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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착각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8 조회수921 추천수14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순 제 2 주일 - 착각

 

 

 

1991년 3월 미국 LA의 한인 슈퍼마켓에 한 흑인 소녀가 찾아옵니다. 주인은 소녀가 음료수를 가방에 집어넣는 것을 목격합니다. 계산대 앞에서 당시 49세였던 여주인은 소녀의 가방을 확인하려하자 덩치 큰 소녀는 주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쓰러뜨립니다. 주인은 일어나면서 숨겨두었던 권총을 들어 소녀를 쏘았고 소녀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습니다.

당시 이 슈퍼마켓은 흑인들의 도둑질과 강도질 등으로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얼굴을 맞는 순간 소녀가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착각했던 것입니다.

재판에서 주인은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풀려납니다.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동안 흑인 강도가 많았기 때문에 피고가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것이 판결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망한 16세 소녀는 학교에서 우등생이었고 음료수를 카운터에 올려놓고 돌아서는 순간 총을 맞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무기 대신 음료수 값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그 일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켰고 한인 타운 90%가 파괴되었으며 그 피해액은 3억 5천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흑인들이 그런 강도짓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소녀까지 강도로 착각한 것이 사회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사람은 믿는 대로, 혹은 바라는 대로 보게 됩니다. 사람은 착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자신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커다란 진실을 놓치고 생을 마감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셨습니다.

그 때 베드로는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반박합니다. 베드로는 그렇게 믿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라고 꾸짖으십니다.

사실 이런 착각은 베드로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착각입니다. 누구도 고통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베드로에게 이 착각을 깨 주기 위해서 그를 타볼산으로 데리고 올라가 진실을 보여주십니다.

얼굴이 변하고 옷이 빛나고 구약의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대화를 나눕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예루살렘에서 완성될 탈출기(출애굽)에 관한 내용입니다.

베드로는 그 영광스런 모습 속에 숨어있는 진실을 보지 못하고 그저 천막 셋을 지어 그 영광에 안주하고자 합니다. 행복한 곳이 있으면 그 곳에 머물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과 함께 하고픈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베드로도 그런 마음을 가졌었지만 실제로 예수님께서 대화하시던 내용은 영광이 아니라 고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탈출기란 파스카를 정점으로 어린양의 피로 이스라엘 백성이 죽음에서 구원되고 종살이 땅에서 탈출하여 자유를 얻게 됨을 의미합니다. 즉, 예수님께서 죄와 두려움의 종살이하는 인간에게 자유를 주시기 위하여 어린양으로 예루살렘에서 피를 흘려야 한다는 의미이니 그의 죽음과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영광 속에서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세와 엘리야는 어떤 삶을 살았습니까? 박해와 고통의 삶을 산 사람들입니다.

 

모세는 시나이산에 올라가 하느님을 만나 십계명판을 받습니다. 그 십계명판은 하느님과 인간의 계약으로써 그 십계명을 지키기만 하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용서하시고 당신의 백성으로 사랑하시겠다는 구원의 계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십계명판을 들고 내려온 모세가 발견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섬기고 있는 백성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모세는 화가 나서 십계명판을 깨어버립니다. 백성들이 원하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상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법이 아니라 황금이었기 때문입니다. 모세가 이 우상을 부수어 백성들이 갈아마시게 한 이후에야 다시 시나이 산에 올라가 새로운 십계명판을 받아 내려옵니다.

‘십계명판’은 하느님의 말씀이 돌에 새겨진 것으로써 바로 육체를 취하신 하느님의 말씀, 즉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내려왔지만 사람들은 그 분을 원하지 않았고 세상 것만을 원했기 때문에 그 분은 모세가 십계명판을 부순 것처럼 세상에서 한 번은 부셔져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어린양과 마찬가지로 예언되어 있는 예수님의 운명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계약을 위하여 내려오신 ‘계명’이고 그 ‘계명’은 우상숭배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엘리야는 바알을 섬기는 왕비와 백성들에게 쫓겨 다니는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엘리야역시 갈멜산에서 450명의 바알신을 숭배하는 예언자들과 대결을 펼친 일이 있었는데 이것 역시 그리스도의 수난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갈멜산에 야훼 하느님의 예언자 대표 엘리야와 우상을 섬기는 수백 명의 예언자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그들이 시합을 했는데 송아지를 잡아 장작 위에 놓고 어떤 신이 불을 내려 그 송아지를 살라버리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우상을 섬기는 이들이 송아지를 잡아 장작위에 놓고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도록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정오가 지나자 엘리야도 송아지 한 마리를 잡아놓고 그 위에 물까지 흠뻑 부었습니다. 그리고 제물을 드리는 시간(오후 3시)이 되자 하늘을 우러러 기도를 드렸고 이윽고 하늘에서는 불이 떨어져 제물을 살랐습니다. 이것을 본 백성들은 크게 놀랐고 우상을 섬기던 예언자들은 그 자리에서 엘리야의 손에 죽고 말았습니다.

여기에서 송아지를 예수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시간이 바로 엘리야가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도록 기도한 제물이 바쳐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오후 3시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오후 세시에 예수님의 옆구리에서는 피와 물이 솟아나왔습니다. 피로 깨끗해진 세상에 물로 상징되는 성령님께서 비로소 오시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흥건히 젖어있는 물과 송아지제물 위로 성령의 불이 떨어진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을 정화하기 위해 새로운 계약의 피를 흘리셔야 할 운명임을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려오시면서 이것을 본 세 명의 사도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하고 명령하십니다.

그리고는 두 번째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십니다. 물론 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어떠한 반박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탄이란 말도 듣지 않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다 고통스런 기억들이 있을 것입니다. 크게 창피를 당했거나 시련을 당했거나 배신을 당했거나 큰 외로움을 느낀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고통스런 기억들은 우리 마음 안에 남아서 큰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삶을 당당하게 맞지 못하게 만듭니다. 두려움은 마치 병처럼 자신 안에 퍼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이됩니다. 이런 것들 때문에 모든 것들을 왜곡해서 보게 됩니다.

고통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고통이 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고통은 무조건 행복의 반대라는 생각이 두려움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먼저 고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피하고 싶다고 삶의 모든 고통을 다 피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처럼 모든 진실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결국 타볼산에 올라야 하는 것입니다. 타볼산은 진실을 볼 수 있는 장소이고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것이 곧 기도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진실을 보지 못하고 착각하게 되고 그렇게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주님과 함께 묵상해보면 우리가 믿는 많은 현실들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참 진리를 보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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