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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나는 들으려고 하는가?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7 조회수666 추천수9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순 5주간 토요일 - 나는 들으려고 하는가?

 

 

 

저의 꿈은 어렸을 때부터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행복이 돈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닌데 우선은 돈이 행복의 중요한 조건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때부터 경영학과에 가야겠다고 결심을 했고 그 이후로는 생각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공부도 곧잘 하여서 시골에서 수원으로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도 성적이 괜찮게 나왔습니다. 괜찮은 대학의 경영학과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는 되었습니다.

그런데 3학년 2학기 때부터 성적이 급강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3시간 정도의 통학 왕복 시간 때문이었는지, 혹은 공부 방법이 잘못 되었는지 점점 성적은 떨어져갔고 심지어 입학시험 2달 전부터는 정신과에서 주는 약을 시험이 끝나는 날까지 먹어야 했습니다. 그 멀리 학교를 다니며 고생을 했음에도 보람이 없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대학에 들어갔는데 3학년부터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돈 몇 푼 더 벌려고 저렇게까지 아옹다옹 발버둥 쳐가며 살아야하는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평생 바라왔던 희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주님께서 저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인지 몰랐습니다. 다만 나의 계획이 무너지고 있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럴 때 동시에 ‘지금까지의 나의 계획이 완전히 잘못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던 사제의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 삶을 사는 것이 싫어져서 사제의 길이 보였는지 사제의 길이 보여서 그런 삶이 갑자기 싫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일은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다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가 나의 가장 위기였고 동시에 나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은총의 시기였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어떠한 상황에서건, 그것이 가장 안 좋아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나에게 말을 걸고 계심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자연을 통해서, 이웃을 통해서, 또 사건들을 통해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십니다. 다만 우리의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기 때문에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죽은 라자로까지 살리신 예수님의 인기가 너무 올라가기 때문에 기득권들이 회의를 소집합니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많은 표징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저자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모두 그를 믿을 것이고, 또 로마인들이 와서 우리의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민족을 짓밟고 말 것이오.”

사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자신들의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지 백성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겉으로는 백성을 걱정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을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마음이 정해지면 그것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작업은 매우 쉽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예수님이 반란을 일으키실 분은 아니셨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사실들로 그들이 예수님을 죽이는 정당한 이유를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이것은 대사자 가야파가 한 그 해의 예언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대신하여 죽는 것이 낫다는 말을 자신의 입으로 하면서 바로 그런 분이 예언서에 계시된 ‘메시아’이심은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사야서 53장에는 하느님의 종이 세상에 와서 세상 사람들의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대신 죽게 되리라는 예언이 나와 있습니다. 가야파는 대사제이면서 또 대사제로서 예언을 하면서도 자신의 예언을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하였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하느님께서는 가장 악한 사람에게서까지 예언을 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는 놀라운 교훈입니다. 비록 예수님을 죽이려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유다 종교의 지도자라는 이유만으로 예언을 하게 하셨다면 우리는 교회의 말을 얼마나 잘 따라야 하겠습니까? 교회는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움직이시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하느님을 바라보려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 가운데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하시려는 말씀을 절대로 알아듣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가장 악한 사람에게서까지 당신 뜻을 드러내보이듯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나에게 하는 모든 말들 안에 하느님께서 나에게 직접 하시는 말씀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그 말씀을 잘 알아듣고 또 그것이 하느님의 말씀임을 확신하여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물론 그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예수님도 돌아가시기 전에 그 확신을 더하기 위해 피땀 흘리며 기도하셨습니다.

만약 저도 그 때 주님의 부르심을 알아듣지 못했더라면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한 번의 선택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주님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원하시고 그 길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가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주님의 목소리를 그냥 넘겨가며 살지 않도록 항상 ‘오늘은 나에게 어떤 말씀을 하실까?’하고 주님께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도록 합시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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