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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8 조회수1,011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4월 8일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
 

 
 
 The faith that comes through it
has given him this perfect health,
in the presence of all of you.
(Acts.3.16) 
 
 
 
제1독서 사도행전 3,11-26
복음 루카 24,35-48
 
어제 점심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해서 보좌신부와 볼링을 치러 갔습니다. 사실 얼마 전 볼링을 칠 때 무리를 해서인지 계속해서 손목이 좋지 않았지요. 그래서 제대로 볼링공을 던질 수 있을까 걱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던지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볼링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요? 평소 평균 점수에서 30점 이상의 높은 점수가 나온 것입니다. 볼링장 주인 형제님께서는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신부님, 오늘은 자세가 아주 좋으세요. 몸에 힘도 많이 빠졌고요……. 이 정도 컨디션이면 국가대표가 와도 신부님께는 안 되겠는데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손목이 아프기에 컨디션이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점수도 잘 나오고, 자세도 좋다고 하니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아마 손목이 아파서 힘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힘을 주고 싶어도 손목 때문에 힘을 줄 수 없었고 그래서 부드럽게 공을 던질 수가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제까지는 있는 힘껏 볼링공을 던졌고 그 결과 힘만 들뿐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어떠한 운동경기든 다 그렇지요. 몸에 힘이 잔뜩 들어 있으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몸에 힘을 뺀 부드러운 자세를 가지라고 하지요. 이는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에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온전히 느낄 수가 없습니다. 대신 내 몸의 힘을 쫙 빼고 하느님께 온전히 나의 모두를 내어 맡길 때 하느님의 그 뜨거운 사랑을 우리 삶 안에서 체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 이후의 제자들 모습이 바로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의 말을 통해 예수님 부활 소식을 미리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믿지를 못하지요. 세속적인 생각과 의심으로 인해 주님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힘이 잔뜩 들어간 모습입니다.

이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는 말씀과 함께 직접 등장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손과 발을 보여주면서 의심으로 단단하게 굳은 마음을 벗어버리고 주님을 믿고 따를 것을 명하십니다. 베드로 사도 믿음에 대해 역시 제1독서를 통해 말씀하시지요.

“그분에게서 오는 믿음이 여러분 모두 앞에서 이 사람을 완전히 낫게 해 주었습니다.”

단단하게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 주님을 세상에 알리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는 솜처럼 부드러운 마음, 스펀지처럼 주님을 쏙쏙 들이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바로 주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입니다.




질투는 일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도 올바르게 보지 않는다.(유태 격언)






직원들을 신뢰하라(프레드 드루카, ‘작게 시작하여 크게 성공하라’ 중에서)

어떤 기업이든 최고의 자산은 직원이다. 나 역시 그동안의 경영 과정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로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만일 나와 같이 힘든 과정을 통해 신뢰의 중요성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다음의 일화에 상당한 공감을 표시할 것이다.

어느 날 밤, 서브웨이의 한 지점에 들린 나는 계산대 뒤쪽이 온통 음식 찌꺼기로 어질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혼자 일하고 있던 직원을 호되게 나무랐다.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인가? 빨리 깨끗이 치우게.”

그를 도와 함께 주변을 정리한 뒤, 나는 단호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게.” 그리고 가게를 떠났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한 가지 소식을 접하고 적잖이 놀랐다. 바로 그 가게가 최단기간에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었다. 그제야 나는 계산대 뒤가 더러웠던 이유는 그 직원 혼자서 손님들을 응대하느라 일손이 부족해서였다는 것과 내가 가게에 들어서기 직전까지 수많은 손님들이 다녀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에게는 가게를 청소할 시간이 없었지만, 나는 그에게 변명할 시간도 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이 틀림없었다.

그날 밤, 나는 그 직원에게 사과하기 위해 다시 그 지점을 방문했다. 나를 본 그는 신경 쓰지 말라고,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그의 심기가 불편하리라 생각하고 다시 한 번 다독였다.

“자네 정말 괜찮은가?”

“사실 그 일로 기분이 나빴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고는 그날 나로 인해 무척 화가 났으며 그 생각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기분은 한두 시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뭔가 화풀이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사장님이 여기를 떠난 뒤, 전 부엌으로 가서 1갤런이나 되는 식용유를 하수구에 부어 버렸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직원들을 믿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때 알게 되었다.
 
 
 
 

Only You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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