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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추모시를 낭송하다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7 조회수412 추천수1 반대(0) 신고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추모시를 낭송하다
 
 
 
 
 



▲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 /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천주교 대전교구 차원의 추모미사가 26일 오전 10시 30분 대전현충원 현충관에서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 주례로 봉헌되었다.  
ⓒ 지요하 / 안중근 100주기  

천주교 대전교구는 26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현충원 현충관에서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 주례로 '안중근 토마스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를 거행하였습니다. 대전교구 차원의 이 기념미사에는 교구청에서 일하는 사제들과 특수사목을 담당하는 사제 20여 명이 참여했고, 500여 명의 신자들이 현충관을 꽉 메웠습니다.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정진석 추기경 주례로 서울대교구 차원의 기념미사가 거행되고,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여순 감옥에 가서 미사를 지내고 최덕기 전 교구장 주교가 수원교구 차원의 미사를 지내며, 경기도 안성 유무상통마을에서는 '안중근 토마스 장군 동상' 제막식 행사를 거행하는 가운데 대전교구에서는 국립 대전현충원 안에서 처음으로 미사를 봉헌한 것입니다.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는 안중근 의사의 옥중 자서전인 <안응칠역사>와 역시 옥중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안 의사의 의병활동과 구국투쟁은 천주교 신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 /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대전교구 차원의 기념미사에는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와 20여 명의 사제단, 500여 명의 신자들이 함께 했다.  
ⓒ 지요하 / 안중근 100주기 기념미사

또 안 의사가 순국한지 83년만인 1993년 고 김수환 추기경이 안 의사 추도미사에서 "독립전쟁 과정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은 그의 애국심을 나타낸 것이며 그리스도 교리를 위반하지 않은 정당방위였다"라고 선언하고 천주교 신자로서의 '복권'을 선포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습니다.      

기념미사 중간, 즉 '영성체 후 기도' 다음에는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대전교구 사무처장이신 곽명호 신부님이 안중근 의사의 약력을 소개했고, 이어서 '대전가톨릭문학회' 부회장인 제가 기념(추모)시를 낭송했습니다.  

대전 현충원 현충관에서 거행된 천주교 대전교구 차원의 '안중근 토마스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제가 낭송한 추모시를 소개합니다.


▲ 안중근 의사의 친필 사진 / 천주교 대젼교구 차원의 100주기 기념미사가 봉헌된 대전현충원 현충관 정문 앞에는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붓글씨 사진이 전시되었다.  
ⓒ 지요하 / 안중근 100주기 기념미사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 기념시


조국의 파란만장한 100년 세월을 안고,
오늘 부활하소서


                                                                                   
   지  요  하


안중근 토마스 의사님
당신은 법정 최후 진술에서
"개인 자격이 아닌 대한의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조국독립전쟁 중에 적장을 사살하고 체포된 것이니
국제법에 따라 포로로 대우하라"하셨습니다
죽음을 몇 시간 앞두고 먹물을 갈아 마지막으로
'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는 말을 남기셨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
나 비록 사형을 당하지만 군인으로 당당히 받아들일 것이다"하신
그 당당한 군인 정신 앞에 우선 깊이 머리를 숙입니다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 역을 울린 총성은
세계를 놀라게 한 대 사건이었습니다
천주교 신자인 당신은 거사 후
살인과 죄악을 거론하는 일본인 검사 앞에서
"평화로운 남의 나라를 탈취해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데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죄악이 되므로
나는 그 죄악을 제거한 것이다"라는 답변으로
뚜렷한 신앙관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습니다
의로운 분노는 거룩하고도 장엄한 것임을
몸소 증명해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함에도 당신이 조국을 위해 살신성인하신 그 해는
일제에 주권을 빼앗기고 강제 병합되고 말아
우리 역사에 '경술국치'라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0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부활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진정한 군인정신은
해방된 조국의 군인들에게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일제에 부역했던 군인들
국가와 대의에 충성하고 목숨을 바치기보다는
사조직에 더욱 충성하고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가짜 군인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어두운 세월 속에서
당신의 참 군인정신은 무가치한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당신의 의거는
투철한 가톨릭 신앙관에서 발현된 것임에도
고향에서 대접받지 못한 예언자들처럼
당신은 교회에서조차 부정되었습니다
목숨을 건 의병투쟁 중에도
묵주와 기도서, 축일표 등을 지니고 다니신 당신
옥중에서 쓴 자서전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성체를
'장생불사의 음식'으로 내세웠던 당신
그런 신앙심의 결실로
백척간두에 선 조국의 제단에
자신을 희생 제물로 내던지신 당신이건만
오랜 세월 교회는 당신을 단순 살인자로 간주하며,
한국교회의 자랑으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런 슬픈 현실 속에서도
당신의 옹골찬 기개와 높은 정신은
조국의 산하에 뜨거운 정기로 살아남아
알게 모르게 연면히 이어져서
50년 후인 1960년에는
4·19 혁명이라는 민주주의 금자탑을 쌓아올렸고
70년 후인 1980년에는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위대한 산봉우리를 이루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민족정기의 표상이신 안중근 토마스 의사님
당신 순국 100주년이 되는 올해 2010년은
4·19 혁명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당신 순국 100주년 안에
처절하면서도 자랑스러운 두 역사의 산봉우리가
마디숫자를 안고 우뚝 자리해 있음에
가슴 뜨거운 감회 속에서
당신의 부활을 예감하고 목도합니다
우리 교회는 오늘 처음으로
서울 명동성당에서, 또 대전 현충원에서
전체 교회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리는 추모미사를 거행하고 있습니다
또 경기도 안성 유무상통마을에서는
안중근 토마스 장군 동상 제막식이 거행되고 있습니다
100년의 결실인 오늘
거룩한 미사성제, 예수 그리스도님의 현존 안에서
당신 부활을 확인합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오늘에 더욱
참혹한 혼돈의 세월을 겪고 있습니다
국민의 깨어 있는 의식, 양심과 의로움,
민족정기의 대 발현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때
민족정기의 화신 안중근 토마스 의사님
오늘의 순국 100주년 기념 대미사를 기해
이 나라에 뜨겁게 부활하소서
당신의 담대한 기개
하느님 신앙에서 발현하는
높은 정신과 진정한 애국심이
우리나라 온 누리에 힘차게 펼쳐지게 하소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는
저희 모든 후손들이
참다운 하느님 백성이 되고
뜨겁게 조국을 사랑하는
깨어 있는 국민들이 되게 하소서
100년 전 안중근 토마스 의사님의 순국이
100년 전 경술국치를 더욱 명료히 기억케 하며
우리가 아직도 이루지 못한 친일 청산을 더욱 힘차게 추동하며
열린 사회, 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는 가운데
민족의 평화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됨을
오늘 새롭게 자각하면서
오늘의 기념 미사를 허락하고 이끌어 주신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아멘!  


▲ 추모시 낭독 / 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천주교 대전교구 차원의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 중의 '추모식' 순서에서 내가 추모시를 낭송했다.  
ⓒ 지요하 / 안중근 추모시


10.03.27 17:17 ㅣ최종 업데이트 10.03.27 17:18
출처 : 안중근 장군 순국 100주년 기념미사에서 추모시를 낭송하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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