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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2 조회수824 추천수13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성주간 금요일 - 왜 나를 버리셨나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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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들은 남들에게 악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죄책감도 못 느끼고 그들에게 당하는 사람들보다 더 초연하게 살아가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남들에게 많은 해악을 주고도 남보란 듯이 잘 살아가는 사람들도 우리 주위에 적지 않게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어가서 충전기를 연결하고 잔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핸드폰을 알람으로 사용하는데 그 다음날은 알람이 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늦게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배터리가 완전히 나가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충전기가 전원 코드에서 빠져있는 것을 모르고 그냥 꽂고 잤던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론 아무 이상이 없게 보일지라도 악인들은 하느님과 실제적으로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죽어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하느님과의 단절이 곧 지옥입니다. 지옥은 하느님은 못 보는 고통이고 천국은 하느님을 직접 보는 행복을 의미합니다.

악인은 그래서,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라도, 실제로는 의인들이 누리는 단 한 시간의 평화도 평생 누려볼 수 없습니다.

 

목요일 밤부터 부활 전까지 예수님은 아버지와 단절이 되십니다. 예수님은 이 때 지옥의 고통을 체험하시고 실제로 죽음 이후에 지옥에 내려가셔서 부활을 기다리셨습니다. 성 바실리오 성인에 의하면 이 때 아버지는 하늘에 계시고 아들은 생명이 없는 죽은 이들의 세계에 계시고 두 분을 이어주어야 할 사랑의 성령님은 두 분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 채 눈물 흘리고 계시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이 더 이상 사랑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아버지와 아들은 성령 안에서 하나로 사랑이 되는 분들이신데 아버지는 아들을 죄인처럼 버리셨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세상의 모든 죄를 뒤집어쓴 이상 사랑할 대상이 아닌 벌을 주어야 할 대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아버지는 사랑대신 아들에게 십자가의 고통을 선사합니다. 아들은 그런 아버지께 이렇게 부르짖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왜 저를 버리셨나이까?”

사랑 자체이신 분이 사랑이 깨어져 서로 멀리 떨어지는 고통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저 머리로만 상상해볼 뿐입니다. 이별의 고통이 얼마나 컸기에 겟세마니에서 온 땀구멍으로 피가 역류하여 흘러야 했는지 우리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지옥이란 바로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은 공간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를 대신하여 지옥의 고통을 체험하시고 우리의 죗값이 무엇인지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잃은 지옥의 고통까지 맛보아야 참으로 하느님을 배반한 인간의 죄를 완전하게 보속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고통으로 모든 고통이 끝난 것처럼 생각 할 수 있겠으나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하느님 아버지와 이별하여 있는 고통을 계속 겪는 것입니다. 부활하여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잡으려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아버지께 돌아가야 하니 당신을 잡지 말라고 하십니다. 즉, 그 때까지도 아버지와 떨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해 본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압니다. 사랑하면 함께 있어야합니다. 그래서 혼인하여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배신을 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홀로 남은 사람은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습니다.

우리는 이 고통을 죄를 지을 때마다 하느님께 드립니다. 하느님께서 고통스러워하시는 것은 죄 자체보다도 그 죄로 인하여 사랑하는 인간이 당신을 등지는 것입니다. 인간은 어쩌면 온전한 사랑을 잘 모르기에 덜 고통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을 잃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셔야 할 고통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사랑하는 분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고통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이 하느님을 한 번 이상은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그 고통을 당신 아들에게 지우셨습니다.

그러면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아들만 괴로웠을까요? 아버지도 아들과 이별함으로써 같은 고통을 당하십니다. 인간의 죄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하느님께 드렸는지 인간이 좀 느끼고 죄로부터 돌아와 다시 당신을 사랑해 줄 것을 원하시기 때문이었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낮엔 미사가 거행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께서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즉, 죄로 인한 하느님과의 단절, 즉 지옥의 시간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하느님이 없는 침묵이 누구로부터 비롯되었고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절실하게 깨닫고 새로운 하느님의 아들로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부활할 때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성삼일을 조금이나마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고통을 당하셨던 그리스도의 죽음에 참여하고 감사하며, 또한 그 죄의 실상을 체험하고 다시 겸손한 모습으로 부활 할 것을 희망해야 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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