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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6 조회수396 추천수1 반대(0) 신고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


내 어머니 말씀에 따르자면,

나는 아주 꼬마 때 말을 그렇게 잘

조잘댈 수가 없었다 한다.

그런데 아버지 친구분들이 와서 소주를 마시다가

나에게 술을 따라주니 술술 잘 마시니까

어, 요놈 봐라, 하면서 계속 술을 먹였다 한다.

그때 혼절한 다음부터 말을 조금씩

더듬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학생 때 속으로 고충이 심했고

친구들은 나를 말이 없는 사람으로 여겼다.

공부를 어느 정도 해서 그런지

놀림이나 따돌림은 당하지 않았다. 


그런 나도 4년 동안 노동야학에서

수학과 음악을 가르쳤다.

지금은, 찬성이만 옆에 없으면,

술만 몇 잔 먹여 놓으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막히지 않고 잘도 지껄이곤 한다. 


그런 내 결함 덕분인지,

나는 몸과 정신에 결함이 있는 사람,

따돌림 당하는 사람을 보면,

내 자신을 연민하듯, 연민을 느낀다.


나의 결함이 나에게는 축복이다.

못나 보이는 사람,

무시와 천대를 당하는 사람에게

애착하게 해 준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더라고,

없는 말주변을 벌충하려고

소설을 많이 읽고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하여 다섯 나라 말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겨 여러 출판사에서 많이 냈다.


바닥사람들 시각으로 쓴 어떤 번역물은,

성서에다 붙여서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읽어주었다.

그 내용이 눈물겨운 것이어서

신자들에게 얼마만큼은

좋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여겨 뿌듯하다. 


요즈음에는 일기 쓰는 기분으로,

권행이 말대로는, 잡글을

매일 한 개씩 써서 사이트

두 개에다 실으면

500명쯤이 읽어준다.

전자편지로도 보내는데

많이들 읽어준다.

놀랍고 고맙다.


말 잘하는 사람은 정치가, 국회의원,

교수, 교사, 성직자, 법조인 등이 된다.

신문, 방송 기자, 유명한 시인이나 소설가가

글을 쓰면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이 읽고 본다.


그런 똑똑하고 잘낫다는 사람들은

머저리마냥 신나라 하고 자랑하기 전에

무거운 책임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사람들을 해치고 아프게 하는 말을 하는 사람,

거짓 글, 작품을 쓰는 기자와 작가는

죽은 다음 무서운 벌을 받을 것이다.


말을 하건 글을 쓰건

한 사람에게라도 유익하고 이로워야,

사람들을 서로 위해주고 함께 살게 해야

말다운 말이고 글다운 글이리라.


남을 속이고 그릇 인도하는 말을 하고 글을 쓰느니

차라리 벙어리, 문맹인인 편이 나으리라.   

일생 동안 한 말, 쓴 글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자기가 져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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