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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28일 야곱의 우물- 루카22,14-23.56/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28 조회수367 추천수7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14시간이 되자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함께 자리에 앉으셨다. 15그리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고난을 겪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파스카 음식을 먹기를 간절히 바랐다. 16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파스카 축제가 하느님의 나라에서 다 이루어질 때까지 이 파스카 음식을 다시는 먹지 않겠다.” 17그리고 잔을 받아 감사를 드리시고 나서 이르셨다. “이것을 받아 나누어 마셔라. 18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제부터 하느님의 나라가 올 때까지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결코 마시지 않겠다.”
 
19예수님께서는 또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사도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0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방식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21그러나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지금 나와 함께 이 식탁에 앉아 있다. 22사람의 아들은 정해진 대로 간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23그러자 사도들은 자기들 가운데 그러한 짓을 저지를 자가 도대체 누구일까 하고 서로 묻기 시작하였다. 24사도들 가운데에서 누구를 가장 높은 사람으로 볼 것이냐는 문제로 말다툼이 벌어졌다.
 
25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민족들을 지배하는 임금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민족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자들은 자신을 은인이라고 부르게 한다. 26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 … ) 31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처럼 체질하겠다고 나섰다. 32그러나 나는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돌아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 33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과 함께라면 감옥에 갈 준비도 되어 있고 죽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34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베드로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 … )
 
39예수님께서 밖으로 나가시어 늘 하시던 대로 올리브 산으로 가시니, 제자들도 그분을 따라갔다. 40그곳에 이르러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41그러고 나서 돌을 던지면 닿을 만한 곳에 혼자 가시어 무릎을 꿇고 기도하셨다. 42“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23,44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46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47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하고 말하였다. 48구경하러 몰려들었던 군중도 모두 그 광경을 바라보고 가슴을 치며 돌아갔다.
 
49예수님의 모든 친지와 갈릴래아에서부터 그분을 함께 따라온 여자들은 멀찍이 서서 그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50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의회 의원이며 착하고 의로운 이였다. 51이 사람은 의회의 결정과 처사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유다인들의 고을 아리마태아 출신으로서 하느님의 나라를 기다리고 있었다. 52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내 달라고 청하였다. 53그리고 시신을 내려 아마포로 감싼 다음, 바위를 깎아 만든 무덤에 모셨다. 그것은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무덤이었다. 54그날은 준비일이었는데 안식일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55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과 함께 온 여자들도 뒤따라가 무덤을 보고 또 예수님의 시신을 어떻게 모시는지 지켜보고 나서, 56돌아가 향료와 향유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안식일에는 계명에 따라 쉬었다.
 
 
 
 
시작 기도
하느님 ‘아빠, 아버지’, 이 수난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고통을 겪을 때 아버지의 사랑과 아들의 사랑을 떠올릴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이끌어 주십시오.

독서
생애 마지막에 예수님은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 겪는 온갖 고통 중에 가장 잔인한 고통의 시험을 한꺼번에 체험합니다. 이 상황에서 예수님은 절대적 마음의 고독을 안고 아버지께 기도하면서, 아버지와 함께 당신 수난을 짊어집니다. 기도의 복음사가인 루카는 예수님의 수난을 하느님이 받아들이신 ‘기도’로 표현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그분 삶의 논리를 벗겨냅니다. 예수님은 기도하시면서 살았고, 기도하시면서 죽습니다.

죽음을 앞둔 이별의 날, 예수님은 사도들과 최후 만찬을 드시면서 빵과 잔을 들고 “감사를 드리시고” (22, 17. 19) 당신을 기억하여 이를 행하라고 사도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시편에서 감사기도는 하느님이 심각한 위험에서 구출하거나 자유롭게 해준 것 때문에 하느님께 바치는데, 이제 예수님은 반대로 인간의 죄를 사하기 위해 대신 죽음의 제물로 그분의 몸을 봉헌하는 감사기도를 바치며 십자가로 향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섬기는 사람이 되어라.’는 말씀이 담긴 긴 담화를 하신 후(22, 24 – 38) “늘 하시던 대로” (22, 39) 평생 사랑했던 기도처, 올리브 산에 “혼자 가시어 무릎을 꿇고” (22, 41) 고뇌에 싸여 간절하게 ‘아빠, 아버지’께 탄원기도를 바칩니다.(히브 5, 7 – 10) 생애의 극단적인 순간에 예수님은, “공포와 번민에 휩싸여” (마르 14, 33) 기도하시면서 아버지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맡길 수 있는 마음으로 차츰 변형되어 갑니다. 그리고 기도 후에 용기에 찬 마음을 가지고,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루카 24, 46) 십자가로 향합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는 말은 루카복음에서 예수님 생애의 축을 형성하는 말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단순하게 말하면 하느님께 대한 표현인데, 하느님이 스스로 행동하신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이 행하시는 대로 그대로 따르기로 한 예수님의 기도는 하느님이 개입하시어 살려주시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동반합니다. 아버지는 지금 예수님이 기도 안에서 그분께 맡기는 이 삶을 다시 부활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편 16, 10; 사도 2, 27: 13, 35) 나중에 십자가 밑에 있던 백인대장이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23, 47)라고 고백하고 하느님을 찬양하는데, 십자가에 달린 죄인인 예수님이 의인이 되는 조건은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 온전히 열려 있던 그분의 마음이라는 것이 이 겟세마니 기도에서 암시하고 있습니다.

백성에 둘러싸여 십자가 사건은 진행됩니다. 처음에 백성은 ‘해골’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예수님을 따라오지만, 중간에 와서는 침묵을 지키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멀찍이 떨어져 예수님이 죽어가는 광경을 바라볼 뿐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예수님은 이 절대적 고통의 순간에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그분은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려는 사람들을 위해 아버지께 중재기도를 바칩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23, 34) 중재기도는 일반적으로 “의인의 기도” (야고 5, 16; 1베드 3, 12)로 알려져 있었는데, 예수님이 하신 이 기도는 죄인으로 선고받은 분이 실은 의로운 분이심을 드러냅니다. 동시에 이 기도로 예수님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하느님 ‘아빠, 아버지’ 한테서 멀어진 사람들을 아버지한테로 데려가기 위해 바친 당신의 공생활을 요약합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죽기 전에, 생애 마지막으로 평생 그분의 입술과 마음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았던 ‘아빠, 아버지’ 께 모든 것을 맡기는 깊은 신뢰의 기도를 바칩니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23, 46; 시편 31 참조) 루카는 예수님이 하신 첫 말씀을 “…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2, 49)로 기록하는데, 예수님이 죽기 전에 하신 마지막 말씀도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깁니다.” (23, 46)라는 기도였다고 함으로써, 아버지의 뜻과 계획에 대한 ‘하느님 아들’ 의 순종이 루카가 전하는 예수님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루카는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였던 분의 사명을 완성하는 것으로 예수님의 죽음을 소개합니다.(24, 19) 이렇게 메시아, ‘사랑하는 아들’이 인간 사회에서 거부당하고, 배반당하고, 십자가형에 처해 죽은 것을 통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계획이 절정에 이릅니다. 수난 이야기는 우리에게 가장 훌륭한 ‘신학적 장소’입니다. 그 안에서 하느님 아들의 얼굴과 아버지 얼굴이 같이 계시되고, 죽음 후에 우리 마음 안에 보내주실 생명을 주는 힘이신 성령이 그 안에 이미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성찰
예수님의 고통은 우리의 모든 고통을 없애지는 않지만, 예수님으로 인해 ‘하느님의 딸과 아들’ 이 된 우리에게 생애의 고통스런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야 하는지 본보기가 됩니다. 그분이 죽음 후에 보내시는 “그리스도의 영” (필리 1, 9)인 성령은 우리 마음 안에 머물면서, ‘하느님, 아빠 아버지의 뜻’에 맞는 자세가 우리 마음 안에 자라나도록 우리를 위해 기도하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로마 8, 26 – 30)

기도
주님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생각하시어 저를 이끌고 인도하소서.(시편 31, 4)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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