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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보고 믿었다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6 조회수949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늘에서 하느님을 모시고 있는 천사들도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지켜보았을 것이

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놀랬을 것이다. 그들이 모시던 주님이 죽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람들에겐 주님의 부활이 신비이지만,

천사들에겐 주님의 부활이 신비가 아니라,

주님이신 분의 죽음이 신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된다.

주님의 부활을 목격할 첫 번째 증인으로 여인에게 파견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성서는 첫 증인으로 마리아 막달레나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이렇게 전해주고 있다.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무덤에 가서 막달레나가 본 것은 빈 무덤이었다.

그 안에는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마리아는 너무나 놀랬다.

그리고 달려갔다.

베드로와 요한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부활을 전하기 위해 달려간 것은 아니었다.

마리아는 여전히 예수님이 죽어있다고 생각하고

예수님 시신이 없어진 놀라운 사건을 전해주기 위해 달려갔을 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두 제자도 벌떡 일어나 황급하게 달려갔다.

여기서도 천사들은 놀랐을 것이다.

예수님이 십자가를지지 못하도록 유혹했던 사람,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배신했던 베드로가

사도들 중 가장 먼저 부활의 증인으로 선택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서는 아직 두 제자도 마리아 막달레나도

예수님의 부활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증언하고 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

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활 증인의 첫 번째가 여인이고 주님을 배신한 사람이었다는 사실과

부활체험의 더디게 일어난다는 사실은

아직도 불완전한 신앙여정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된다.

부활을 체험하고 믿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직 제자들 마저도

이렇게 무지하고 무식했을 뿐만 아니라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야 믿게 되었으니

한 번도 예수님을 보지 못한 우리들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 가지 가르침을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베드로가 요한 보다 먼저 달려간 제자는 요한이라고 한다.

먼저 무덤에 도착했지만 무덤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고,

뒤에 도착한 베드로가 무덤 안으로 들어가서 아마포가 놓인 것과 수건이 개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 다음 요한도 무덤에 들어가서 수건이 잘 개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수건이 잘 개켜져 있다는 것과

예수님의 시신을 감쌌던 아마포가 벗겨져 있다는 것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마태오 복음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이튿날 곧 준비일 다음 날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함께 빌라도에게 가서

 말하였다.

“나리, 저 사기꾼이 살아 있을 때,

‘나는 사흘 만에 되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한 것을 저희는 기억합니다.

그러니 셋째 날까지 무덤을 지키도록 명령하십시오.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 내고서는,

‘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 하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이 마지막 기만이 처음 것보다 더 해로울 것입니다.” (27,62이하)

 

이 말대로 만일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쳤다면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아마포를 벗겨내지도 못했을 것이고

또 벗겨냈다 하더라도 아마포를 남겨놓지도 않았을 것이고,

수건을 따로 잘 개켜둘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사실을 “보고 믿었다”고 오늘 복음은 전해주고 있다.

아직 불완전한 믿음이지만 깊어지고 뜨거워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보는 것”이란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보여진다.

 

예수님의 무덤 안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보고,

다시 보고,

마음으로 다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성전 안으로 들어가서 성체 등이 켜진 것과,

예수님의 무덤을 상징하는 제대가 놓여져 있는 것과,

성모상이 있는 것과,

십자가가 있는 것과,

감실이 있는 것과,

우리 앞에 성서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보아야 한다.

 

보되 그냥 보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자세히 보고,

다시 또 보고, 마음으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면 거기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도 있고,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도 있고,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을 느낄 수도 있게 된다.

 

그래야 우리 믿음이 깊어지고 뜨거워지고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도 더 잘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엠마로오 가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나타나서

당신에 관한 성서 말씀을 들려주시고 해석해주셨을 때 두 제자도 이렇게 말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

르지 않았던가!”

 

여러분도 자주 성서말씀을 다시 보고 읽어서

마음 속에 뜨거운 감동이 느껴지고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을 더 깊이 체험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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