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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통을 피하지 마라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10 조회수585 추천수2 반대(0) 신고
헨리 뉴엔(Henri Nouwen)은 깊은 상처를 받고 몹시 슬퍼하고 있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상처를 잊으려고 하지 말고 상처를 안고 살도록 해보십시오.
걱정하는 것보다 우는 것이 더 낫고,
상처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보다 상처를 느끼는 것이 더 낫고,
상처를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침묵 속에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낫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상처를 머리로 가져갈 것인가 아니면 마음으로 가져갈 것인가하는 것을 두고 고민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울지 않으려 하고 상처를 느끼지 않으려 하고 상처를 침묵 속에 자신의 내면으로 가져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하여 마음의 상처를 오히려 더 크게 키운 다음에 상처를 이해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려 하고 골똘히 머리로 생각하려고 한다. 이것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뉴엔은 지나치게 상처에 민감한 사람들은 골똘히 상처에 대하여 생각하려고 하며 침묵하면서 상처를 내버려두려고 하지 않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상처를 머리로 가져 가서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은 장소를 가려서 울려고 하고, 상처를 부정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상처를 탓하고, 상처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고, 자신의 무능함과 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민할수록 상처 때문에 더 괴로워하고, 솔직할수록 자신의 무능함을 더 느끼게 된다. 그리고 관대하고 순진할수록 자신의 죄와 하느님을 배신한 것을 더 잘 알게 마련이다. 눈물을 흘릴 때가 가장 솔직하고 순수할 때이다.
 
뉴엔은 상처나 고통 때문에 무릎을 꿇게 될 때에는 고통을 부정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의 무능함을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이렇게 하면 고통이 더 커질 수도 있지만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달래주는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된다.
눈물은 짜다. 짠 물은 우리가 태어난 고향인 대양의 본질이기도 하다.
눈물은 우리를 태어난 고향으로 연결하여 다시금 생명수를 흐르게 한다.
또 우리가 고통을 마음으로 가져가서 솔직히 자신의 무력함을 인정하면 하느님께서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에게 힘을 주신다. 우리가 무력함을 고백하고 자신의 힘을 포기할 때에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힘을 주시기 때문이다.
 
마틴 루터 킹이 죽기 몇 달 전 어느 날 밤에 자신을 죽이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 그날 밤 그는 극도로 공포심을 느끼고 무력함을 느꼈다. 그는 그 때의 심정을 다음과 같이 털어 놓았다. “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거실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부엌으로 가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려 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커피를 마시지도 않고 앉아서 비겁한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무척 애썼습니다. 너무나 무기력함을 느끼고 용기를 잃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하느님께로 가져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머리를 감싸 안은 채 식탁에 머리를 대고 큰 소리로 기도했습니다. 그날 밤 저가 하느님께 드린 기도는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지금 제가 믿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주님 앞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몹시 두렵습니다. 사람들은 저의 인도를 열렬히 바라고 있는데 저가 용기를 잃고 그들 앞에 선다면 그들도 비틀거릴 것입니다. 저의 한계를 절실히 느낍니다.
그리고 아무 여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음을 고백합니다.’
이 순간 저는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하느님의 현존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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