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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잔잔한 물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2 조회수402 추천수2 반대(0) 신고

 

 

잔잔한 물


인내와 절제는 영적·인간적 성숙을 위한 조건이다.
스스로 절제하고 진리를 마주할 용기를 지닌 사람은 성숙하다.
독방에서 잔잔한 물에 자신의 얼굴을 또렷이 비추어 보는

 수도승의 이야기는 이에 대한 비유이다.


사이 좋은 세 명의 친구가 수도승이 되었고,

이들 각자는 좋은 일을 하기로 계획했다.


첫째 수도승은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라는 성경 말씀대로,
분쟁 중인 사람들을 평화로 이끌겠다고 했다.


둘째 수도승은 병자를 돌보겠다고 했고,

 

 셋째 수도승은 평온하게 지내기 위해서

사막으로 가겠다고 했다.

다투는 사람들을 도와주던 첫째 수도승은
그들 모두를 도울 수 없음을 깨닫고는 좌절했다.

그는 병자를 돕는 둘째 수도승에게 갔지만,

그 역시 지쳐 있었다.

 
둘째 수도승 역시 자신의 의도를

다 성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사막으로 간 셋째 수도승을

 찾아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들은 셋째 수도승에게

자신들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그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달라고 청했다.

셋째 수도승은 한동안 침묵한 뒤

대접에 물을 붓고는 그 안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얼마 후 그는 다시 들여다보라며 말했다.


"자, 보게. 물이 얼마나 잔잔해졌는지."
그들은 물그릇 안을 바라보면서 마치

거울에서처럼 자신들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자 셋째 수도승이 말했다.

"사람들 사이에 머무는 것도 이렇다네.
사람 사이에 있는 자는 불안과 혼란 때문에

자신의 죄를 보지 못한다네.


그러나 조용히 머무는 자,

특히 고독 속에 머무는 자는 곧바로

자신의 허물을 보게 되지."

이 이야기는 구체적인 이웃 사랑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돕는 행위에 숨어 있는 위험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간혹 우리는 온 세상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우월 의식과 교만이 숨어 있다.

인내와 절제,

독방에 머물며 침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그릇 속의 물이 잔잔해지면,

우리는 그 안에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Buch der Lebenskunst 「삶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안톤 리히테나우어 엮음

 이온화 옮김/ 분도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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