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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6일 야곱의 우물- 루카15,1-3.11-32 묵상/ 어느 무더운 여름날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6 조회수410 추천수2 반대(0) 신고
어느 무더운 여름날

그때에 1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2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3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11“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12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 주었다. 13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14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15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16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17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18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19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주십시오.′’ 20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21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22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주어라. 23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24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25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26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27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28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29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30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주시는군요.’ 31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32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언젠가 여름방학을 맞아 한동안 고향에 머물고 있을 때 몹시 무더운 날이 이어졌는데, 어느 순간 아버지께서 소매가 긴 옷을 입고 계신 것을 깨달았다. 성당을 가실 때, 읍내를 다녀오실 때, 이웃집을 다니실 때, 집에 계실 때도 어김없이 긴팔 옷을 입고 계셨다.
하루는 “왜 여름에 소매 긴 옷을 입으십니까 ? 덥지 않으십니까 ?” 하고 여쭙자 아버지께서는 어색해하며 머뭇거리다가 소매를 걷어 팔을 보여주셨다. 아버지의 양팔은 오랜 투병생활로 인한 주사바늘 자국과 함께 그 후유증으로 가슴 아플 정도로 혈흔과 흉터가 가득했다. 아버지는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신경 쓸까 봐 감췄고, 그 사실을 나는 그때야 알았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금, 이 세상에서 부모로 살고 있는 분들을 뵐 때 종종 그분들이 드러내지 못하고 묵묵히 안고 가시거나 홀로 삭히는 내면의 고통과 아픔을 느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과거와 달리 자녀들한테 외면당하거나 소외당하는 부모님들, 나아가 자녀들한테 언어나 신체적 폭력에 시달리는 부모님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되찾은 아들의 비유 이야기를 듣는다. 작은아들이 아버지를 떠나 방탕하게 생활하다가 결국은 아버지 곁으로 돌아오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반지를 끼워주고, 새 신발을 신겨주며, 살진 송아지를 잡아 즐거운 잔치를 벌인다. 큰아들처럼 화가 나서 외면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아버지는 작은아들을 받아들인다. 특별히 본문에 나오는 아버지를 통해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절절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행여 몸은 교회에 있지만 마음이 떠나 있다면, 다시 아버지 하느님 품으로,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가자.
송동림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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