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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16 조회수1,020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3월 16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Look, you are well; do not sin any more,
so that nothing worse may happen to you.”
(Jn.5.14)
 
 
제1독서 에제키엘 47,1-9.12
복음 요한 5,1-3ㄱ.5-16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7박 9일 간의 성지순례를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작년 11월과 거의 비슷한 일정이었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신부님, 재미없었겠어요.”라고 말씀도 하시지만, 사실 이스라엘은 매번 갈 때마다 다른 느낌과 다른 생각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뜻 깊은 성지순례였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성지순례기를 올려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만이 아니라 일반 신자들과 함께 순례한 것이라 그분들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고, 더 큰 이유는 제가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순시기라 강의와 방송, 그리고 판공성사 등으로 인해 도저히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을 것 같네요. 이해해주시길…….

아무튼 성지순례를 통해서 깨달은 주님의 사랑과 보살핌을 가슴에 새기면서 더욱 더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이 자리를 통해서 감히 말해봅니다.

2003년에 교우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처음으로 교우들과 국내도 아닌 해외로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라서 사실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어렵게 성지순례를 오신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순례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할까를 고민했지요. 그래서 출발 전에 미리 강론을 써 놓았고 성지에 대한 각종 자료를 워드로 타이핑을 해서 노트북에 담아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스라엘에서 노트북이 작동되지 않는 것입니다. 3년 동안 단 한 번도 이상이 없었던 노트북이었는데, 하필이면 이 순간에 고장 날 것은 뭡니까? 저의 모든 컴퓨터 지식을 동원해서 고쳐보려 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날 그날 새롭게 묵상을 한 뒤에 강론을 해야 했고, 담아가지고 갔던 자료는 모두 헛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곧 노트북 고장 난 것이 오히려 감사할 일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했던 묵상을 가지고 나눔을 갖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는 시간에 다가오시는 주님의 말씀을 함께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 스스로도 더 많은 묵상을 통해 주님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생각한 것보다 한 단계 더 좋은 쪽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신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이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벳자타 못에서 서른여덟 해나 앓고 있었던 사람에게도 주님께서는 더 좋은 쪽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이 사람의 소원은 딱 하나. 벳자타 못이 출렁거릴 때 못 속에 넣어주는 것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이 못이 출렁거릴 때 제일 먼저 들어가면 치유의 기적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건강해지고 싶으냐라는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단순히 그를 벳자타 못에 넣어주는 것으로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를 더 좋은 쪽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일어나 네 들 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이제 주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은 이 사람의 다음 모습을 우리는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이제 건강해졌고 보통 사람과 똑같아졌지요. 그런데 이 사람은 주님의 은혜를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그대로 행합니다.

이렇게 엄청난 치유를 받았으니 당연하지 않냐고 말씀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내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십시오. 고해성사를 통해서 나의 모든 죄를 다 용서받은 뒤에는 주님의 말씀을 무조건 따릅니까? 고해소를 나오는 순간 똑같은 죄를 범할 때도 많았던 우리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복음에 등장하는 그 건강한 사람의 주님께 대한 믿음은 정말로 대단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건강해져서 일반 사람과 똑같이 된 상황에서, 예수님 말씀을 따름으로 인해 다시 일반 사람들과 구별되어 박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인해 진정으로 건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다시 만났을 때 이러한 말씀을 듣습니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더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 이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인해 진정으로 건강해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장애물이란 당신이 목표 지점에서 눈을 돌릴 때 나타나는 것이다. 당신이 목표에 눈을 고정시키고 있다면 장애물은 보이지 않는다.(헨리 포드)



 

생쥐와 호랑이의 마음

히말라야의 험한 산속에 고승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고승이 사찰을 돌아보고 있는데 통나무 틈 사이에 끼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생쥐 한 마리를 보게 되었다. 생쥐는 고승에게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측은한 마음에 고승은 생쥐를 데려다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찰 주위를 돌아다니는 들고양이 때문에 생쥐는 늘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스님, 제발 저를 고양이로 변하게 해 주세요.”

간절한 생쥐의 모습에 고승은 그 청을 들어 주었다. 그런데 고양이로 변한 생쥐가 문지방을 넘으려는 찰나, 사냥을 나온 큰 개와 마주쳤다. 고양이로 변한 생쥐는 꽁무니를 빼기 바빴다. 생쥐는 고승에게 이번엔 자신을 개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개로 변한 생쥐 역시 호랑이를 보고는 혼비백산해 도망치고 말았다.

결국 생쥐는 또 고승을 졸라 호랑이가 되었다. 그런데 길을 걷다가 고양이와 마주치자 고승의 뒤에 숨어 안절부절 못하는 게 아닌가. 이 모습을 본 고승은 말했다.

“중요한 것은 네 마음이다. 제 아무리 겉모습이 호랑이로 변한들, 너는 언제나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생쥐일 수밖에 없다. 겉모습이 바뀐다고 생쥐인 네 마음이 변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변화란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일어나는 스스로의 움직임이다. 그럴싸한 변화에만 휩싸여 마음으로부터 오는 진정한 변화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L`amour Reve - Andre Ga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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