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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 - 4.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4 조회수380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4.4 예수 부활 대축일

                                                                                        

사도10,34ㄱ.37ㄴ-43 콜로3,1-4 요한20,1-9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

 

 

 

우리의 신앙의 기초는 주님의 부활입니다.

하여 우리의 신앙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부활 신앙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전 존재에 배여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 부활 신앙이

거칠고 험한 세상살이에도

좌절하지 않고 살게 하는 내적 힘의 원천입니다.

 

온갖 세상의 파도와 풍화작용에도 몸과 마음 하나 다치지 않게 합니다.

바로 이게 부활 신앙의 기적입니다.

 

저는 어제 부활 성야에 그 사실을 체험했습니다.

22년 동안 여기 수도원에 살다보니

여기 수도원의 하느님께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사는 분들을 꽤 많이 대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어제 체험도 이 분들 중의 하나입니다.

두 남매를 힘겹게 키우는 자매님인데

그 자매님은 약한 여자의 홀몸으로

약 15년 동안 참으로 산전수전 다 겪으며

그 두 남매를 훌륭히 키워냈습니다.

 

힘들 때 마다 수도원을 찾아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던 믿음의 자매였습니다.

어제 마침 부활 성야 미사 후 음식을 들며

오랜만에 그분의 두 남매들을 만났습니다.

예전에 보았을 때는 중학생이었는데

지금은 20대 후반의 건장한 청년들이 되어있었습니다.

 

그 자매님은 물론이고

아주 밝고 활달한 건강한 모습의 자녀들이었습니다.

참 자유로워 보이고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그동안 겪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은 하나 다치지 않은 어머니와 두 남매였습니다.

세상 파도와 풍화작용이 비껴 간 것처럼 보이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부활신앙의 기적입니다.

하느님께서 친히 보호자 되시어 이 가족을 지켜 주신 것입니다.

어제 부활 성야에 새삼 깨달은 진리입니다.

 

 

 

부활 신앙은 원천은 사랑입니다.

 

누구나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주님 부활을 체험합니다.

사랑할 때 보인다는 말도 있듯이

참으로 주님을 사랑할 때 주님의 부활을 체험합니다.

다 식어도 식지 말아야 할 것은 주님께 대한 열렬한 사랑입니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입니다.

이런 주님께 대한 사랑 있어야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고

세상 파도와 풍화 작용에도 몸과 마음 온전히 보존됩니다.

오늘 복음을 봐도 분명히 들어납니다.

막달라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있다는 말을 듣고 달려온

베드로와 다른 애제자 중 주목할 분은 다른 애제자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부탁할 만큼

유독 주님의 사랑을 받았던 애제자였고

주님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애제자임은

다음 대목에서도 그대로 들어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주님에 대한 궁금증에 베드로보다 빨리 달린 애제자,

바로 주님께 대한 사랑의 발로입니다.

이어 계속되는 대목에서는

애제자의 겸손한 사랑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수제자 베드로를 배려한 애제자의 겸손한 사랑입니다.

이 다른 제자인 애제자는 베드로 다음에 들어갔고

그는 빈 무덤의 상황을 일견하는 순간 ‘보고 믿었다.’합니다.

주님 사랑이 가득했던 애제자는

빈 무덤을 보는 순간 즉각 주님 부활을 믿었습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은 곧 부활 체험으로 직결됨을 봅니다.

 

누구나의 부활 체험이 아닌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기를 발현하시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사도행전에서의 다음 베드로의 힘찬 주님 부활 설교가 이를 입증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모든 백성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증인으로 택한 제자들은 누구보다 주님을 사랑했고

주님의 사랑을 받았던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이었습니다.

 

 

주님의 부활 체험이, 부활 신앙이

참된 회개를 촉발하고 놀랄만한 내적변화를 이루어 줍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베드로를 보십시오.

온갖 두려움과 불안이 말끔히 걷힌 용감하고 활력 넘치는 모습입니다.

주님 부활 체험이, 부활 신앙이 베드로를 신앙의 용사로 만들었고

마침내 주님을 위한 순교까지 이끌었습니다.

 

우리 역시 지난 사순시기

사랑으로 주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왔고,

마침내 사순시기의 절정임 성삼일 전례를 통해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체험했고,

마지막 부활 성야 주님의 부활과 더불어

우리 역시 주님과 함께 부활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오로가 부활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십니다.

힘차고 고무적인 내용이라 전부 인용합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땅의 세상 현실에 살 되

눈길은 보이지 않는 저 위에 있는 그리스도께 두고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래야 세상 탐욕이나 물욕에서 벗어나

초연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땅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뺏기지 말고

위에 있는 것들을 깊이 마음에 새기면서

지금 여기서 천상적 삶을 살라는 주님의 초대 말씀입니다.

역설적으로 위에 있는 것에 마음을 쓸 때

무욕의 지혜로 지상에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나실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죽었고,

주님과 함께 부활한 우리들입니다.

우리의 생명은 무엇입니까?

사도 바오로가 우리 생명의 정체를 밝혀 줍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는 우리의 참 생명입니다.

그러니 그리스도 없이는, 하느님 없이는

우리의 참 생명은, 참 나는 해명되지 않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놀랍게도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라 선언하십니다.

그리스도를 모신 사람만이 참 생명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리스도를 모시지 않은 사람은

그 사람 안에 참 생명이 없으니 살아있어도 살아 있다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 역시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이게 바로 부활 신앙의 마지막 열매요 우리 궁극의 희망입니다.

 

이 거룩한 부활 대축일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

우리의 생명이신 부활하신 그리스도님의 말씀과 성체성혈을 모심으로

생명 충만한 참 나를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구원의 축복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과 평화가

형제 여러분 모두에게 충만하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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