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내 마음 속의 그 자리
내 마음 속에는 내 자신마저도
분명히 볼 수 없는 어떤 부분이 있다.
내가 나의 재능이나 약점, 야심과 열망,
동기와 숨은 의도 등 내 자신에 대하여 꽤나 잘 안다고
하더라도 내 자신의 실제 모습은 상당부분 보이지 않은
채로 여전히 의식의 그늘아래 남아 있다.
어떤 면에서 이는 참 좋은 일인 것 같다.
내가 내 자신에게서 일정부분 항상 숨겨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특별히 나를 사랑하는 사람 같은 경우에는
더욱 더, 내 자신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내가 내 자신을
보는 것보다도 더 잘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스스로 이해하고 보는 내 자신의 모습과 실제
다른 사람에 의해 이해되고 보여지는
내 자신의 모습이 다르기도 하다.
끝내 내 이웃과 친구들 사이에
내 존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내 스스로는
그 의미를 온전히 깨우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는 내 자신을 겸손에로
이끌어갈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깊게
신뢰하도록 만들어주는 은혜이다.
내 자신마저도 분명히 볼 수 없는 내 마음 속 바로
그 자리에서 이웃과 친구들에 대한 우정과
사랑이 피어나는 것이다.
-헨리 나우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