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새 하늘, 새 땅" - 3.1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15 조회수426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3.15 사순 제4주간 월요일

이사65,17-21 요한4,43-54

 

 

 

 

 

 

"새 하늘, 새 땅"

 

 

 

미래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환상인지

15년 만의 고향집 방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가 아니라

인걸은 물론 산천도 간 데 없는,

말 그대로 산전벽해의 현실이었습니다.

 

도저히 옛 모습 그대로의

산이나 길, 집, 나무들을 전혀 찾아 볼 길이 없었습니다.

 

온통 평면화, 직선화, 획일화의 폭력이 적용되어 있어

숨을 데도, 신비도, 깊이도, 詩도, 꿈도, 볼 것도 전혀 없이

모두가 다 드러난,

사람도 보이지 않는,

또 곳곳에서 계속되는 건설공사에 거의 죽은 시골 같았습니다.

 

곡선의 부드러움과 아름다움 역시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곳곳에 서 있는 송전을 위한 거대한 철탑들을 대할 때,

꼭 이렇게 살아야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향 집에 도착할 때 까지

전혀 옛 모습을 찾아 낼 길이 없었습니다.

 

그 어디나 눈 둘 곳 없는 불편한 환경들뿐이었습니다.

 

시간을 최대한 단축한 고속도로도 하나 반갑지 않았고

오히려 자연에 대한 배려 없이

닥치는 대로 직선화한 길이

‘하면 된다.’라는 폭력의 상징처럼,

인간과 자연이 완전히 배제된

오늘날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현실의 반영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미 ‘4대강 죽이기’ 공사에 앞서

이미 전 국토가 죽어가고 있는,

영혼이 없는 땅처럼 느껴졌습니다.

 

곳곳마다 잘 난 길이 참 빠르고 편리해져

어디에나 잘 연결되어 소통에 문제없어 보이지만

참 역설적으로 공동체는 파괴되고

단절과 불통의 현실에 사람이 참 살기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온통 사람을 무기력하게, 왜소하게 만드는 환경들입니다.

 

 

이런 미래가 어찌 빛나는 희망일 수 있겠습니까?

 

이래서 ‘오래된 미래’란 책도 있고

많은 이들이 오래된 옛날의 촌락공동체를

유일한 미래 희망의 대안으로 말합니다.

 

이 또한 실현가능성 희박하지만

그래도 지구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합니다.

 

이 모두들 바로 하느님을, 경외심을 잃어버린 결과

인간 탐욕과 교만, 무지가 자초한 화입니다.

 

이런 오늘날의 비관적 현실에서

오늘 말씀이 새롭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하느님을 믿는 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합니다.

긍정적, 낙관적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세상을 보면 절망이지만 하느님을 보면 희망이 샘솟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의 궁극적 희망이 될 때,

비로소 사람도 세상도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에 앞서 우선 바꿔야 할 것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마음이 새로우면 모두가 새롭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기적보다

더 놀라운 기적이, 은총이 마음을 바꾸는 회개입니다.

 

교만은 겸손으로,

탐욕은 무욕으로,

무지는 지혜로 바꾸는 것입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마음이 새로워진 이들이 체험하는 내적현실입니다.

 

바로 이 미사은총이

매일 새 하늘, 새 땅을 살게 합니다.

 

매일이 새로운 시작의 출발이자 희망이 됩니다.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

 

말씀대로 주님은 미사은총으로

우리 삶의 자리를 즐거움으로 창조하고,

우리 모두를 기쁨으로 창조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왕실 관리는

믿음으로 이런 새 하늘, 새 땅의 현실을 체험합니다.

 

아들이 죽게 된 절망적 현실에서

주님은 당신께 믿음을 두고 간청하는 왕실 관리에게

지체 없이 희망찬 응답을 주십니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 날 것이다.”

 

왕실 관리는 이 말씀을 곧이곧대로 믿고 떠났고,

바로 그 시간에 그 아들은 살아났고,

하여 그와 그의 집안은 모두 주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바로 믿음의 기적입니다.

 

믿음의 눈이 열릴 때

비로소 새 하늘, 새 땅의 현실에 치유되는 몸과 마음입니다.

 

믿음으로 마음이 새로워지면 모두가 새롭습니다.

 

주님은 우리 믿음에 응답하시어

끊임없이 우리를 치유로 재창조하십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하느님 사전에 없는 유일한 낱말이 절망입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 될 때

비로소 사람도, 세상도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새 하늘, 새 땅을 선사하시며

영육의 치유와 더불어 희망으로 충만케 하십니다.

 

“너희는 악이 아니라 선을 찾아라.

  그래야 살리라.

  그래야 주님이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아모5,14참조).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