도(묵주기도)의 의미

 

로사리오(Rosarium)는 '장미화관', '장미 꽃다발'이란 뜻을 지닌 라틴어로 묵주 또는 묵주기도를 가리킨다.

 

로사리오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도미니코 성인(1170-1221)이 선교하는 데 어려움을 당하여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자, 성모님께서 나타나 묵주를 주시고 묵주의 기도를 널리 전하라고 하셨다는 설, 도미니코회 회원이 신앙의 진리를 연속하여 설교할 때 작은 주제가 끝날 때마다 주의기도와 성모송을 합송하였던 설교 방식에서 유래한다는 설, 12세기 문맹자들이 전례에서 시편의 귀절을 읽는 대신 주의 기도 150회를 3부분으로 나누어 암송하던 관습에서 발전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렇게 로사리오 기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교회 내에서 신자들의 신심을 증진시키기 위해 시행되어 왔고 여러 교황들에 의해 권장되었다.

 

로사리오 기도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오늘날과 같은 형태가 정해진 것은 1569년 교황 비오 6세의 칙서에 의해서이다. 이 표준에 따르면 로사리오 기도는 염경기도와 묵상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즉 염경기도로 주의기도 1번과 성모송 10번, 영광송 1번이 합해 1단을 이루고 이것이 모여 5단 또는 15단이 된다. 그리고 묵상기도의 내용은 구원의 역사로 환희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로사리오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묵상하면서 염경기도를 드리는 것으로, 가장 먼저 그리스도의 신비에 일치하신 성모님처럼 인류 구원의 협조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도 "Marialis cultus"에서 로사리오를 복음적 기도라 부르고 로사리오의 핵심은 관상이라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관상없이는 로사리오는 혼이 빠진 몸이며, 그렇게 되면 로사리오를 손가락 끝으로 넘기는 것은 형식적인 것을 다만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헛소리가 될 위험이 있다." 또한 로사리오의 신비의 묵상은 미사의 훌륭한 준비가 되며, 미사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므로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는 것은 성모님의 모범을 따라 그리스도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것으로, 단순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느 누구든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신심의 하나이다. 성모님께서도 세계 곳곳에 발현하실 때마다 인류의 구원과 회개를 위해 로사리오 기도를 열심히 바칠 것을 권고하셨다.

 

 

5. 로사리오 성월을 지내는 신앙인의 자세

 

로사리오 성월은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순결한 몸과 마음으로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신 성모 마리아의 신앙을 본받고 현실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따라서 로사리오 성월을 보내는 신앙인은 먼저 구원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다가오심을 느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성모님의 모범과 도움을 힘입어 효성스런 자녀로 충실히 머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고, 나와 이웃의 회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그럴 때 천상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성모님의 뜻을 올바로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이 될 것이요, 성모님처럼 인류 구원의 성실한 도구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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