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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7 조회수965 추천수17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4월 7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He took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With that their eyes were opened and they recognized him,
but he vanished from their sight.
(Lk.24.30-31)
 
 
제1독서 사도행전 3,1-10
복음 루카 24,13-35
 
어제 전남 여수 지역으로 저희 본당 구반장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저녁 미사 관계로 저와 보좌신부는 비행기를 타고서 먼저 본당으로 돌아오는 중이었습니다. 사실 1박 2일간의 구반장 연수였기 때문에, 너무 많이 피곤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에 타자마자 곧바로 잠이 들었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갑자기 누군가가 제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지요. 그곳에는 이제 막 돌이 지났을 듯 한 아이가 할머니의 무릎 위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에게 “아기야, 여기 치는 거 아냐?”하면서 웃으며 경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아기는 제가 잠들만 하면 뒤통수를 한 번씩 치는 것이 아니겠어요? 피곤했지만 언제 또 제 뒤통수를 때릴지를 몰라서 계속 불안해하며 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점점 화가 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를 때리는 이 아이보다 아이를 안고 있는 할머니에게 화가 나더군요. 자기 손자의 기를 살려 주려고 하는지 전혀 주의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계속해서 손자에게 잘 한다는 이야기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저에게 피해를 준 것은 이 아이였지요. 그러나 피해를 준 아이의 행동보다 더 미운 것은 할머니의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주님이 싫어하는 사람도 이렇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죄 짓는 사람보다는 죄를 묵인하고 사랑을 실천하는데 무관심한 사람을 더 싫어하시지 않을까요? 이렇게 죄를 묵인하는 사람은 스스로 죄를 짓지 않는다 할지라도, 죄를 이 세상에 확장하는데 한 몫을 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랑에 무관심한 사람 역시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나라를 완성시키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님께서 싫어하실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어제 복음과 마찬가지로, 막달라 여자 마리아처럼 이 두 제자들 역시 예수님과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었음에도 불구하고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 행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분명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꾸짖기보다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또한 주님의 사랑을 끝까지 실천해야 할 제자가 포기하고 돌아가는 것이지요. 이런 상태에서는 주님을 알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각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스스로 죄를 짓지 않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의 죄 역시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또한 사랑이 이 세상에 넘치도록 열심히 살아가지 못한다면 우리 곁에 계신 예수님을 절대로 체험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신이 활발하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고, “이게 진짜 나다.”라고 말하는 내면의 소리가 들려나오는 특정한 정신적 태도를 찾아라. 그리고 그러한 태도를 찾았으면 따르라(월리엄 제임스).







관객에 지나지 않습니다(‘좋은 글’ 중에서)

길을 가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누가 달려가 그 짐을 받아 듭니다. 전 오늘도 바라만 봅니다. 전 오늘도 관객에 지나지 않습니다.

달려오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살짝 부딪쳤습니다. 분명 오토바이가 잘못했습니다. 근데 도리어 그분이 화를 냅니다. 전 그냥 못 본 척 지나갑니다. 전 오늘도 관객에 지나지 않습니다.

꼬마가 울고 있습니다. 길을 잃었나 봅니다. 전 그냥 측은한 듯 바라만 봅니다. 꼬마는 여전히 울고 있습니다. 전 오늘도 관객에 지나지 않습니다.

버스를 타기 위해 할머니 한분이 뛰어 오십니다. 아저씨가 그냥 출발합니다. 나는 그곳에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 전 오늘도 관객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 언제쯤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요. 관객이 아닌 배우로…….

내일은 기대해 봅니다.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Gira Con Me  - Josh Gr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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