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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어나 걸으시오” - 4.7,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7 조회수335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4.7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일어나 걸으시오”

 

 

어제 하루 휴가를 내어

시골에서 요양 중인 형님을 문병하고

오가면서 창밖의 풍경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하늘, 산, 강, 들과 잘 조화된

아름다운 집을 찾기 위해서였지만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시나 전설, 이야기들이 생기기 힘들 정도로

조화가 깨져가고 있는 시골이었습니다.

옛날에는 집을 지을 때도 주변의 산수를 보며

자연과 조화된 겸손하고 아름다운 집을 지었는데

요즈음은 이런 주변 자연환경에 대한 배려가 없는

부조화의 집들이 무언의 폭력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 영혼이 없는 집들도 있겠구나.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영혼 없는 집에서 살고 있는가.

  작고 아담한 주변과 잘 조화된

  영혼 가득한 겸손한 집이 있는가하면

  크고 화려하나 주변과 전혀 되지 않는

  영혼 없는 시끄럽고 교만한 집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어릴 적 시골집들은 작고 소박해도 그 집을 보면

그 안에 누가 살고 있는지 환히 알 수 있는

영혼 가득한, 이야기 거리도 많은 집들이었습니다.

보이는 집들과 보이는 사람들이 흡사하다는 생각입니다.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그 고유의 독특함을 지니는 집들이 아름답듯이

사람들 역시 공동체와 조화를 이루면서

그 독특한 개성을 발휘할 때 아름답습니다.

 

보이는 집들의 영혼은 사람들입니다.

영혼이 아름다워야 사람의 육신의 집인 몸이 아름답듯이,

집 안에 사는

집의 영혼과도 같은 사람들이 아름다워야 집도 아름답습니다.

 

‘어린왕자’ 라는 책을 보면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 사막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품고 있기 때문이라 말도 있듯이,

보이는 집들의 아름다움 역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영성을 반영합니다.

 

정말 아름다운 영혼의 사람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모신 사도 베드로 같은 사람들입니다.

진정 깨어있는, 살아있는 영혼의 사도 베드로입니다.

이런 이들이 참으로 부자들입니다.

아무리 많은 소유를 지녔어도

영혼이 죽어 있으면 참 가련한 육적 인생입니다.

사도 베드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성전 문 곁에 자선을 청하는 불구자입니다.

그대로 타성에 젖은 나태한,

영혼이 죽어있는 영적 앉은뱅이 불구자를,

하루하루 아무 생각 없이 거지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우리를 보시오.”

사도 베드로는 우선 불구자와 눈을 맞춘 다음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선사합니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그러면서 그의 오른 손을 잡아 일으키자

그는 즉시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걷습니다.

사도들 일행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며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비로소 영적 불구의 치유입니다.

스스로 일어나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영혼 가득한 인간이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영육의 온전한 치유로

아름다운 사람으로 새롭게 부활한 불구자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죽음으로 침통해 하는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아름다운 사람들로 부활합니다.

주님께서 떼어 주신 빵을 먹고

눈이 열려 주님을 알아 본 두 제자들의 고백입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러니 오늘 복음은 그대로 미사전례의 구조와 은총을 보여줍니다.

전반부가 주님의 성경말씀 풀이로

마음이 타올랐던 말씀의 전례 부분이라면

하반부는 성체의 발을 나눠주시는 성찬전례에 해답됩니다.

 

매일 미사 전례를 통해

말씀과 성체은총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영육은 치유되고 성령 충만한

아름다운 사람들로 새롭게 부활하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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