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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말장난, 글장난>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0 조회수481 추천수2 반대(0) 신고
 

<말장난, 글장난>


내 어릴 적 기억이다.

광주에서 용전까지는 30리 길이다.

그 길을 누나들과 걸어서 외가를 가곤 했다.


큰 누나가 왕알사탕(일본 말로 아매사탕)을 사 주어서

입 안에 넣고 길을 갔다.

그 사탕을 절대 깨서 먹으면 안 되었다.

침으로 녹여서 먹고 가야 했다.


그렇게 농촌 외가에 가면 외할머니와 외사촌 누이들이

우리를 한없이 귀여워했다.

그 시절, 그 기억이 사무치게 그립다.


우리네 그 시절 그 기억이 행복한 것은

농촌공동체, 농촌 분들의 따뜻함 때문이리라.

그 따뜻함이 사라진 요즘 세상에서는

그런 행복을 느끼기가 쉽지 않으리라.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말이나 글이 아니다.

그래서 법정 스님이 자기 책들을 절판하라 한 것 같다.

따뜻한 공동체사회, 따뜻한 사람들 마음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기에 그런 것 같다.


나도 옛날에 법정 스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조금 읽고 별로라고 생각해서 다음에는

그분 글을 읽지 않았다. 그런데 그분이 그런 말을 해서

그분 글을 읽어보고 싶다.


부처나 예수는 글을 남기지 않았다.

그 제자들이 그분들에 관한 글을 남겼을 뿐이다.

말도 필요하고, 말을 표현하는 글도 필요하리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말이나 글보다도 마음과 행동이리라.


예수나 부처는 마음과 행동을 앞세우고

그 다음에 말을 했으리라.

자기 말을 글로 남길 생각은 아예 없었으리라.   


어려운 학문, 법조문, 글, 말장난, 낱말놀이는

사람이 사람과 자연을 지배하는 도구가 아닐까.

문명, 문화라는 것마저 어찌 보면 지배의 도구가 아닐까.

미개하다는 농촌 공동체살이가 사람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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