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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무신론자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4 조회수910 추천수18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순 2주간 목요일 - 무신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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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청년 레지오를 할 때였습니다.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우리들은 그 집에 가서 밤새 연도를 바쳤습니다. 그런데 가족 간에 싸움이 붙었습니다. 물론 가족들은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특별히 한 아저씨가 고의로 싸움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그 분을 집 밖으로 데려나와 싸우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막무가내였습니다.

계속 들어가 싸움을 벌이려고 하자 저도 힘으로 그 분을 못 들어가게 막았습니다. 그 분은 힘으로 우리를 뚫고 들어갈 수 없음을 깨닫고 우리에게 이렇게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나는 예수가 아니야.”

우리가 성당 다니는 청년들임을 알고 그렇게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결국 ‘나는 너희들이 믿는 예수가 아니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어라.’라는 의미인 것입니다. 그 분은 예수님이라면 당신 자신처럼 행동하시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계셨고 그렇지만 당신은 믿는 사람이 아니니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이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자들입니다.

 

그런데 정말 희한한 것은 이런 말을 신앙인들에게서도 자주 들었습니다. 가끔은 신부님이나 수녀님도 왜 그렇게 행동하느냐는 식으로 말을 들으면 “난 예수님이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마치 예수님처럼 되는 것은 교만한 것인 양, 혹은 예수님은 인간의 삶과는 거리가 먼 것인 양 말하는 것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할 때 그 분과 한 몸을 이룬다고 믿습니다. 그 분과 한 몸을 이루어야만 구원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분과 한 몸이 아니고 그 분은 그 분이고 나는 나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매 순간 그 분이 하셨을 것처럼 살려고 하지 않고 나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한다면 겉으로는 신자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처음의 예에서 정말로 믿지 않으시는 분처럼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곧이곧대로 믿고 따르지 않는다면 아무리 성체를 영해도 그분과 한 몸은커녕 아무런 관계도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성경 말씀대로 사신 것이 아니라 우리도 그렇게 살라고 ‘모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말씀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면 어떠한 기적도 그 사람에겐 소용없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오늘 예수님은 거지 라자로와 부자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은 겉으로는 믿지만 실제로는 무신론자들인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입니다. 사실 주인공이 거지 라자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주인공은 부자이고 예수님은 그를 통해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경고하시는 것입니다.

만약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성경말씀대로 살았다고 한다면 거지 라자로와 같은 가난한 사람들을 그렇게 비참하게 살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성경말씀은 절대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고 이기적으로 먹고 즐기라고 가르치지 않고 구약에서조차도 약자를 보호하고 도와주라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믿는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자는 지옥에 갑니다. 그런데 이상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브라함에게 라자로를 살려내어 자신의 형제들은 자신처럼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청합니다. 겉으로는 형제를 사랑하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형제가 지옥에 떨어지게 되면 ‘당신 때문에 나도 지옥에 왔다고 하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자신 때문에 구원받게 된 사람들 때문에 더 행복하게 될 것이고 지옥에서는 자신 때문에 지옥에 오게 된 사람 때문에 더 고통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대답을 들어보십시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의 비유말씀에서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는 것은 이 비유말씀밖에는 없습니다. 따라서 ‘라자로’라는 이름을 그냥 사용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실제로 라자로를 죽음에서 불러 살려내십니다. 그러나 역시 바리사이들은 믿지 않았습니다.

즉, 오늘 복음의 핵심은 성경을 믿지 못하면 죽은 사람이 살아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혹 우리들도 겉으로는 믿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은 ‘나는 예수님이 아니니까.’라는 식으로 넘겨버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성경 말씀을 먼저 믿지 못하면 어떤 기적이 일어나도 나의 삶을 바꿀 수 없습니다. 신앙인은 먼저 성경을 믿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사람입니다.

성체만 영한다고 다 신앙인이 아닙니다. 성체는 말씀이고 말씀은 성체로써 우리 몸과 하나를 이룹니다. 몸만 하나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하나를 이루어야합니다. 즉, 그리스도께서 사신 대로 그대로 살려고 한다면 나를 버려야합니다. 그렇게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사시도록 해야 진정한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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